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아파트 현관의 포스터가 자못 위협적이다. ‘국민 행동지침’이란 제목의 사회적 거리 두기에 관한 내용이다. 포스터에서 정한 날짜는 이미 지났지만, 내용은 여전히 유효하고 위압적이다. 평온한 일상이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자유를 제한하는 일들이 코로나 19 사태 아래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갑질이라는 비난에 시도하기 힘든 기업의 장기 무급휴가도 큰 반발 없이 진행된다. 학생이 학교에 가지 않는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이런저런 반발로 쉽게 받아들여지기 힘든 변화가 전염병의 공포 아래 손쉽게 진행된다. 공포는 어쩌
목요사색
충청일보
2020.04.15 17:26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 보다. / 그러나 지금은-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민족시인 이상화가 1926년 발표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마지막 구절이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암담한 현실에도,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고 봄이 왔음을 비탄에 젖은 마음으로 노래한 시다. 춥고 어두운 겨울을 견딘 후 화려한 꽃을 피우며 산과 들은 아름다워졌지만 봄 같지 않게 마음이 무겁고 우울했던 시인처럼, 요즈음
목요사색
충청일보
2020.04.01 14:38
-
[목요사색] 권신원 전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위가 물러가면 주춤할 거라는 예상을 빗나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는 우리들의 일상까지 바꿔 놓았다. 사물과의 접촉을 꺼리고, 사람과의 만남을 줄이고, 모든 외부에서의 활동을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 일상이 지속되고 있다.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언론이나 방송 매체를 통한 소식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고, 인터넷과 SNS를 위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포모(FOMO)는 ‘Fear Of
목요사색
충청일보
2020.03.25 16:47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은 어쩌면 호모사피엔스의 본성에 대한 시험대 같기도 하다. 누군가는 코로나 19의 피해가 극심한 전쟁터 같은 질병의 한가운데로 몸을 던져 봉사하고, 누군가는 마스크 사재기를 하고 빼돌려 개인의 욕심을 채운다. 같은 재난을 맞이해도 인간은 이렇게 다르게 행동한다. 이기심과 이타심은 선천적인 속성일까. 만약 이기적으로 사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면 인류는 오랜 진화과정을 거치며 이기적인 사람으로만 구성된 세상에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이기적인 사람과 이타적인 사람이 뒤섞여 구성돼
목요사색
충청일보
2020.03.18 11:59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 학부모들의 걱정과 교육 당국의 권고로 임시 휴원하고 답답한 마음에 영화 한 편 보러 극장을 갔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에 모든 일상이 마비된 것 같다. 휑한 거리를 마스크 쓴 몇 사람들이 웅크리고 좀비처럼 걸어 다닌다. 극장 매표소 앞의 로비는 텅 비었다. 마치 페스트가 창궐한 중세 유럽의 어느 도시 같다. 바이러스에 대한 직접적인 공포는 육체를 위축시키고, 전파를 타고 퍼지는 전염병에 대한 뉴스는 정신을 위축시킨다.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끝까지 경쟁했던 샘 멘데스
목요사색
충청일보
2020.03.04 14:36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선거의 계절이 왔다.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야 보안이란 말이 민망할 정도로 여기저기 다 털렸음이 틀림없다. 이를 증명하듯 이 당 저 당, 성향 불문의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에게 다채로운 문자가 온다. 공천과 관련한 여론조사에 자기를 지지한다고 응답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도 상당수 있다. 그들 중에는 공직을 맡아서는 곤란하겠다고 마음속으로 정해놓은 후보자들의 문자도 꽤 섞여 있다. 아마도 내가 적극적으로 응답한다면 그는 불리하겠지만 그 내막을 모르기에 그런 문자는 계속 온다. 어떤 면으로는 응답자의 성향을 모르는
목요사색
충청일보
2020.02.18 17:49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박쥐를 숙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우한폐렴으로 불리는 이 코로나바이러스는 몇 년 전 발생했던 메르스 때와는 또 다른 형태로 문제의 심각성을 보인다. 메르스는 2015년 발생해 38명의 사망자를 내고 2백여 일 만에야 종식된 중동의 낙타로부터 매개된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알려졌다.우리와 멀리 떨어진 중동에서 시작된 메르스와 바로 인접한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는 대처와 진행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인접 국가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은 봉쇄하
목요사색
충청일보
