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칼럼] 한옥자 수필가남녘을 향해 여행을 떠나던 날, 매화까지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날짜로 치자면 이미 많이 늦었고 다만 수수한 서민 같은 벚꽃이라도 만난다면 그건 행운이라고 여기기로 했다. 꽃을 좇아 일부러 떠나 본 적도 없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닿는 여행의 가치를 즐기기 때문이다.여행지에 도착하자 매향이 훅 다가왔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듯 주위를 더듬어 향기의 근원지를 살폈다. 근처에 휘어질 대로 휘어진 홍매화 나무 몇 그루가 드문드문 서 있었다. 매화는 향기가 고개를 들게 한다더니 비록 낙화를 목전에 두었어도 바람결을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4.04 17:03
-
[충청칼럼] 이장희 충북세정포럼 대표·충북대 명예교수 지난 3월 9일 제 20대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되었다.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최종투표율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지만 3·15부정선거 이후 최악의 부실선거 논란을 자초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한 투표소에서 하나의 투표함을 두어야 한다는 선거관리규정에만 매달리다 보니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정선거 의혹도 불러일으킬만할 정도였다. 코로나 19 확진된 자가격리자의 경우 빈 박스나 플라스틱 바구니에 심지어는 쓰레기통을 임시투표함으로 사용했으며 소중한 투표지를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3.22 12:46
-
[충청칼럼]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브레인 편집장최근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재승 교수 연구팀이 3차원 공간상에서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높은 정확도로 조종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Brain-Machine Interface System)을 개발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뇌 활동만으로 사람의 의도를 파악해 로봇이나 기계가 대신 행동에 옮기는 이른바 BMI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뇌공학 분야 융합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바이오 및 뇌공학과는 뇌를 의대 밖으로 처음 끄집어 낸 학과이다. 2007년 신입생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3.17 15:25
-
[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대학 선배 중에 심재훈 선배님이 계시다. 대기업에 근무하셨던 분이신데 퇴직 후 지금은 소일거리 삼아 아파트관리원을 하신다. 야간근무 마치고 댁에 들어가서 막걸리 한 잔에 두부 한 조각을 먹으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는 분이시다. 종종 좋은 글이 있으면 나에게 카톡으로 넣어주시는데 얼마 전 보내주신 글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값싼 물건이나 보잘 것 없는 음식을 일컫는 옛 속담에 '싼 게 비지떡이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속담의 어원을 보면 '싼 게 비지떡'이란 말에는 전혀 다른 의미가 담겨져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3.15 15:53
-
[충청칼럼] 한옥자 수필가베란다에서 손을 내밀면 나무가 곧 닿을 것 같다. 그것에 마음을 뺏겨 망설임 없이 이 집을 선택했다. 봄이 되면 은행잎 움트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벚꽃, 앵두꽃, 살구꽃, 명자나무꽃, 감나무꽃이 차례로 필 때면 들리지 않는 새 생명의 소리를 듣느라 세상의 잡음과 잠시나마 멀어진다.그러나 두 해째 살아보니 햇볕이 야박해 아쉽다. 나무숲에 마음을 주느라 숲 옆의 거대한 아파트 숲을 간과해 시간대를 잘 맞추지 않으면 빛과 조우하기가 어렵다.겨울의 끝에 만난 빈 나무숲 덕분에 가슴으로 성큼 봄이 들어선다. 숲이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3.07 14:02
-
[충청칼럼] 이장희 충북대 명예교수‧충북세정포럼 대표‘정치는 생물이다’ 라는 말이 있지만 이보다는 역사나 우리사회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역사나 사회변화를 무시하는 대선 정치판을 보면서 시대착오적인 행태에 분노를 느끼게 하곤 한다.말로는 정책선거 국민을 위한 이래를 위한 희생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개인의 영달을 위한 쇼로밖에는 여겨지지 않는 것이란 시각이 나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최소한의 염치와 예의를 갖추어야 하나 국민들을 위한다고 하는데 무엇을 위하고 누구를 위해 대통령선거를 하는지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2.22 14:22
-
