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광섭 컬처디자이너·에세이스트] 상을 받고 돌아오는 내내 부끄럽고 미안했다. 이 상을 받아도 되는 것인지, 받을 자격이나 있는 것인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뒷짐 지고 먼 산 바라보며 살아오지 않았기에, 지역을 위해 머뭇거리지 않고 가슴 뛰는 그 무엇을 일구며 달려왔기에 주는 상이라는 생각으로 위로를 삼았다. 그러면서도 앞날이 더 걱정되었다. '지역혁신가'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을 것인데, 사회적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혁신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어 새로운 길, 가지 않은 그 길을 당당히 달려갈 수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9.11 14:27
-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글로벌경제 흐름이 양호한데도 우리 경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경제의 3대 축인 생산·투자·소비가 동반 부진에 빠졌다. 경기 불황이 눈앞에 닥쳐왔다.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실물 지표가 나빠지는 가운데 경제 심리도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세계경제가 호황을 누렸던 지난 1년 여간 소득주도성장 실험에만 몰두해온 결과로 볼 수 있다.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 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투자·소비의 트리플 부진 조짐이 뚜렷하게 나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9.04 14:00
-
[심완보 충청대 교수] 정부에서는 청년실업률이 높아지니 궁여지책으로 청년실업률을 줄여 보기위한 방책으로 대학에 각종 평가에 취업률 및 창업실적을 평가항목으로 넣어 학생창업을 유도하고 있다. 창업에 관련된 자료를 찾다가 모 인터넷기사에서 프랜차이즈 창업을 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들이 있어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퇴직 후 창업은 대부분의 관련업에서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진입이 비교적 용이한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하게 된다. 업종은 주로 제빵, 패스트푸드, 편의점 등이다.먼저 대전에서 7년째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고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9.04 13:59
-
[변광섭 컬처디자이너·에세이스트] 아내는 23년째 금딱지 타령이다. 결혼식 날 예식장에서 금반지 끼어준 게 전부였으니 틈만 나면 반지든 팔찌든 목걸이든 금딱지 붙은 것 좀 선물하라며 눈을 흘긴다. 여자가 눈을 흘기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데 근본없는 사내는 들은 척 만 척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결혼식 예물로 받은 시계와 반지도 몸에 걸치고 다니는 게 거추장스럽다며 내팽개친 마당에 아내가 사 달라고 해서 선뜻 금방으로 달려갈 놈이 아니다.무진장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던 그날 저녁, 원로 화백 부부를 모시고 외곽의 호젓한 식당으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8.28 13:46
-
[이장희 충북정론회 회장·충북대교수] 국민연금 개편안이 여론에 보도된 후 국민청원 등 현 정부의 접근방식에 강한 불만의사를 표시하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사회적 합의와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 국회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책임을 모면하려는 꼼수로 기존에 납부한 연금을 돌려달라는 청원도 제기되고 있다.실시된 공청회에서는 더 많이 내고 더 많이 받는 방안보다는 “더 많이 내고 더 늦게 받는” 방안을 선택하겠다는 취지설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소득대체율을 유지하기 위해 보험료를 13.5%로 맞추면서 연금수급시기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8.21 15:09
-
[변광섭 컬처디자이너·에세이스트] 지금 우리는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표류하고 있다. 고난의 시대,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들어섰다. 어디 우리나라뿐이랴. 전 세계가 아나키적으로, 혼돈으로 가고 있다. 환경재앙, 경제의 불확실성, 4차산업, 그리고 평화…. 우리 앞에 주어진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머뭇거리는 자화상에 슬픔이 밀려온다. 그날 서울 평창동의 한중일연구소에서 이어령 선생님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위기의 한국, 표류하는 한국이 어떻게 가야할지 고심참담(苦心慘憺)의 심정으로 경청했다. 진보당 노회찬의원이 스스로 목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8.03 16:36
-
