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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육정숙 수필가그 곳에 서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이 다리를 그냥 건너도 되는 것인지 심장은 나대는데 발이 움직이질 않는다. 다리 하나를 경계로 이 세상과 또 다른 세상인 듯.시간, 그리고 세월은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것인가!지금 내 서있는 곳은 중부고속도로 진천IC에서 진천농공단지 방향으로 오다가 군도 3호선을 타면 문백 방향 중리마을 앞 세금천 농다리에 도착한다. 세상은 동장군 속에서 움츠리고 코로나로 위축되어 아옹다옹 시끄러운데 계절은 소리 없이 다가와 만물을 깨웠다. 세금천에도 벚꽃이 만발했다.천년의 다리 농다리의 전
백목련
충청일보
2021.04.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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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이향숙 수필가아파트정원이 연두로 물들었다. 비가 내리기전 온통 분홍물감으로 색칠해 놓은 수채화가 빗물에 지워지면서 부터다. 눈이 부신지 실눈을 지그시 감은 듯 연둣빛 아우라가 그려졌다. 그중 꽃을 피우지 않았던 단풍나무는 지난해 꼭 쥐고 있던 가랑잎을 아직도 놓지 못하고 있다. 아쉬움이 남은 것일까. 누군가 표식이라도 한 것처럼 어린아이의 우산이 걸려 있다. 처량해 보인다. 아직 절기를 만나지 못한 것은 아닐까. 마당으로 내려가 숨은 그림이라도 찾는 것처럼 나무를 들여다본다. 분명 한그루의 나무이건만 가지 중 하나는 가랑
백목련
충청일보
2021.04.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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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정혜련 사회복지사단절되었던 한국과 중국은 1992년 8월 24일 한국 이상옥 외무장관과 중국 대표 첸지천 외교부장은 북경 영빈관에서 한중 선린우호 협력관계 합의하고 마침내 한중 수교라는 역사가 시작되었다. 정치적으로 관계가 개선되자 민간부문도 그 흐름을 쫓았다. '사랑이 뭐길래'나 '별은 내 가슴에'가 공전의 히트를 하고 한국의 가수들이 큰 인기를 얻으며 중국에서 한류가 시작되었다. 당시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생각하며 우스갯소리로 백 원짜리 하나만 팔아도 중국 인구를 생각하면 엄청난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2020년 기준
백목련
충청일보
2021.04.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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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육정숙 수필가쉼표와 마침표는 문장 부호다. ‘쉼표에는 반점, 모점, 가운뎃점, 쌍점, 빗금이 있다. 쉼표는 대게 반점을 가리킨다. 대부분 글꼴에서 아포스트로피나 작은따옴표와 모양이 같지만 글에 놓이는 위치가 다르고 문장 한가운데에 놓여 개념을 나열하고 기술한다. 마침표는 어떤 내용을 설명하는 문장이나 무엇을 하도록 시키는 문장, 또는 함께 하기를 요청하는 문장들을 마칠 때 사용하는 부호다.’ 라고 되어있다.우리는 삶 속에서 정말 예기치 않은 수많은 문제들을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기본적인 생을 위한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백목련
충청일보
2021.04.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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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육정숙 수필가 남쪽에서 홍매화를 시작으로 봄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예전에 삼한사온이 나타날 때는 점차적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꽃이 피는 시기가 예상이 되었었다. 그런데 요즘은 한반도 전 지역에서 하루 이틀사이로 꽃이 핀다.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부아시아의 겨울철 대표적인 기압배치는 시베리아 고기압과 알류산 저기압 간에 형성되는 서고동저(西高東低)형으로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 할 때는, 두 기압 차에 의해 남동쪽으로 한랭한 북서계절풍이 한파를 이루면서 세차게 불어 와 2~3일 동안은 삼한이 나타나게 되며, 이러한
백목련
충청일보
2021.03.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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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이향숙 수필가철재가 조각나는 쇳소리와 전기톱소리가 괴기하다. 흡입기가 연신 분비물을 빨아들인다. 통증은 느껴지지 않지만 굉음 때문에 지레 겁먹은 온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심장은 널을 뛴다.조금 전 상황으로 돌아가면 왼쪽 잇몸에 마취를 하는 의사에게 손을 번쩍 들어 반대쪽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를 했다. 시술은 잠시 중단되었다. 의사는 손가락으로 치료해야 될 부분을 만져보라고 했다. 정신이 번쩍 났다. 공포가 불러온 공황상태였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금만 참으면 금방 끝난다고 안심시켰다.일터까지 허둥대며 운전을
백목련
충청일보
2021.03.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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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정혜련 사회복지사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가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가 되었다. 한국 가수로서는 최초로 미국 3대 음악시상식에서 모두 후보에 오른 기록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 또는 그래미(Grammy)는 미국 음반 예술 산업 아카데미에서 음악 산업의 탁월한 업적에 수여하는 상이다. 예전에는 그라모폰상(Gramophone Award)이라고 불렀다. 원래 미국 음악 산업계에 뛰어난 업적을
