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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아침에] 김영애 수필가기상나팔 소리가 들린다. “모두 겨울잠에서 깨어나세요 새봄이 왔어요” 목젖을 다 들어내고 일곱송이 군자란이 합창을 하듯이 봄소식을 전한다. 주황색 군자란이 일제히 기상나팔을 불면서 활짝 피었다. 꽃샘추위 무렵에 군자란이 피기 시작하면 우리 집 베란다 화단은 군자란의 기상 나팔소리에 화들짝 깨어난 봄의 화신들로 술렁거린다. 시샘하듯이 꽃망울을 가지 끝마다 매달고 개화를 준비하는 긴기아난과 베고니아, 제라늄들이 기지개를 켠다. 위풍당당하게 꽃대를 힘차게 올리고 핀 군자란은 화려해 보이지만 꽃말처럼 고귀하고
월요일아침에
충청일보
2024.03.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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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이향숙 수필가칠흑의 어둠 속이다. 손에 힘을 주려 해도 옴짝달싹할 수 없다. 보이지는 않지만 잡힐 것 같은 커피잔, 갈증으로 입을 달싹거리자 향기가 코끝에 머문다. 다급하게 안방 문이 열어젖혀진다. 뒤따르는 발걸음도 날카롭다. 그제야 가까스로 몸이 움직여진다. 비몽사몽의 탁한 눈으로 남편과 아들을 올려본다. 거친 숨을 몰아쉬던 남편이 생사를 확인하고 털썩 주저앉는다. 엉거주춤 서 있는 막둥이 얼굴도 벌겋다.십 년 가까이 갱년기 장애로 수면의 질이 떨어졌었다. 감기까지 걸려 약을 챙겨 먹었다. 그런데도 새벽까지 좀처럼 기침
백목련
충청일보
2024.03.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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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은 의료계에 큰 차질을 불러왔다. 집단 사직 사태가 벌써 한 달이 돼간다. 대학병원에서 수술과 항암치료가 미뤄지고 있고, 이젠 교수들도 단체로 흰 가운을 벗는다고 한다. ‘의료 대란’이 그 임계치를 넘어 ‘의료 재난’으로 진행될까 우려스럽다.전공의들의 의료현장 복귀 요청은 각계 각층에서 봇물과 같지만 상황의 진전은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의대 증원 문제를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이견 차가 너무나 큰 탓이다. 협상을 통해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사정이 이러한데 상황은 ‘설상가상’이다. 충북대 의대 교수들이 집
사설
충청일보
2024.03.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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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익칼럼] 오병익 전 충청북도단재교육연수원장·아동문학가3월, 새 친구 새 선생님에 새 학년 교실까지 희망 가득하다. 아쉬운 건 초등 157곳이 신입생 없는 학교로 전체 입학생 수도 지난 해 대비 1만 명 정도 감소한 30만 명대다. 통·폐합 역시 농어촌뿐 아니다. 올해 폐교 예정인 초등학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총 27개교다. 덩달아 교원 정원 감축역시 가팔라질 게 뻔하다. 정년 앞둔 교장은 “맛있는 거 많이 주겠다. 우리 학교 와 달라” ‘인스타그램’ 학생 유치 홍보에 나섰고 선생님·학부모들 또한 유치원, 아파트 단지를 돌며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24.03.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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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올해 수능을 치른 문과생 응시자가 1만여 명 넘게 줄어들었는데, 2024년 대입 정시 모집에서 상위권 대학의 인문·사회계열 지원자는 전년 대비 늘었다. 지원자 수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과생의 인문·사회계열 지원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이다. 교차 지원은 학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취지로 도입되었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입시에서 서울대 인문·사회 계열 정시 최초 합격자 중 이과생의 비율은 절반을 넘었고, 경영·경제학부 합격자는 2/3 수준이었다. 이는 현재의 선택형 수능
충청논단
충청일보
2024.03.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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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칼럼]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브레인 편집장하버드대를 뛰어넘는 경쟁률, 캠퍼스 없는 미래형 대학의 상징으로 주목받는 미네르바스쿨과 학교 건물, 시험, 성적표, 교과 담당 교사, 교과 수업이 없는 이른바 ‘5無 학교’로 불리는 한국 최초의 완전자유학년제 고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두 학교 공통점이 여럿 있는데, 모두 2014년에 첫 입학생을 받았다. 미네르바스쿨은 첫 해 28명이 입학했고,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27명이 입학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한 학생의 바람을 담아 명예편입학을 해서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4.03.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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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진이 청주시 서원보건소 주무관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노후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행복하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까. 또 우리 삶의 마지막 순간인 죽음에 대해서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까.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죽음에 대한 성숙한 논의가 부족하다. 언젠가는 다가올 죽음에 대해 고민을 하기보다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고, 본인의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아직은 보편적이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죽음은 삶의 일부이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
