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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서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은 이병호다. 하지만 이병호는 전답을 관리하고, 그것들을 늘려가는 일에만 몰두할 뿐이지 집안에서 돌아가는 모든 일은 이동하의 몫이다. 이동하는 곧 실질적인 가장인 셈이다. 그런데도 이병호는 빈말이라도 이동하에게 집안의 가장이자 부면장으로 체면을 지키라는 말 한 마디 없었다. 방관은 곧 무언의 승낙인 셈이다. 옥천댁은 이동하의 부재에 대해서 이병호가 화를 내는 적을 본 적이 없었다. 보은댁도 이동하의 부재를 두둔하는 편이지 조강지처인 옥천댁을 배려하지 않았다.옥천댁은 언제부터 인지 눈에 보이지 않게 이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7.0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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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어른이 안 계신다는 말은 아뉴. 하지만 집안의 대들보가 되어야 할 그 이가 집안에서 기거를 안하고 밖으로만 맴 돌믄 문제가 있다고 봐유. 남의 이목을 떠나서 당장 승철이가 멀 보고 배우겄슈. 그랑께 어머님이 잘 타일러서 그 이를 모산으로 불러 들였으믄 좋겄구만유. 무슨 말인가 하믄……" 옥천댁의 기대와 다르게 들례는 학산을 떠나지 않았다. 옥천댁은 생각다 못해 보은댁에게 사정을 했다. "워틱하겄냐? 모산에서 면사무소로 출근하기 보담은 우신 학산이 가찹고 항께 늦게 끝나는 날이믄 한번씩 그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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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7.0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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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제226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3일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고, 위원장에 황우성 의원(연기·한나라당), 부위원장에 이기철 의원(아산 출신·한나라당)을 각각 선임했다.이날 선임된 황우성 위원장은 “2008회계년도 결산안이 지역균형발전과 도민의 복리증진을 위하여 적정하게 집행되었는지 면밀히 확인 하겠다”며“지난해에 사용된 충청남도와 도 교육청의 예산집행을 분야별로 철저하게 심사해 잘못된 점에 대하여는 집행부에 개선을 촉구하고 시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황우성 위원장은 행정자치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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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7.0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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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곡양 이씨 13대 손을 얻기 위하여 보은댁의 부탁으로 씨받이를 해 주고 그 대가를 받기로 약조가 되어 있는 공개된 신분이다.그런데도 들례는 옥천댁 앞에서 고개를 똑바로 들지 못했다. 옥천댁이 무서워서는 절대로 아니다. 언젠가는 공개된 이동하의 첩이 되는 그 날까지는 옥천댁을 자극해서 이동하를 화나게 해서는 좋을 것이 없었다. 고개를 외로 돌려서 이동하가 사용하고 있을 놋쇠 재떨이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고만 있었다.옥천댁은 들례가 만지작거리고 있는 재떨이를 바라본다.이동하가 사용을 하고 있을 그 재떨이의 날개에는 영동군청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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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7.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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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난중에 크게 될 인물은 잔병치례가 많은 아 들이 커서는 건강한 벱이여. 그랑께 너무 심들어 하지 말고 크게 맘먹고 있어라."옥천댁은 승철이 앓아누울 때마다 몇 날씩 밤을 꼬박 새우며 간호를 했다. 그때마다 보은댁은 측은한 얼굴로 누워 있는 손자를 바라보고 있다가 안쓰러운 얼굴로 며느리를 위로했다.보은댁의 말처럼 승철이는 다섯 살은 넘기고 나서는 언제 툭하면 앓아눕느라 이부자리를 벗 삼아 지냈느냐는 얼굴로 건강해졌다. 옥천댁은 승철이 건강해지기 시작하면서 잊고 있었던 이동하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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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7.0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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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이릏게 답답할 수가. 