2020.02.05 15:53
-
[목요사색] 권신원 전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새로운 기운으로 새해를 맞이하여 희망으로 가득한 요즘 예상치 못한 일이 바다건너 중국에서 들려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라고 하는 전염병이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Wuhan, 武漢)에서 발생하여 중국뿐만 아니라 우한 지역에 머물다 이동한 사람들로 인해 지구촌 전체가 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였다. 우리나라 역시 감염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뉴스를 통해 전해지고 있어 국민 모두가 이번 사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코로나바이러스는 아데노·리노바이러스와 함께 사람
목요사색
충청일보
2020.01.29 17:16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출퇴근 때 늘 지나치는 동네 사진관이 있다. 그 사진관 벽에는 지나가는 이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인물 좋고 단란해 보이는 가족사진이 걸려있다. 아마도 호객용으로 걸어 놓았을 사진은 사진관의 영업에 꽤 기여했을 것이다.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보는 대부분은 피사체가 되었을 그 사진의 주인공들도 행복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하지만 그저 지나치는 그 사진의 이면에는 두 가지 진실이 있다. 하나는 그 가족이 최고로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표현했지만 그게 그 가족의 어느 한순간을 표현한 것이지, 현실에서
목요사색
충청일보
2020.01.22 15:17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다사다난’이란 상투적인 말로 슬그머니 지난해를 묻어버리고, 21세기의 세 번째 십 년이 시작되는 새해를 맞았다. 새해맞이 명소인 동해안 곳곳에 소망과 희망을 기원하는 인파와 차량이 몰려 주변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는 소식이다. 해가 새로 시작되는 이즈음이면 특별히 활발한 장소가 있다. 새로운 결심으로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체육관이나 서점 등을 찾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올해 운세에 대해 귀띔을 해달라고 점집이나 철학관을 찾기도 한다. 또한 특별한 대상에게 새해의 소원을 기원하는 장소 또한 부쩍
목요사색
충청일보
2020.01.08 10:57
-
[목요사색] 권신원 전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다사다난 했던 2019년을 아쉽게 보내고 새로운 2020년을 맞이했다. 사람들은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의 처음 뜨는 해를 맞이하기 위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맞이 나들이를 하고, 운 좋게 찬란하게 뜨는 새해의 첫 해를 보기라도 하면 희망에 부풀어 소원을 빌며 희망찬 기운을 가득 담기도 한다.2020년은 경자(庚子)년으로 십이지신 중 부와 다산 그리고 풍요를 상징하는 쥐띠 해이다. 우리나라에는 독특한 띠 문화가 있어서 정초가 되면 누구나 그 해의 띠 동물을 수호 동물로 여기고 그 동물
목요사색
충청일보
2019.12.31 13:52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현재라는 시간은 마치 초침 위에 올라앉아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것과 같다. 초침이 지나온 부분은 과거가 되고 아직 초침이 지나가지 않은 곳은 미래이다. 우리의 삶은 그저 현재와 미래를 나누는 그 칼날 같은 초침 위에서 위태롭게 흘러간다. 점은 위치만 있고 크기가 없는 가장 기본적인 원소라고 수학적으로 정의한다. 현재라는 말의 의미도 마치 이점과 같다. 현재라 의식하는 순간 이미 과거가 되고 만다. 과거는 기억이라는 형태로 그리고 미래는 상상이라는 형태로 존재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현재는 그
목요사색
충청일보
2019.12.25 14:45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삶은 시간을 판돈으로 걸고 하는 도박과 같다. 도박의 속성은 이렇게 예측하고 저런 결과를 기대하지만 대체로 그대로 되지 않는다. 제대로 배팅을 했는지는 마지막 카드를 까보기 전에 알 수 없는 게 도박이듯 인생도 그렇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이란 대체할 수 없는 가혹한 기회비용으로, 이것을 선택하면 저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 대체 불가의 유한한 시간을 쏟아부어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으면 배팅은 성공한 도박이 되고 만족한 삶이 된다. 그러나 투자한 시간이 결과 없이 그저 날려버린 시간이라면 삶은 실패
목요사색
충청일보
2019.12.11 16:53
-
[목요사색] 권신원 前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낙엽이 보이고 조금 쌀쌀하다 싶더니 어느덧 12월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추위가 우리를 움츠리게 만드는 요즘이다. 이렇게 기온이 내려가면 난방에 각별한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기본적으로 건물 내부에 되어있는 난방 시설과 더불어 난방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 또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기장판, 온수 매트, 발열 조끼, 핫팩 등 다양한 온열 제품들을 찾게 된다.하지만 따뜻함만 생각한 나머지 난방이나 보온을 위해 사용하는 것들이 오히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화상을 입힐 수