[심완보 충청대 교수] 이번 여름방학 학과 학생들과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월드프렌즈ICT봉사단에 참여하여 한 달간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탕롱중학교에서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는 베트남어를 모르고 학생들은 한국어를 모르니 당연히 수업에 사용되는 언어는 영어가 된다.첫날 강의를 진행하면서 놀랐던 사실은 참여하는 학생의 수가 예상외로 많았다는 것과 생각했던 것보다 베트남 중학생들이 영어를 잘 알아듣고 표현을 잘 한다는 사실이었다. 학교의 선생님들과 주변의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많은 학생들이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7.31 14:49
-
[변광섭 컬처디자이너·에세이스트]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 낡은 반복으로부터…. 굳이 늙은 시인의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피해 뱀허리처럼 휘어진 오솔길을 지나 숲속으로 들어갔다. 한 여름엔 그늘진 곳만 있어도 살만하다. 바람이 파도처럼 계곡을 휩쓸고 뺨을 스쳐가니 무량하다. 폭염이 계속될수록 숲속은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다.발밑에서 두런거리는 흙의 기운이 삼삼하다. 할머니가 일어설 때마다 치마에서 나던 그 냄새다. 숲과 폭포, 계곡의 물가에서 쏟아지는 음이온을 들이마신다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7.24 13:44
-
[이장희 충북정론회 회장·충북대교수] 한반도의 평화정착이라는 시대적 소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우리의 경제계는 내동댕이 처져 방치되어 있는 듯하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소비침체,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오히려 소득이 감소하고, 기업은 지속가능성 상실이란 허망감이 커 실망하고 닻을 내린채 그냥 바다만 바라보는 형국이다.그동안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기본 틀 속에서 경제발전을 추구했으나 각 개념간의 상충관계가 해소되지 못했고 어느 분야도 주도적인 중심축 역할을 하지 못해 불협화음은 아니라도 궤를 달리하지 않았나 하는 생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7.16 16:46
-
[변광섭 컬처디자이너·에세이스트] 누구일까. 어떤 사람이 이렇게 불모의 땅에 돌탑을 쌓은 것일까. 무심천을 걸을 때마다 되우 궁금했다. 언제부턴가 돌탑이 하나 둘 눈에 띄더니 수백 미터의 길옆에 돌탑이 도열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하상도로 옆의 풀섶에 나뒹굴던 돌을 모아 탑을 쌓은 것이다.석양에 온 도시가 붉게 물든 그날 저녁에도 어김없이 길을 나섰다. 딸과 함께 바람의 결을 타고 이랑져 흐르는 무심천을 따라 걸었다. 방서교를 지나면서부터 작은 돌탑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돌탑은 크지도 않고 높지도 않다. 하나씩 쌓아올렸는데 한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7.10 14:36
-
[심완보 충청대 교수] 실업의 범주를 보다 넓게 규정해 체감실업률로도 불리는 청년 확장실업률이 지난 3월 2년 연속 24%였다고 한다. 청년 4명 중 1명이 실질적으로 실업상태인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인터넷 블로그에서 이러한 상황에서 요즘 젊은이들의 심정을 읽을 수 있는 '완전히 다른 갑과 을의 성공 확률'이란 글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같은 수의 금색 구슬과 흙색 구슬이 담긴 자루가 있다. 갑은 2개의 구슬을 꺼낼 수 있고, 모두가 금색 구슬이면 선물을 받기로 한다. 기회는 여러 번 주어져 있어서, 꺼낸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7.03 13:51
-
[변광섭 컬처디자이너·에세이스트] 청주는 1500년 역사를 간직한 교육의 도시, 생명문화의 도시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비롯해 세종대왕 초정 르네상스, 청주향교, 서원향약, 태교신기, 명심보감 등 생명의 가치를 중시하는 교육문화가 청주에서 싹트고 청주에서 결실을 맺었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청주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분연히 일어섰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임진왜란 첫 육전승리한 곳도 청주이며, 일제와 맞서 싸운 신채호, 손병희, 한봉수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 또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위기의 매 순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6.26 13:52
-
지금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적 경제에 사회정의를 두는 시대이다. 저본보다는 인간이 갖고 있는 삶의 가치를 인본주의 개념에 근거한 근로에 두기 시작한 것이 이제 30년 정도 지난 듯하다. 역사적으로 토기 목기시대를 거쳐 철기시대에 이르러 인간의 생활자체가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된 것이다. 우리의 직지문화도 금속에 기반한 인쇄술이라는 획기적인 변화에 방점을 두고 있기에 세계 최초 금속활자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고 자랑거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 석탄과 증기기관차에 의한 산업혁명이 시작되었고 대량생산이 산업현장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6.19 14:01
-
