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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숙 수필가] 12월은 한 해! 일 년 열두 달 중 마지막 달이다. 그도 이미 중순을 넘어서고 있다. 고개를 들어 빈 하늘을 바라다본다. 공허하다. 아쉬움에 대한 미련의 크기인가! 땀 흘리며 나름 열심히 살아왔던 날들을 돌아보며 회한에 젖는다. 그렇다! 결과가 어떻든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다. 12월은 지난날들의 마무리와 지난날들을 토대로 새로운 시작의 디딤돌이 되는 달이다. 그래서일까! 12월은 괜한 설렘이 있다. 또한 망년회니 송년모임이니 하여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그리운 얼굴들도 만날 수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나가지 못했
백목련
충청일보
2017.12.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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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수필가] 소원이 무엇이냐고 동료가 묻는다. 가족의 건강과 나의 글쓰기가 일취월장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그런대로 평범하게 살아 온 사람의 범주 안에 드나보다. 이번엔 내가 동료에게 소원을 묻는다. 바다를 건너 올 만큼 진취적인 그녀 또한 가족의 건강이란다. 가족의 건강을 염원하는 것은 가정의 울타리 안에 있는 이들의 공통된 소원 중에 하나인가 보다. 절실한 소원을 갖은 이웃이 떠오른다.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광고 문구 같기도 하고 서비스 센터의 상냥한 인사법과 다름없는
백목련
충청일보
2017.12.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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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련 사회복지사] 포털사이트 연애·결혼에 관한 지식검색에 보니 '여자 혹은 남자들에게 인기 많아지는 법'을 질문하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 "제가 oo하게 생겼구요, 키는 oo데요, 괜찮은 건가요?" 키는 160cm 넘는데, 제가 좀 통통족이라서요 좋아하는 오빠한테 고백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혹은 쭉 자신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이런 남자 여자들한테 인기 없죠?" 등 의외로 진지한 고민과 다양한 답변에 귀엽기도 하도 웃음도 나고 한편으론 짠하다. 생애주기에서 청년기의 중요한 발달과제는 취업과 연애·결
백목련
충청일보
2017.12.0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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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숙 수필가] 일찍 퇴근해서 가족을 기다리며 저녁 밥상을 차린다. 된장찌개를 끓이고 잘 익은 배추김치도 꺼내서 썰어 놓았다. 된장찌개엔 두부도 들어가고 호박도 들어가고 매운 파도 들어가고 흙으로 빚어낸 독 안에서 오래도록 삭히고 삭혀 성숙된 된장도 들어간다. 두루두루 섞여 뜨거운 열에 끓여지는 된장찌개의 맛은 구수하면서 맛깔스럽다. 문득 어느 신부님의 강론이 기억난다. 배추김치는 밭에서 뽑힐 때 한 번 죽고, 배추통이 반으로 잘릴 때 죽고, 소금에 절여 질 때 죽고, 매운 고추와 젓갈에 버무려질 때 죽고, 김치냉장고에 들어가면서
백목련
충청일보
2017.12.0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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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수필가] 쉬이 자리를 비우지 못하는 성품 탓에 겨울이 성큼 다가와서야 올 가을도 단풍구경은 TV에서나 하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작은 도서관의 가을맞이 나들이가 있었다. 틈틈이 음악회를 다녀오기도 했고 어머니를 모시고 드라이브를 했으니 그런대로 가을을 즐겼다. 그렇다고 아쉬운 마음이 가시는 것은 아니다. 온 산을 붉게 물들인 단풍을 그저 보내기는 서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지난 일요일, 게으름을 마음껏 피우며 출근을 하려던 참이었다. 우연히 창밖을 보니 단풍나무가 빙그레 웃고 있다. 나도 바람을 즐겨볼 요량으로 서둘
백목련
충청일보
2017.11.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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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련 사회복지사] 2017년 아메리칸 뮤직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 이하 AMAs)에서 미국 유력매체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한국 아이돌 그룹이 있다. 청소년들에겐 너무 유명한 '방탄소년단'이 바로 그들이다. 빌보드는 AMAs의 10대 최고의 순간 중에 하나로 그들을 언급하며, "팬들이 눈물을 흘렸다."라고 평했고, 뉴욕포스트, 인스타일 역시 방탄소년단의 무대를 최고의 순간으로 꼽았다. 나는 주저 없이 그들의 무대를 보기로 결정했다. 영상을 통해 확인한 현장은 대단했다. 멤버 한명 한명의
백목련
충청일보
2017.11.2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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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숙 수필가]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계절마다 특색이 있어 늘 같은 모습으로 사는 일보다는 훨씬 삶의 활력이 된다. 계절은 예견된 변화이기에 미리미리 준비를 할 수 있어 좋다. 겨울 식량을 위해 미리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주고 열심히 키워 입동 전후가 되면 집집마다 김장을 한다. 올해도 여지없다. 하지만 요즘은 소금에 절여서 나오는 절임배추가 있어 예전보다 김장이 훨씬 수월해졌다. 60∼70년대까지만 해도 11월이 되면 집집마다 배추를 가득히 쌓아놓고 품앗이로 김장을 하는 정겨운 풍경들을
백목련
충청일보