기고
충청일보
2024.03.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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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 시인자연을 찾아가면 공연히 마음이 맑고 밝아진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고 푸르러 지지만 자연 속에는 수많은 소리들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무엇보다 산바람 소리, 나무들이 일렁이는 소리, 가장 귀를 열게 하는 것은 ‘또르릉 짹짹’ 이름모를 새소리 들이 무딘 귀를 열어주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멀리서 달려온 바람에 화답하는 솔바람 소리는 소름이 돋도록 청량하며 선의 세계로 이끌고 간다.자연이 이토록 귀하고 푸른 소리를 낼 때 사람의 소리 또한 그에 뒤지지는 않기에 다행이다. 다
박별 칼럼
충청일보
2024.03.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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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봄철이 되면 산불 발생 소식이 많아진다. 작년 3월에는 8일간 하루 10건이 넘는 산불이 연일 발생하면서 산림청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을 정도이다. 봄에는 날이 풀리면서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많아지는데 그에 비해 날씨는 아직 건조하며 강풍이 불기 때문에, 이런 환경요인으로 인해 산불이 많이 발생한다. 여기에 농사 준비를 하고자 봄에 하는 논·밭두렁 태우기까지 더하면 산불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산불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등산객들의 실화, 쓰레기
생활안전이야기
충청일보
2024.03.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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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황혜영 서원대 교수지난 글에서 소개했듯이 ‘왕은 즐긴다’(1832)는 왕의 어릿광대 꼽추 트리불레가 왕의 암살을 시도한다는 체제 전복적 설정 때문에 초연 후 바로 상연이 금지된다. 그런데 엄격한 검열로 출판과 공연이 금지되어 무대 뒤로 내려지고 대중에게 잊힐 위기에 처한 위고의 희곡은 베르디의 각색으로 오페라 ‘리골레토’(1851)로 탈바꿈되어 무대에 오르게 된다.이전에도 위고의 ‘에르나니’를 오페라로 각색한 경험이 있는 베르디는 ‘왕은 즐긴다’ 대본을 읽고 오페라 성공을 확신하여 대본작가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에
살며생각하며
충청일보
2024.03.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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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열며] 김창주 청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석우재활서비스센터장대한민국이 저출산의 파장으로 학생 수 감소를 경험하며, 이는 학교들이 하나, 둘 문을 닫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폐교된 학교들 중 상당수가 방치되어 지역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방치된 건물들이 흉물로 변하거나 청소년의 탈선 장소로 활용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교육 기관의 소실 문제를 넘어서, 지역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상황이며, 해결책 모색이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교육부 자료에
내일을열며
충청일보
2024.03.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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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 출마하는 충북권 예비후보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눈총을 받고 있다.오이밭에서는 신을 고쳐 신지 말라했고, 자두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고 했다(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오해를 살만한 일은 애초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청주 상당구에 출마한 정우택 국회부의장의 ‘돈봉투 사건’은 사건 발생과 경과, 그리고 이에 대한 국민의힘의 대응까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사건의 발단은 정 부의장이 카페업자 A씨로부터 흰 봉투를 받아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누가 봐도 ‘돈봉
사설
충청일보
2024.03.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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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선화 청주시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과학수사를 대변하는 고언이다. 사실 이 말은 “모든 접촉은 물질을 교환한다”는 로카드의 물질교환의 법칙을 과학수사에 적용한 것이다.어떤 물질이 다른 물질과 접촉하게 되면 물질을 교환하게 되어 흔적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나의 자동차가 다른 차와 부딪히면 상대방 차의 페인트가 나의 차량에 묻게 되고 내 차량의 페인트가 상대방의 차에 묻게 된다. 또한 손으로 컵을 만지면 나의 손에 있던 수분이나 단백질 등 물질이 접촉에 의해 컵에 남게 되어 지문이라는 형
기고
충청일보
2024.03.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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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장현 청주서부소방서 서부119구조대 소방장 겨울이 온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이 되었다. 아직 바람이 차긴 해도 주변에서 봄이 찾아오는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 시기는 봄볕에 얼음이 녹는 해빙기다. 동시에 얼었던 땅도 녹아내리는 시기로 관련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해빙기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은 필수이다.첫째, 운전 중 낙석주의 구간을 지날 때에는 서행하며, 비탈면에서 차량을 주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영상과 영하를 오르내리는 급격한 기온 변화로 토양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지반의 수분