백목련
충청일보
2021.03.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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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육정숙 수필가 뚝배기 국밥 한 그릇이 참 따뜻했다. 뚝배기는 냄비처럼 쉽게 끓지는 않지만 뜨거워진 것은 쉽게 식지 않는다. 뚝배기는 찌개나 지지미를 끓일 때 또는 육개장, 설렁탕, 삼계탕 같은 기름진 음식들을 끓이거나 담을 때 사용하는 토속적인 그릇 중 하나다. 생김도 투박하고 한 손으로 잡기에도 무겁다. 그렇다고 깔이 아름답거나 예쁘지도 않다. 그러나 낯선 초행길에 지쳐있는 나그네의 정신과 육체에 사랑과 따스한 정으로 에너지를 넣어 준 따끈했던 뚝배기 한 그릇은 어느 진수성찬보다 더 오래 기억 될 것이다. 뚝배기는 오지
백목련
충청일보
2021.03.1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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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정혜련 사회복지사연예계와 스포츠계를 중심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기사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는 비단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연이은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정폭력이 부부싸움이나 자녀에 대한 훈육과 구별되듯이, 이제 학교폭력도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것이다" 라든가 "친구 간에 장난인데 뭐 이렇게 예민할까"라는 통념은 학교폭력의 판단기준이 아니다. 이 문제가 연예계와 스포츠계에서 촉발된 원인은 피해자들이 가해를 했던 당시 학생들이 성장하여 대중의 인기를 얻고 성공한 삶을 누리는 것을 실
백목련
충청일보
2021.03.0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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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이향숙 수필가안노인이 손주들에게 둘러 싸였다. 할머니의 움직임을 눈길로 따르고 지나는 이에게 부딪힐까 싶은지 엄호하듯 손이 먼저 나선다.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기를 대하듯이 조심스럽다. 이천이십일 년 설 대목장을 보는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풍경이다. 할머니는 옥색 치마저고리 위에 굵은 실로 짠 스웨터를 입었다. 은발의 쪽진 머리는 한국전쟁 전후의 영화에서 툭하고 튀어 나온 듯하다.요즘 사람들은 명절이나 잔칫날이 되어야 한복을 입는다. 아름다운 선이며 빛깔에 반하여 자주 입고 싶지만 명일이 되어도 편리함을 추구하다 보니
백목련
충청일보
2021.02.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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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정혜련 사회복지사신앙생활을 하며 나를 돌아보게 하는 일이 두 번 있었다. 그 중 첫 번째는 미션스쿨인 대학교에 재학 중일 때 교회를 다니지 않던 친구와 대화를 하다 있었던 일이다.친구는 불쑥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은 자기들끼리의 사랑 같다."라고 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딱히 대꾸할 말이 없어 그렇게 지나갔지만 이십 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그 말은 나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두 번째는 한 십여 전쯤의 일이다. 똑똑하고 합리적인 후배가 교회를 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일요일에 데리러 가고 맛있는 것도
백목련
충청일보
2021.02.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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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육정숙 수필가이제는 외출 시 제일 먼저 챙기는 일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이다. 코로나가 나타나기 전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잦은 감기로 인하여 가끔씩 마스크를 사용했었다. 그때는 마음에 부담감이 없었다. 하지만 세계 대유행이 된 코로나로 연유한 마스크 사용은 부담감이 컸다.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강박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마스크 챙기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요즘은 거리에 나가보면 마스크를 착용 하지 않은 이들을 거의 볼 수 없다. 처음 코로나 유행 시엔 그렇지 않았다. 나 자신도 마스크를 잊고 외출 할 때가
백목련
충청일보
2021.02.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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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정혜련 사회복지사지금은 KBS에서 해마다 드라마 스페셜이라고 해서 단막극을 일 년에 10편을 방영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방송사마다 단막극이 많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MBC는 베스트셀러극장, KBS는 TV문학관이 있었는데 신인작가의 작품은 물론이며 유명한 소설을 원작으로 인기 많은 배우들도 출연했었다. 장편드라마와 달리 메시지가 분명하고 작품성이 높아 한 편의 책을 읽은 것 같은 여운이 남았던 기억이 있다. 특히 중학교를 들어가기 전 TV문학관에서 봤던 드라마들이 모두 중학교 국어나 문학책에 나와 신기했다. 현재 단막극의
백목련
충청일보