[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새해가 밝은지 벌써 두 달이 되어간다. 대학에 있어서 그런지 세월의 단위가 한 학기 단위로 날라간다. 시간의 흐름이 화살 같다고 하는데 내 보기에는 미사일 같다. 나이를 못 속이는지 그 예뻤던 집사람의 입술도 쪼글쪼글해 졌다. 물론 잘 때 침 흘리며 코 고는 것은 필수이다. 아무튼 살 시간보다 살아온 시간이 훨씬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세시대라는 단어에 용기를 얻으며 오늘도 악착같이 살고 있다. 요즘 재미있는 것이 신앙심이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어느 이상한 목사님 때문에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2.21 14:25
-
[충청칼럼]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브레인 편집장매해 이맘때면 개학을 앞둔 학생들의 싱그러움으로 활력이 넘쳐야 하지만, 어느덧 코로나가 3년째 접어들면서 더 이상 3월이 맞이하는 변화와 새로움의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는다. 입학식을 치르지 않은 아이, 같은 반 선생님과 친구들과 교류를 하지 못하는 세대, 오프라인상 만남 보다 온라인이 더 익숙한 세대의 출현은 과연 사라질 수 있을까.코로나가 가져온 교육의 커다란 변화는 이것만이 아니다. 미래 교육의 한 축으로 주목받았지만 제도 및 인식부족으로 보편화되지 않았던 원격교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2.17 18:04
-
[충청칼럼] 한옥자 수필가서설이 내리던 날, 설 명절 아침을 맞았다. 정월 초하룻날에 상서로운 눈이 내리니 이른 겨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밖은 포근해 보였다.음식 장만을 하느라 아팠던 허리의 통증도 잊고 까치발을 떼고 유리창에 코가 닿도록 밖을 내다봤다. 차마다 지붕이 하얗고 길에는 발자국이 없다. 차례 준비나 아침 식사 준비로 집마다 전등불을 켜져 있지만 분주할 시간이다.명절이 되어도 쓸쓸하다. 고향을 찾아가도 부모님이 계시지 않으며 그나마 성묘조차 생략한다. 팬데믹 시대 이후 혼례, 제례 문화가 소박해져 일부 환영할 일이지만 대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2.07 14:01
-
[충청칼럼] 이장희 충북대 명예교수·충북세정포럼 대표새로운 변화의 시작은 어느 특정한 시점에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항상 새로움을 갈망하고 그 새로움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날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도, 똑같은 태양이지만 매일 아침 떠오르고 지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작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마음가짐을 바로 하고, 또 무언가를 해보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석양은 변함없지만 연말에 지는 해는 우리의 1년을 돌이켜보게 되는 숙연함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새해 솟아오르는 태양은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1.25 14:51
-
[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우리나라는 GDP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세계 1위인 4.2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 효율성 지표인 상업화 수준은 세계 43위에 머무르고 있다. 특허출원건수도 세계 4위인데 우리는 선도 기술은 약하고 빠른 추적자 기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제품화, 상용화에 이용되는 특허보다는 특허 출원만을 위한 특허도 많다. 아무튼 연구 개발 비중이 이토록 높은 데 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은 10위권이고 상업화 수준은 43위에 머무르고 있을까?◇돈만 주면 된다?한 가지 이유는 우리는 R&D부분에 돈만 주면 된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1.24 17:25
-
[충청칼럼]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브레인 편집장“초등학교에서 집단 아이큐 검사를 했다는 얘기 들어본 적 있습니까?“교육청 연수나 학부모 특강에서 자주 묻는 질문이다. 인공지능과 공존 혹은 경쟁할 인류 첫 세대에게 가장 부정적 영향을 줄 1순위는 다름 아닌 20세기 교육적 틀에 고착된 아이큐 세대 부모들이라는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아이큐 세대를 거친 부모들은 지금도 공부를 잘 하면 ‘머리’가 좋다고 말하고, 체육, 음악, 미술 등 분야에 돋보이면 ‘재능’이 높다고 표현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들과 잘 사귀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1.20 16:00
-
[충청칼럼] 한옥자 수필가이탈리아로 여행 갔던 적이 있다. 이튿날 산마르코 광장을 비롯해 산마르코 성당을 보기 위해 인도인이 주인이라는 베네치아의 수수한 호텔 두칼레에 묵었다.일찍 도착해 저녁 식사를 마쳤어도 해가 지려면 아직도 멀었다. 숙소 앞으로 이따금 트램이 지나갔다. 돌아올 수만 있다면 무작정 타고 싶었으나 운행 시간 정보를 몰라 겨우 시내를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들은 이야기로는 길 건너에 맛있는 크루아상을 파는 가게가 있다고 했으나 문을 연 상점은 없었다.거리는 조용했다. 오후 3시쯤이면 관공서뿐 아니라 상점도 문을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2.01.10 15:09
-