2017.11.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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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수필가] 마당을 무대로 꾸며 놓았다. 객석은 층층이 앉을 수 있는 계단이다. 마음 내키는 자리에 앉았다. 젊은 부부와 서 너 살 박이 꼬마가 옆자리에 앉는다. 꼬마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고 만화영화의 주인공 흉내를 낸다. 공연을 즐기기는 애시당초 글렀구나 싶었지만 자리를 옮길 수는 없었다. 아이엄마는 연신 머리를 조아린다.분위기가 한 참 무르익을 즈음, 사회자가 객석을 둘로 나누어 A팀과 B팀으로 부른다. 팀 이름을 지어 주겠다며 내가 있는 쪽을 희망 팀, 상대 쪽을 절망 팀이라 한다. 그러자 신기한일이 벌어진다. 희망
백목련
충청일보
2017.11.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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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련 사회복지사] 가족문화가 한국의 고유한 문화로서, 드라마의 단골소재가 된 것은 유래가 깊다. 가족에게 상처받고, 가족에게 위로받고, 가족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며,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 특히 주말드라마와 일일드라마는 가족드라마로 고정되어 있다.가족에 대해 다양한 견해 중에서 머독(G.P.Murdock)의 가족개념인 "주거를 같이하고, 경제적 협동과 자녀의 생산으로 특징지어지는 하나의 사회집단"이라는 것이 그래도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의 형태와 유사할 것 같긴 한데 현실은 이와는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2015년 인구주택
백목련
충청일보
2017.11.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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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숙 수필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가 산자락을 붙잡고 아파트 빌딩숲을 그윽하게 넘겨다본다. 하루를 마무리 하는 도시의 포도위엔 낙엽들이 바람을 따라 우르르 몰려다닌다. 자동차가 휙 지나간 뒤를 따라 쪼르르 굴러가는 낙엽들이 마치 어미 뒤를 따르는 논병아리들 같다. 그들을 보고 있노라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해마다 이맘때면 볼 수 있는 지극히 낯익은 풍경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마음의 깊이는 해마다 다르다. 어제 떨어진 낙엽, 오늘, 그리고 지금 떨어지고 있는 낙엽 한 장이 삶을 뒤돌아보게 한다. 나이가 들수록 떨어지는 낙엽
백목련
충청일보
2017.11.0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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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수필가] 나무들이 곱게 옷을 차려 입는다. 덕분에 큰아이가 공연으로 분주해진다. 오늘은 중증장애인 시설에서 연락이 왔단다. 어머니를 모시고 언니와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다.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걷듯이 운전을 한다. 들꽃이 살고마니 따라온다. 언 듯 노아의 집 정문이 보인다. 잔디 마당에는 마이크를 잡은 가수가 혼신을 다해 노래를 한다. 관객의 절반은 그를 둘러싸고 춤을 춘다. 무아지경이다.공연 관계자들 속에 있는 아들이 우리 일행 쪽으로 걸어온다. 그 어느 공연장에서보다 반갑다. 객석의 관객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우리
백목련
충청일보
2017.10.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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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숙 수필가] 가을이다! 피부로 스치는 바람결이 산산해서 좋다. 태양도 여름처럼 이글거리지 않는다. 들녘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잘 익어가고 있는 열매들을 보듬으며 깔깔대는 가을은, 달콤하고 향기롭다. 가을빛이 우려 낸 산과들은 소리 없이 예서제서 고운 빛으로 시간을 정리 하고 있다. 봄, 여름을 지나 한 생애의 마지막 혼신을 다하는 계절! 또 다른 시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뒤를 돌아보게 하는 이 계절은 봄부터 아름아름 충실했던 시간들을 다양한 빛으로 쏟아내고 있다. 횡단보도엔 신호등이 빨간 눈으로 귀여운 꼬마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백목련
충청일보
2017.10.2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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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수필가] 한 남자가 걸어온다. 잔뜩 찌푸린 얼굴이다. 사람들은 그의 모습이 저만치 보이면 얼른 자리를 피한다. 행여 아는 체라도 하는 날은 상쾌했던 하루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별일도 아닌 일로 시시비비를 따지며 열을 올리고 다른 사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당신의 주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그는 아내나 자녀에게도 별반 다르지 않게 대한다. 그럼에도 싫은 내색 없이 그가 시키는 대로 먹고 입는다. 만약 대충 넘어 갔다가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도 불호령이 떨어진다. 주위에서는 그런 그를 독불장군이라 부르며 그의 가족들을 가
백목련
충청일보