[변광섭 컬처디자이너·에세이스트] 오늘 아침에 가슴 설레며 기침하셨나요? 이불을 개며 오늘은 가장 아름다운 날, 가장 행복한 날, 가슴 뛰는 날이라며 콧노래라도 부르셨나요? 저는 아침 일찍 선거 공보물을 꺼내 방바닥에 놓고 각각의 후보자를 해부하듯 꼼꼼히 흩어보았습니다. 내게 주어진 한 표의 신성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선택의 순간이 왔는데도 썩 내키지 않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 마음에 두는 후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홍보물을 가득 채웠을 뿐 진정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범죄자도 많더군요. 지역의 일꾼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6.12 10:42
-
[심완보 충청대 교수] 지난 주말, 학과 학생들과 이번 여름에 베트남으로 파견가게 될 한국정보화진흥원 주관의 월드프렌즈 ICT봉사단 소양교육을 받게 되었다. 개도국이해와 안전관리 등 여러 가지 교육과정이 있었는데 그중 한 강사가 '이 세상에서 누구에게나 가장 공평하게 분배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답은 '시간'이었다. 시간만큼은 이 세상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분배된 자원이기에 누구나 공감이 가는 답이었다. 그런데 이 시간이라는 것이 개인별, 상황별 매우 상대적이다. 이번 소양교육 중에도 내게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5.29 13:52
-
[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요즘 병의원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일반적인 의학검사로는 전혀 이상을 발견할 수 없는 두통, 현기증, 변비,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 등 여러 증상들로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고가 있었다. 과거에는 조현병(정신분열병)이나 조울증과 같은 중증 정신 질환자가 주로 병원을 찾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정신건강의학과의 환자 증가율은 1위로 암 환자보다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환자들의 공통된 특징은 한 가지 증상만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전신적인 고통을 호소해 오는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5.28 14:05
-
[변광섭 컬처디자이너·에세이스트] 대한민국 춤계의 거장 송범(1926~2007). 그의 이름 속에는 불멸의 향기가 있다. 밤하늘의 빛나는 별, 쏟아지는 햇살의 눈부심이 있다. 꽃처럼 나비처럼 바람처럼 젖고 물들며 스며든다. 그리하여 송범은 우리 가슴에 시가 되고 그리움이 되며 꿈이 되었다. 청주 사람들은 송범에 대한 애틋함이 더욱 크다. 그가 청주에서 태어났기 때문이고, 근현대 한국 춤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기 때문이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형식과 장르를 개척했다. 국립무용단 창단의 주역이었고, 단장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5.18 13:30
-
[이장희 충북정론회 회장·충북대교수] 최근 국회에서 거론되고 있는 무노동 무임금에 대해 모든 국민들이 현정국에 빗대어 안타깝지만 당연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국회의원들의 행태나 의정활동이 그만큼 국민들이 바라보는 관점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행히 드루킹 특검에 대한 여야합의를 바탕으로 추경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하였단다. 도대체 특검과 이러한 사안들이 왜 연결되어 국회가 파행을 겪고 대결구도를 지속해 왔는지 모를 일이다. 개개인이 입법기관이라 하는 의원은 연금 챙기기나 기초의원공천제를 볼모로 악용하는 정치구도를 이제 벗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5.15 15:32
-
[변광섭 컬처디자이너·에세이스트] 최고의 예술은 자연이다. 인간의 모든 예술행위는 자연을 닮아가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예술의 소재를 얻고 영감을 찾는다. 공룡같은 도시의 사람들은 오늘도 본질을 찾아 자연 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각다분한 삶의 찌꺼기를 토해내고 새로운 도파민을 얻는다. 자연은 언제나 정직했다.마불 이종국 작가는 삶 자체가 자연이다. 예술가의 삶이 거대한 자연 그 자체다. 그가 살고 있는 벌랏마을은 청주의 오지 중에 오지다. 숲과 계곡을 사이로 시골집이 두세두세 모여 있다. 바람과 햇살과 꽃과 물길이 한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5.08 15:23
-
[심완보 충청대 교수] 수학에서 변곡점이란 어떤 한 점을 경계로 좌우에서 오목, 볼록의 상태가 바뀔 때 그 점을 변곡점이라 한다. 즉 어느 추세가 다른 추세로 변하는 대변혁의 전환점을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 4월 27일의 남북정상회담은 한국역사에 있어 역사적 변곡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보수진영의 대표야당 조차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관계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고 여론조사에서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의 75.2%가 문 대통령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을 정도이
충청의창
충청일보
2018.05.01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