목요사색
충청일보
2019.12.04 15:49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사마천의 사기(史記) 노자한비열전(老子韓非列傳)에 장자(莊子)에 대한 일화가 있다. 초위왕이 장자가 현인이라는 소문을 듣고 그를 재상으로 삼으려 사신을 보냈으나 장자가 거절한 이야기이다. 재물과 지위로 그를 설득했으나 장자는 제사에 쓰이는 소를 아무리 잘 먹이고 잘 대접해야 결국은 제물이 될 뿐이며 그때서 후회해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다음의 말을 남긴다. ‘我寧游戱汚瀆之中自快 無爲有國者所羈’(나는 차라리 더러운 시궁창에서 노닐며 즐거워할지언정, 제후들에게 구속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속적인 부귀나 입
목요사색
충청일보
2019.11.27 14:02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천변 산책로에 물기 잃은 풀들이 누렇게 변하며 한해 삶을 마감할 준비를 한다.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단풍이 어우러진 공원길도 이제 계절이 지나가고 한해가 끝나감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스스로 소멸할 시기를 알고 사라지는 것은 아름다우면서도, 어쩐지 쓸쓸하다. 너무 넉넉하고 풍성하면 좀 부담스럽고, 조금 모자라야 더 안쓰러워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 부족함에 대한 관심이 애정을 갖게 하고 안타까움을 낳는다. 가을은 그렇게 안타까움으로 보내는 계절이다.겨울을 준비하며 단풍으로 마무리되는 나무의 삶은, 노년으로
목요사색
충청일보
2019.11.13 14:26
-
[목요사색] 권신원 前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얼마 전 해외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있었던 일이다. 며칠 동안의 일정으로 몸은 녹초가 되고, 타려던 비행기는 지연 출발이 되는 바람에 비행기에 탑승해 좌석에 앉자마자 눈을 감고 잠들고 싶은 생각 밖에 없었다.비행기가 움직이고 스르르 눈이 감기며 잠을 청하려 하는데, 옆 좌석에 앉은 사람이 내 어깨를 툭 치더니 공용으로 사용하는 중간 팔걸이를 마치 자기 것처럼 독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옆 분도 많이 피곤하니까 그러겠지 하는 생각으로 참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목요사색
충청일보
2019.11.06 13:51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 천에 남은 얼룩이나 몸에 남은 흉터처럼, 어떤 사건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당시의 냄새나 아픔은 사라지고 그저 흔적만 남는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세월이 흐른 후 아련한 마음으로 돌아보면 마냥 빛나고 아름다운 시절로만 기억되는 게 젊은 날이다. 그러나 그 젊음이 헤치고 지나오던 그 시절이 마냥 그렇게 아름답고 빛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흔들리는 자신에 대한 의문으로 어둡고 긴 터널 같은 날이었던 것 같다.겨우 흔적만 남아있던 기억이 어떤 계기로 다시 생각나기도
목요사색
충청일보
2019.10.30 15:08
-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얼마 전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내한해 삼청동의 식당, 백화점 등을 누비며 한국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었다. 그녀는 캄보디아에서 입양했던 아들 매덕스(Maddox)의 연세 대학교 입학 준비를 위해 내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늘 다양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화젯거리를 제공했던 그녀가 이번에는 아들이 살 아파트를 계약하는 등 학부모가 된 색다른 모습으로 화제가 되었다. 그녀의 삶을 돌아보면 요란하기 짝이 없다. 브래드 피트와의 결혼으로 '브란젤리나'라는 신조어를 만
목요사색
충청일보
2019.10.16 11:01
-
[목요사색] 권신원 前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얼마 전 태풍 ‘타파’와 ‘미탁’이 한반도를 관통하여 적지 않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있었다. 그 영향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제 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발생하여 북진하고 있다. 다행히 태풍의 진행 경로가 한반도를 빗겨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긴장을 늦추기에는 그 세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기상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적도 부근 해상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지역에 따라 이름을 달리하여 칭하는데, 헤리케인이나 사이클론과 같은 열대성 저기압으로 북태평양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대륙
목요사색
충청일보
2019.10.08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