내가 시방 나 좋다고 들례 집에서 사는 줄 아능가 보지?""지가 시방 하고 있는 말은 언지까지나 우리 귀한 아들 기를 죽일 거냐 이거유. 당장 둥구나무 밑에만 가 봐도 지 또래는 다 애비가 있는데, 우리 승철이는 애비가 읎는 것도 아닌데 애비가 읎는 자식처럼 맨날 멀뚱하게 서 있잖유. 그런 판국이니 아 가 기가 살아 날 이유가 읎잖유.""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먼. 나는 머 승철이가 맨날 골골 거리믄 좋아 하는 줄 아능가 보지? 나도 승철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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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7.0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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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른 동네에 사는 사람들 보다 더 빠르게 전쟁을 기억을 벗어나려고 농사에 매달렸다. 그 탓에 불과 1년이 지나기도 전에 모두 예전처럼 순박하고 착한 농민들로 변해 버렸다. "죄가 있기루 치자믄 자식 앞세우고 안직까지 질긴 명줄 유지하고 있는 내가 잘못이지. 누굴 탓하겄슈.""자식 앞세운 부모 맘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백주 대낮에 대창에 찔려 참살을 당한 우리 부모님 명운도 빌어 줘야 할 거유"순배영감과 이병호도 피차 자식을 잃고 부모를 잃었으니까 그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고 약속을 했다. 결국 전쟁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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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3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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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댁이 피붙이에 불과한 승철이를 안고 들어 온 것은 그 해 가을이다. 추수가 끝나고 들판에 부는 바람이 지푸라기를 허허롭게 날릴 즈음이기도 하다. 옥천댁은 반년 전에만 해도 소식이 없다든 들례가 어느 사이에 남자 아이를 낳았는지 손가락을 짚으며 헤아려 볼 틈도 없었다. 황망한 기분으로 핏덩어리 승철을 안아서 안방에 눕혔다.승철이는 세상의 빛을 본지 겨우 한 밤이 지났을 뿐인데도 집을 떠나 낯선 방에 왔다는 걸 알고나 있는 것처럼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옥천댁은 젖이 나오지 않아서 급하게 미음을 끓였다. 그것을 그냥 식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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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2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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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댁은 들례의 신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들례가 일본인과 사이에 아들을 하나 두었다는 것도 노름꾼 남자와 한동안 동거를 했다는 점도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노동력이 필요할 때는 언제나 품삯을 주고 놉을 얻듯, 들례가 나이도 어리니까 자궁도 건강할 것이라는 점뿐이다. 그 이면에는 들례를 돌보아 줄 사람들이 없으니까 손자만 얻고 나서 언제든 쉽게 내쳐 버릴 수 있다는 점도 작용을 했다."아들만 낳으믄 먹고살만한 재산을 맨들어 준다는 말이 틀림없쥬?"들례도 정절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나까의 아들이면서 손기문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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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2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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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고 비록 밭이 틀리다는 흠이 있기는 하지만 낳은 정 보다는 지른 정이 짚다고 하드라. 핏덩이를 니가 재우고 미음을 믹여서 키우믄 널 에미로 알거 아니냐. 너도 니가 고생해서 키운 만큼 아들한테 정이 들 거고. 그릏다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아녀. 씨받이가 아를 벤 기미만 보이믄 부르믄 동하는 그 집에 얼씬도 안 할거여. 그랑께 동하가 한 달포 동안만 출장 간 셈치고 있으믄 된다. 그라믄 저절로 삼대독자가 니 품안으로 기어들어 올팅께.""애자 아부지하고도 상의를 한 거유?""동하는 니가 허락을 하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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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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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댁의 목소리는 비장한 각오를 한 표정에 걸맞게 진지했다. 