2017.10.1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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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련 사회복지사] 1905년 7월 29일 미국 육군 장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와 일본 제국 내각총리대신 가쓰라 다로가 도쿄에서 만나 미국의 필리핀 지배와 일본의 조선지배권을 상호 승인하는 '가쓰라테프트 밀약'을 맺었다. 1945년 12월 16~27일까지 구소련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 3국외상회의'에서는 우리나라의 독립 대신 신탁 통치가 결정되었다. 이를 위해 한국에 미소 공동 위원회가 설치되었고, 미국·영국·구소련·중국의 4개국이 최고 5년 동안 신탁 통치를 하기로 결정되었다. 1950년 1월
백목련
충청일보
2017.10.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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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숙 수필가] 호수 속으로 하늘이 첨벙 뛰어들었다. 그 속에서 구름이 떠간다. 바람도 지나간다. 바람에 나부끼는 작은 나뭇잎들의 섬세한 움직임에도 호수는 여울을 만든다. 작게, 크게 더 큰 원을 그리며 조용히 모두를 품는다. 가을은 또 하나의 사랑이다. 하늘인지 호수인지 하늘을 쳐다봐도 호수를 내려다 봐도 호수 면을 중심으로 완전한 데칼코마니다. 가을빛의 긴 행렬이 호수의 심장을 가로질러 깊숙이 파고든다. 무심히 지나가던 바람이 일러준다. 삶은 꿈꾸듯이 사는 거라고. 구름에 희망을 얹고, 대학노트에 꿈을 적고, 바닷가 모래밭에
백목련
충청일보
2017.09.22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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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련 사회복지사] 직업병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것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 저 사람이 항상 일관된 태도가 있는지, 누구한테 더 호의적인가? 누구에게 더 공손한가? 기타 등등. 항시 이런 것들을 보고 있자면, 재밌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보통 평판이 좋은 사람도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는 덜 예의바르거나, 때론 지시적인 것을 발견한다. 사회생활 일명 '조직'생활을 시작하면, 왜 이리 비위 맞춰야 할 분들이 많은지, 신입들은 많이 힘들 수 있다. 어렵게 공부하고, 들어온 직장에
백목련
충청일보
2017.09.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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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수필가] 업장에 불이 켜지면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다. 컴퓨터부터 점검하고 집기들을 정리한다. 조금이라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저 먼저 해야 할 일들을 찾는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커피를 준비한다. 여유가 되면 떡이나 과자를 곁들여 먹는다. 하루 서 너 잔씩 마시지만 어쩐지 나는 이 시간에 마시는 커피가 제일 맛나다. 입안 가득한 향기며 온 몸에 전해지는 커피의 힘은 아직도 잠결인 세포들을 깨운다. 개운하다. 개장 준비를 하느라 애쓴 동료들과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이 한 몫 하는 듯하다.
백목련
충청일보
2017.09.1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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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숙 수필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이었다. 처서가 지나며 불어오는 바람결에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버린 여름의 흔적위로 가을빛이 사뿐히 내려와 앉는다. 희끗희끗한 귀밑머리가 가을바람을 따라 나선다. 높아진 하늘로 하얀 구름도 어디론지 둥실 떠간다. 나도 따라 걷는다. 흰 머리 결이 반짝이며 날리지만 어느덧 마음은 하얀 교복에 단발머리 단정하게 빗어 내리고 말똥구리가 굴러가는 모습에도 하하 호호 웃음 날리며 꿈을 키우던 날들을 쫒는다. 그 시절엔 여리고 순진했던 기억으로 머물러있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백목련
충청일보
2017.09.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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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련 사회복지사] 충청북도에 많은 지역들이 있는데, 오늘은 그 중 하나인 제천 얘기를 좀 풀어본다. 금년 6월 중순쯤 35년 만에 제천을 다녀왔다. 예전에 잠깐 살았지만, 어렸을 적 기억이라, 첫 방문처럼 새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관광여행책자 내용 무시하고. 내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제천은 듬직하고 성격 좋은데, 이것저것 손재주가 많아 놀라게 만드는 사람' 같다. 멋있는 자연에 교통도 좋고, 도시인데 공기도 맑고, 동쪽으로 단양군과 강원도 영월 남쪽은 경상북도 문경시, 북쪽은 강원도 원주시와 접해선지 분명 충
백목련
충청일보
2017.09.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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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수필가] 벼르던 영화가 종영되었다. 특별한 기대 없이 다음 영화의 티켓을 구매했다. 혹성탈출이다. 인간이 유인원을 이용해 치매치료제를 연구하다가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발생한다. 그로인해 유인원은 날로 진화한다. 반면 살아남은 인간들은 점차 지능을 잃고 퇴화해 간다.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진화한 리더 시저는 유인원을 몰살하려는 인간군 대령에 의해 가족과 동료들을 잃고 분노한다. 대령은 유인원이 인간을 지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인류의 생존을 위해 인간성마저 버려야 한다고 믿는다. 대령은 시저의 아내와 아들을
백목련
충청일보
2017.09.01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