[충청칼럼] 이장희 충북대 명예교수·충북세정포럼 대표요즈음 대선에서의 정책보다는 핫이슈로 등장한 것 중에서 공정 정의 부정 부패 전과 거짓말 등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젊은이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다. 조국사태와 대장동사건을 겪으면서 공정과 부패에 대해서도 큰 반향을 일으킨 것도 사실이지만 2030세대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미도 크게 부여하고 있다. 지금 대선에서의 캐스팅보트는 과거엔 ‘충청권의 민심’이 결정한다고 했는데 이젠 ‘2030청년세대’의 행보가 주요 쟁점사항이 되었기 때문이다.이러한 연유는 청년들의 사고판단이 토론을 통한 이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1.12.28 17:10
-
[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연말연시다. 예년 같으면 성탄축하 모임과 송년회 등 정신없었을 텐데 코로나로 인해 그나마 한숨 돌리고 있다. 모든 공적 모임이 취소되어 집에 일찍 들어오게 되니 참 좋다. 그러나 자영업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똑같다는 심정일 것으로 여겨진다. 오죽하면 자살하고 싶다고까지 말들 할 까. 빨리 정부에서 보다 세밀하게 이들에 대한 손실보상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이러다보니 어느 분이 보내주신 글이 떠오른다. '자살' 이란 글자가 있다. 이것을 왼쪽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1.12.27 17:30
-
[충청칼럼]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브레인 편집장얼마 전, 뇌교육학 교수로서 뇌를 잘 쓰는 대표적인 인물에 대한 방송을 촬영한 적이 있었다.인터뷰에서는 구글에 명상을 도입한 차드멍탄과 광고천재 이제석을 꼽았다.‘검색’하면 떠오르는 기업 구글이 직원계발프로그램에 도입한 구글판 명상프로그램 명칭이 바로 ‘내면검색 프로그램(Search Inside Yourself)’. 구글 엔지니어이자 명상가인 차드 멍 탄이 2007년 내놓았다.차드멍탄이 한국을 처음 방문한 2013년, 필자는 브레인 편집장으로 직접 만남을 가졌던 적이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1.12.23 16:24
-
[충청칼럼] 한옥자 수필가맞은편에서 사람이 다가왔다. 교차할 지점이 되자 슬며시 길가로 물러섰다. 행여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까 봐 조심스럽게 움직였지만, 마음이 쓰였다. 그러나 곧 편해졌다. 상대도 나와 같은 마음이고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 뻔하므로.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방역 패스를 전면 확대했다.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16종에 방역 패스나 유전자 증폭(PCR) 검사의 음성확인서 없이는 출입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내년 2월부터는 소아·청소년도 방역 패스의 적용 대상자가 된다.최근 부스터 샷 간격이 6개월에서 3개월로 단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1.12.13 16:53
-
[충청칼럼]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기업에서 인재를 선발할 때 사람 됨됨이, ‘인성(人性)’을 중요시 여기기 시작하고 있다. 기업에서의 면접시간 증가와 채용방식의 고도화가 이루어진 배경도 맥락을 같이 한다. 20세기에 지식과 기술이 밖으로 드러난 인간의 역량의 대표적 지표였다면, 21세기 들어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 내적 요소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모든 것이 연결된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과 인공지능(AI) 시대의 출현이 과거 착하고 도덕적인 것을 의미했던 인성을 인간 고유역량 계발 차원으로 확대해 바라보게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1.12.02 15:20
-
[충청칼럼] 이장희 충북대 명예교수·충북세정포럼 대표우리는 흔히 58년 개띠를 숫자적 우위가 한두 살 위아래에서 무시 못할 세력으로 몰아가곤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들이 벌써 퇴진해 노년층으로 진입하고 있다. 6·25 한국전쟁이 끝난 후 새로운 가족의 형성으로 1953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출산인구수가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그도 그럴 것이 전쟁 후 점차 생활이 안정을 찾으면서 한 가정에 자식수가 4-5명이 기존이었기에 베이비부머 세대가 되었던 것이다. 이 베이비부머세대가 65세이상 노년층으로 진입하면서 노인층의 경제소득에 변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1.11.30 16:33
-
[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오늘따라 곽봉호 의원 생각이 많이 난다. 그 분이 매일 나에게 카톡으로 좋은 글을 보내주시는데 명심보감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오늘은 이 분께서 그 간 보내주신 글을 보며 글을 꾸며보고자 한다. 얼마 전 대통령께서 마지막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생방송으로 진행하셨다. 사실 가장 관심 있게 들은 내용이 바로 부동산 문제 아니었나 싶다. 결론적으로 완전 실패한 정책이었다. 국민을 종부세 내는 사람들과 안 내는 사람들로 양분화 시키고 있고.. 양 쪽 모두 할 말이 태산같이 많다. 한 마을에 ‘
충청칼럼
충청일보
2021.11.29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