기고
충청일보
2024.03.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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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정혜련 사회복지사영화 ‘파묘’의 흥행이 흥미롭다. 파묘는 오컬트 장르로는 특이하게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특히 MZ세대가 견인하며, 현재 800만을 넘었다고 한다. 오컬트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악령, 영혼과의 교신, 점, 사후세계 등을 다루는 영화 장르이다. 유명한 작품으로는 1973년 엑소시스트가 구마의식을 보여주며, 흥행했고, 국내에서는 2015년 검은 사제들이 있는데, 파묘는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 작품이다.파묘가 흥미로운 이유는 오컬트 장르의 흥행작이며, 그 흥행의 뒤에 MZ세대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백목련
충청일보
2024.03.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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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변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깨닫게 된다. 그것은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늘 특별한 일상을 꿈꾸며 살아가지만 사실 우리 일생의 대부분은 평범함 속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우리의 인생을 좌우하는 것은 평생에 몇 번 있을까 말까한 특별한 사건들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 대부분을 차지하는 평범한 일상인 것이다.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기 전날 밤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식사를 한다. 이 자리에서 예수님은 제자들
수요단상
충청일보
2024.03.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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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역 더불어민주당에 ‘친명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민주당 경선 결과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청주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폭풍이다.청주지역 민주당 ‘친문 후보’들이 ‘친명 후보’들에게 패해 잇따라 탈락했다. 지난 6일 친문계 좌장인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주 상당지역구 경선에서 당협위원장인 ‘친명계’ 이강일 후보에게 져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막강한 지명도와 본선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에 앞서 청주 청원지역구에서만 내리 5선을 기록한 변재일 의원도 컷오프 됐다.
사설
충청일보
2024.03.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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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정규 문학평론가대한민국의 두 얼굴 경제와 정치, 지구라는 위성에 240여 개가 넘는 국가와 79억여 명의 사람이 여기저기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그들 국가 중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10위권 이내로 대단히 잘 사는 나라다. 잘 사는 나라 국민으로 세계인들의 선망을 받고 있다.그런 가운데 정치는 인권을 그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채택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후진국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정치 집단 간에 곧장 싸움질을 한다.돌이켜 보면 단군의 자손이 이룬 조선이 1910년 이후 36년간 일본의
기고
충청일보
2024.03.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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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눈] 김재국 문학평론가·에코 색소폰 대표우리가 길을 걷을 때 수시로 맞닥뜨리는 것이 고개다. 고개를 넘다보면 평지를 만나고 그것이 이어지는가 하면 다시 고개가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이와 유사하다. 과거엔 외세의 침탈로 위태로운 시기가 많았다면 현실은 내부적 갈등이 심각한 편이다. 빈부격차와 세대격차 및 성별차이과 이념차이로 나라가 혼란스럽다.나라가 이 지경이니 정이 달아날 만도 한데 '국뽕'이란 말에 귀가 솔깃하니 애국심은 타고나는 것이 분명하다. 국뽕은 최근 유튜브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단어이다. 이 말은
교육의눈
충청일보
2024.03.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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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철의 100세 대학] 이규철 법학박사·신중년행복디자이너◇ 치매의 개념 정리뇌는 우리의 거의 모든 활동을 통제하고 있는 사령탑이다. 치매의 발병률은 고령이 될수록 올라가기 때문에 가장 큰 요인은 노화라고 할 수 있다. 60세 이하의 치매는 드물며, 85세까지 35%의 사람들이 치매를 암시하는 증상을 보인다.치매는 머리부상, 뇌졸중, 뇌종양, 질병 등으로 인한 뇌세포 손상에 의해 발생한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 신경세포가 급격히 감소하고 뇌가 비정상적으로 위축되면서 지능 저하와 인격장애가 일어나는 병이다. 뇌혈관성 치매는 뇌경색
이규철의 100세 대학
충청일보
2024.03.11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