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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언론인 (대전일보 전 대표이사·발행인] 엄석대는 싸움꾼이다. 그는 시험을 치를 때마다 늘 최고점수를 받는다. 또 그 반의 반장이다. 싸움꾼에 최고점수, 그리고 반장이란 완장까지 차고 보니 반 아이들이 그 앞에서 굽실거린다. 나, 한병태는 이곳에 전학을 온다. 아버지의 좌천 때문이다. 서울 명문초등학교에서 엄석대가 있는 시골학교, 그 반으로 옮겨온다. 나는 반 아이들이 엄석대를 왕처럼 떠받드는 꼴을 이해할 수 없다. 말없이 엄석대에게 저항한다. 서울에서 전학 온 ‘도시 놈’이라는 눈총도 받는다. 고통스런 외톨이가 된다. 엄석
신수용의 쓴소리 칼럼
충청일보
2019.02.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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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전 언론인]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며 교훈이다. 에드워드 카 (Edward Hallett Carr)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 라고 했다. 역사는 현재를 만들어 주는 마중물이다. 역사는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현재 살고 있는 우리에게 알려주는 기준이다. 좋고, 올바른 역사는 계승 발전할 것이며, 나쁘고 틀렸던 일들은 다시 반복해선 안 된다. 우리는, 우리역사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끊임없는 외부 침략과 내부갈등. 한반도에서 치러진 남북전쟁과 분단과 통일을 반복해온 역사가 그것이다
김종원의 생각너머
충청일보
2019.02.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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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언론인 (대전일보 전 대표이사·발행인)] 동지(同志)란 말이 있다. 목적과 뜻이 같은 사람을 이른다. '임을 위한 행진곡' 중에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하는 가사는 뜻을 함께한 동지가 없기에 자조적이다. 동지라는 말을 유행시킨 이는 '피에르 몬테(1875-1964)'다. 태어난 곳이 프랑스로, 파리음악원 출신이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상임지휘자와 보스턴 교향악단 상임지휘자였다.말년엔 유럽 여러 교향악단의 객원 지휘자로 활약하는 당시 세계 최고의 지
신수용의 쓴소리 칼럼
충청일보
2019.02.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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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새해 보름인데 창 밖에는 비가 내리니 지난 세월이 주마등같이 스쳐간다. 불교에서 말하는 팔고(八苦) 중에 애별리고(愛別離苦)와 원증회고(怨憎會苦)라는 말이 생각난다. 사랑하는 사람과 잠시 동안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리움 속에 밤을 지새우기도 하는데 사랑하는 부모나 배우자와 사별(死別)로 다시는 만날 수 없다면 그 괴로움을 어찌 글로 적을 수 있을까?지난 세월 속에 50년대 사랑하는 남편을 전쟁터로 보낸 젊은 아내가 전사해서 돌아온 남편의 유골을 안고 울부짖다 실신한 모습이 떠오른다. 부모나 배우자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9.02.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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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전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시인] 영화 '챔피언'에서 관장은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김득구 선수에게 이렇게 말한다. "거울 앞에 서 봐. 원래 복서는 미스코리아보다 더 거울을 많이 보는 거야. 네가 싸워야 하는 사람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지. 앞으로 너는 지금 네 눈앞의 거울 속에 있는 사람과 싸우는 거야. 바로 너, 딱 한 사람만 이기면 돼."교만해지려는 자신을 이기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한 사람으로 발레리나 강수진 씨를 빼놓을 수 없다. 여인의 발이라고 보기 어려운 그녀의 발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진영칼럼
충청일보
2019.02.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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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언론인 (대전일보 전 대표이사·발행인)] 동네 골목에 대기업 A 매장이 들어섰다. 골목엔 이미 B, C 마켓이 있다. 이들은 A가 들어서면서 늘 싸웠다. 돈과 조직, 홍보가 막강한 A가 우위다. 그러니 A 매장이 골목상권을 쥐락펴락했다. 반면 B, C 매장은 설자리를 잃어갔다. 결국 '불공정'을 항의하며 비난했다. 주민들이 나서 이들의 합의를 요구했다. A 매장은 물건값, 영업시간, 세일 기간, 주차문제 등을 놓고 B, C와 협상을 했다. 말이 협상이지 A는 미적댔다. 재력과 조직, 홍보를 앞세워 자생할 수
신수용의 쓴소리 칼럼
충청일보
2019.02.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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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전 언론인] 정당 공천제가 현실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정당이 후보를 결정하는 최우선 기준은 당선 가능성이다. 국회의원,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 등 모든 선거에서 후보를 정하는 당내 경선의 포인트는 상대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것이다. 후보자 스펙, 인품 보다 중요한 것이 당선 가능성. 후보자 정책판단, 정체성, 공약 등등은 부차적이다. 물론,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 상호토론이 치열하게 이뤄지지만, 결국은 후보를 선정하는 기준은 당선 가능성이다.당선 가능성은 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다. 여론조사는 실제적으로 당내 경선에 쓰