2021.02.0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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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육정숙 수필가삶 속에서 정해진 시간에 매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 싶다. 요즘은 아침 다섯 시 반이면 어김없이 눈이 떠진다. 전 날, 늦게 자던, 일찍 자던 상관없다. 나이 들어가는 탓인지, 어떻든 하루의 시간이 예전보다는 길어졌다.돌이켜보면 젊은 시절, 살림하랴, 아이들 키우랴 한창 바쁠 때는 잠이 부족해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겨웠다. 알람이 몇 번씩 울려도 듣지를 못하거나 잠결에 꺼놓기 일쑤다. 그리곤 늦잠이 들어 아침준비에 동동거렸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신명나게 울리는 알람을 무의식중
백목련
충청일보
2021.01.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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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이향숙 수필가어머니와 한 침대에 누웠다. 마루의 유리문으로 마당을 내다본다. 아침 내내 싸래기처럼 흩날리던 눈은 함박눈이 되어 마당 한 가운데 자리를 잡은 의자위에 소복이 쌓이고 있다. 궂은 날 운전하느라 고생했다며 다독이는 어머니의 손길이 느껴진다. 봄 냉이를 캐면서부터 호미를 들고 다니셔서 거칠 줄 알았는데 겨우살이 중 이어선지 보들 거린다. 그런 어머니의 손을 꼭 잡는데 손톱이 십리길 만큼이나 길다.아흔 하고도 네 해를 맞이한 어머니의 손은 주름졌지만 건강하다. 어디 하나 굽은 데도 없다. 검게 탄 것이야 어쩔 수
백목련
충청일보
2021.01.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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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육정숙 수필가우리가 산의 정상을 오르다 보면 올라가는 길이 여러 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삶에도 방향을 설정하고 그 길을 향해 가는 길은 여러 방법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같은 목적이지만 가는 길은 한 목소리를 낼 수도 있거나, 또 다른 방법과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한 목소리로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말할 나위 없겠지만, 각자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고 조건들이 다르므로 서로의 잣대가 다르다. 하지만 요즘, 잣대의 길이가 모두 다,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지
백목련
충청일보
2021.01.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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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정혜련 사회복지사어렸을 때 많이 듣던 이야기 중 하나가 “진정한 친구 하나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다.”란 말이다. 나에게는 편안한 집과 같고 유안진 작가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에 나오는 그런 친구 중 생각나는 한 명이 있다.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그는 여러모로 나와 다른 점이 많았다. 나는 키가 작은데 매우 컸고 운동에 소질이 없는데 친구는 배구선수를 한 적도 있었다. 나는 수학이나 계산하는 것에 흥미가 없는데 친구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재능도 있었다. 내가 쇼핑하는 동안 친구는 이미 계산을 끝내고 나에게 예산이 초
백목련
충청일보
2021.01.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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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육정숙 수필가 2021년의 해가 찬란하게 밝았다. 늘 뜨고 지는 해지만 신축년 소의 해! 새로운 시간들을 기대해 본다. 그렇게 우린 늘, 내일을 바라보며 걷고 있다.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면서.새해를 맞이하면서 설렘과 또한 기대가 있지만 걱정과 두려움이 함께 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가 코로나로 흔들리고 있고, 더해 변종 코로나까지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은 물론, 더욱 강력한 개인위생이 필요해지는 일상이 되었다. 애경사는 물론, 연말연시 함께 마음을 나눌 수도 없
백목련
충청일보
2021.01.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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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이향숙 수필가연보랏빛 국물이 그득하다. 길쭉하게 썬 하얀 무 사이로 쪽파가 가지런하다. 통째로 넣은 마늘과 굵직한 생강이 동동 떠 있다. 대충 자른 양파 옆으로 청양고추도 반씩 잘린 채 부유중이다. 언 듯 보아선 물김치 같지만 이것은 내 평생 처음으로 담근 동치미이다.열흘 전쯤이었다. 잠결에 조갈이 심해 뒤척였다. 저녁으로 먹은 김치찌개가 짜가웠나 보다. 동치미국물이 생각났다. 어린 시절 최고의 간식이었던 군고구마나 인절미와 찰떡궁합이었다. 이맘때쯤에 먹던 팥죽과 한상에 올랐었고 뛰어 놀다 목이 마르면 음료수처럼 마셨었다
백목련
충청일보
2020.12.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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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정혜련 사회복지사 조선 세종시대에 황희, 맹사성과 함께 한 시대를 이끌어간 재상 허조(許稠)는 자는 중통(仲通)이며 호는 경암(敬菴)이다. 황희와 맹사성에 비해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관리로서의 인품과 그의 삶은 매우 인상적이다. 공양왕 2년(1390년)에 과거에 급제해 본격적으로 관료생활을 시작해서 조선 세종 때 재상을 역임했다. 허조는 강직하다 못해 깐깐한 성품으로 많은 얘깃거리를 남겼다.아버지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의 기틀을 다지고, 그 대단한 태조와 맞붙어 왕위를 쟁취한 태종 이방원에계도 직언을 서슴지 않
백목련
충청일보
2020.12.22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