김종원의 생각너머
충청일보
2019.02.1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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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언론인 (대전일보 전 대표이사·발행인)] 몇 해 전 스포츠 기사가 흔치 않게 신문 1면 톱으로 실린 적이 있다. 서울대 야구팀이 199패만에 1승을 거뒀다는 보도다. 199연패의 팀, 그러나 누구도 그 팀을 비난하지 않았었다. 그들은 재미로 하는 아마추어 팀이었으니 말이다. 거꾸로 한화나, 두산이나 넥센이 그랬다면 퇴출됐을 것이다. 나아가 팀을 접었을지 모른다. 프로팀이기 때문이다.노무현 참여정부 때 이정우 정책실장이 있었다. 별명이 개혁의 전도사다. 점잖은 학자지만 그의 어록은 종종 구설에 올랐다. 그는 ‘행복은 다른 사
신수용의 쓴소리 칼럼
충청일보
2019.02.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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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작열(灼熱)하는 태양, 무더운 한여름의 열기 속에 희망찬 꿈을 안고 내일을 향해 달려가는 젊은이의 광장, 청주고(淸州高) 나는 이곳에서 3년의 학창시절을 보냈고, 5년간 사랑하는 후배인 제자들과 젊음을 불태우며 기쁜 일 괴로운 일을 함께 하였고, 교장으로 2년을 보내며 장송(長松)을 뒤로 한 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떠나려하니 많은 생각들이 스쳐간다.50년대 말에 보낸 청주고교 시절, 무심천을 거닐며 크고 고운 꿈도 꾸었고 젊은 날의 고뇌 속에 방황도 했으며, 교직에 몸담아 보낸 32년 6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9.02.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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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전 언론인] 만족하는 삶은 꽤 근사하다. '안분지족' (安分知足)이란 말도 그래서 근사하다. '편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아는 삶',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이런 삶이 현실에서 과연 있을까 싶다. 현실은 만족하지 못하는 삶이 더 많다. 뭐가 되고 싶었는데 안됐고, 남은 잘 사는데 나만 '못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이런 마음이 오히려 삶의 원동력이 된다.'하버드 행동심리학 강의'(저자 웨이슈잉, 역자 박영인)에 보면, 행동 심리학자들이
김종원의 생각너머
충청일보
2019.01.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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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전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시인] 운동 경기를 할 때는 반드시 약속된 규칙을 지켜야 한다. 이를 어기면 심판의 가차 없는 주의성 호각 소리를 들어야 하고 심한 반칙을 했을 때는 옐로우 카드로 경고하며 더 심한 경우에는 퇴장을 명령하는 레드 카드를 준다. 규칙은 치열한 승부 세계에서의 위험한 움직임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더 아름답고 멋진 경기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공정한 규칙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주문이다. 누구는 규칙을 지켜야 하고 누구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면 경기 자체가 이루어지지
이진영칼럼
충청일보
2019.01.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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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언론인 (대전일보 전 대표이사·발행인)] 정치인이 망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오만이고, 또 하나는 무례다. 오만과 무례, 곧 불신이다.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에게 불신은 독약(毒藥)이다. 권력자든, 재력가든, 고위층도 마찬가지다. 윈스턴 처질의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힘 있는 자의 됨됨이를 보려면 망치를 지어주라. 된 사람은 망치를 숨겨두고 함부로 쓰지 않는다. 그러나 오만하고 무례한 이는 망치를 들고 못이 튀어나온 곳이 없나 찾으러 다닌다.기대와 설렘으로 시작된 2019년 정초, 부동산 문제로 혼란스럽다. 목포
신수용의 쓴소리 칼럼
충청일보
2019.01.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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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해마다 중앙부처는 물론 지방에서는 도청을 비롯해서 도교육청과 시청, 군청의 승진 및 일반인사가 있게 되고, 이는 본인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로 하마평과 인사 후에는 이해당사자들은 희비가 얽기고 희비쌍곡선을 이루게 되고, 크고 작은 자리에 인사발령이 나면 인사평(人事評)이 뒤따르고 인사권자는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縣鈴)으로 합리화하기에 바쁘며 더러는 도중하차하여 빈축을 사게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흔히들 P대통령을 용인(用人)의 대가라고하고 인재를 중용하며 공과 사가 분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9.01.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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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언론인 (대전일보 전 대표이사·발행인)] 몇 해전, 어느 신문사 책임을 맡았을 때 Y 전 장관이 책을 보내왔다. ‘관자(管子)’라는 고전이다. 지은이는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인 관중(管仲)이다. 그의 존칭이 관자다. 그 책의 제52편에는 왕과 신하를 일곱 유형(七臣七主)으로 나눴다. 이 중에 신주(申主) 하나만이 올바른 군주다. 다른 6개 유형은 나쁜 군주라고 규정했다. 신주, 즉 ‘신실한 군주는 형세에 순응하고 필연적 법칙을 지켜 항상 지켜야 할 법도로 삼는다(申主 任勢守數以爲常)’, ‘가깝고 먼 곳의 사정을 두루 들으
신수용의 쓴소리 칼럼
충청일보
2019.01.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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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전 언론인] 기자에게 기사는 매일 제작해야 하는 '제품'이다. 기자 초년병 시절, 선배들이 기사 마감 독촉을 하면서 '빵틀에 빵 나오듯' 기사 완성을 요구했던 기억도 있다. 그러나 그런 기사는 없다. 모든 기사는 취사선택과 엄격한 편집, 교열을 거쳐 완성된다. 그렇게 완성된 기사들이 독자들을 만나고, 피드백을 하고, 여론이 형성된다.모든 제품이 그러하듯, 기사도 잘 팔리는(인기가 높은) 제품과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이 있다. 제조업에선 잘 팔리는 상품을 좋은 제품으로 평가한다. 그렇다면, 기사도
김종원의 생각너머
충청일보
2019.01.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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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전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시인] 집에다 화분을 놓을 때 처음에는 여러 개의 화분을 놓게 된다. 베란다에는 물론이고 거실 창가, 거실장 위, 피아노 위, 식탁 위, 화장대 위에도 놓으며 심지어는 구석 후미진 곳에도 목이 길고 햇빛을 적게 받아도 되는 음지 식물의 화분을 놓는다.그러나 계절에 따라 밖으로 내놨다 안으로 들여놨다를 반복하다 보면 차츰 화분을 줄이게 되고 급기야는 아주 맘에 드는 것 서너 개만 남기고는 죄다 처분하게 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깝거나 아쉽지가 않다. 그렇게 탐이 나서 아끼던 것이 어느 날부턴가 시들
이진영칼럼
충청일보
2019.01.1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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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언론인 (대전일보 전 대표이사·발행인)] 대전 서구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실에는 낡은 간판이 있다. 그 간판엔 신영복 체로 ‘고객을 춤추게 하자’는 글귀가 적혀 있다. 어떤 CEO의 경영 메시지보다 인상적이었다. 고객을 춤을 추게 하는 경영, 고객이 덩실덩실 기뻐서 춤추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는 대전 사립고 교감 선생님 출신이다. 경영학이나 금융학을 전공한 이가 아니다. 수십 년간 국어 교사로 일했던 터다.그는 ‘그 간 백묵 장사만 했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금고 이사장을 맡았으니 난감했다. 그래서 지방지와 경제신문을 매
신수용의 쓴소리 칼럼
충청일보
2019.01.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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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밝아오는 새아침을 맞게 되니 흐르는 세월 속에 우리 곁을 떠나신 분들이 떠오르며 이공좌(李公佐)의 남가기(南柯記)에 나오는 남가일몽(南柯一夢)이 생각난다. 강남의 양주(楊州) 교외에 순우분(淳于芬)이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그의 집 남쪽에 있는 큰 느티나무 아래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후 나무 그늘 아래서 잠이 들었다.꿈에 대괴안국(大塊安國)의 왕의 부름을 받아 국왕의 사위가 되어 남가군(南柯軍)의 태수로 20년간 남가군을 다스려 태평성대를 이루었으나 단라국의 침입을 받아 전쟁에 지고 아내마저 병으로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9.01.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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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전 언론인] 우리 일상은 결정으로 이뤄진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일어날까 말까'의 결정이다. 점심을 무엇으로 먹을까, 저녁 약속을 할까, 하면 누구와 할까 등등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대해 우리는 결정을 내린다. 결정에는 중요한 결정,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결정이 있다. 무의식적인 결정도 있는데, 우리는 이걸 '습관'이라고 부른다. 점심 메뉴로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는 중요한 결정이 아니다. 누구랑 결혼을 할지, 집을 살지는 중요한 결정이다. 다만 결정을 내리는 과
김종원의 생각너머
충청일보
2019.01.0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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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10여년전에 민방위대원의 소양교육에 강의가 있어서 음성에 가는 길에 녹음이 짙어가는 한금령을 넘다보니 휴전 후 가난했던 50년대의 중학교시절이 떠오르며 선생님이 생각났습니다. 채근담(菜根譚)에 '세월의 흐름이 부싯돌불빛 같다(石火光中)'더니 70고개를 넘긴지 오래입니다. 전쟁후의 가난 속에 조반석죽도 어려웠던 시절, 부모님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고, 보고 듣는 것도 없던 시절, 음성중 재학시절에 선생님과의 만남은 크나큰 홍복(洪福) 이었습니다.'교사의 언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8.12.31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