하지만 옥천댁이 듣기에는 진지한가 보면 어딘지 모르게 서글프게 들리기도 했다."어머님, 지 나이가 올게 스물일곱 살이여유. 해방 전 나이로 치자믄 아를 낳기에 늙은 나인지는 모르겄지만, 요새는 지 나이에 결혼을 하는 여자들도 있슈. 집안 살림이 빈궁한 것도 아닝께 안직 실망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 드느만유."옥천댁은 보은댁이 손자를 기다리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를 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기회가 있다는 생각에 조용한 목소리로 반대를 했다."니 말이 틀린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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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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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성이 차지 않은 보은댁은 일부러 사람을 사서 다른 마을 입구에 있는 공덕비에서 한문으로 남男자를 파오게 해서 그 가루를 옥천댁에게 먹였다. 온 집안이 아들 낳기를 기원했지만 옥천댁은 세 번째도 딸을 낳고 말았다.옥천댁이 출산을 하던 날 밤 보은댁은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는 다는 얼굴로 휑하니 밖으로 나가 버렸다. 하지만 옥천댁은 사내자식처럼 우렁차게 우는 아이를 원망하지 않았다. 자기가 원해서 태어 난 것도 아니고 어른들의 원해서 태어난 아이를 원망했다가는 훗날 잘못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첫째나 둘째 아이 못지않게 사랑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6.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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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댁은 누런색의 무명을 광폭으로 넉넉하게 두 필 끊었다.그것을 햇볕이 좋고 바람이 좋은 날 양잿물로 푹푹 삶으니까 누런색이 하얗게 바랬다. 배냇저고리를 하얀 천으로 만드는 이유는 흰색은 고결, 순결, 순수의 상징과 함께 밝음, 영원, 불멸, 재생 등을 상징하는 신성색神聖色이다. 하얗게 바랜 무명천을 마당에서 햇볕이 가장 잘 드는 곳에 바짝 말려서 손이 없는 날이 되기를 기다렸다.옛날 사람들은 귀신이 날짜에 따라서 각각 다른 방향에서 사람이 하는 일을 방해한다고 믿었다. 초하루와 이튿날은 동쪽, 사흘 날과 나흘 날은 남쪽, 닷샛날과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6.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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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추수를 했다고는 하지만 모산 사람들 두지에 쌀 한가마니 분량을 담아둔 집이 드물었다. 대부분이 소작농이라서 수확한 벼의 절반 이상은 지주인 후지모토에게 도조로 받치고, 남은 벼마저 공짜나 다름없는 정부 고시가인 헐값에 공출미로 받친 뒤라서 제사를 지낼 쌀과 신주단지에 모셔둔 쌀이 전부인 세상이었기 때문이다."아니, 저기 다 쌀이란 말이지?""쌀이 아니믄 모래란 말여?""사내끼로 가마니를 꽁꽁 묶은 걸 보믄 틀림읎는 쌀이구먼. 저 쌀을 송림사에 받친다는 거여?"모산사람들은 이복만 집 머슴의 입을 통해서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6.2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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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댁이 앞장서서 앞마당에 묘목도 아닌 성목成木인 석류나무 두 그루와 대추나무를 심은 것은 애자의 한 돌이 지난 초봄의 어느 날이었다."마당에 대추나무라 색류나무를 심으믄 아들을 난다드라.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알겄지?"대추나무는 잎사귀가 없어도 나뭇가지가 뾰족뾰족한 부분이 있어서 금방 어떤 나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석류나무는 분간하기가 어렵다. 옥천댁이 석류나무 앞에서 호기심어린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고 보은댁이 귀담아 들으라는 목소리로 말했다."석류꽃도 보기가 참 좋아유……"옥천댁은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6.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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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 낳을 때까지 내가 신경을 써 줄팅께 먹는 음식도 가려서 먹으라 이 말이여. 음석만 가려 먹는 것이 대수는 아녀. 맘도 좋은 맘만 먹고 있어야 햐. 그래야 착한 아들을 낳지. 괜히 시건방진 생각을 해설랑 집안에 분란 일으킬 생각은 아예 꿈도 꾸지 말고.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겄지?"보은댁은 각별하게 옥천댁을 배려해 주며 첫 손자를 기다렸다. 손자를 낳게 되면 한 집에 4대가 살게 되는 셈이다. 그 때는 동네 사람들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았다. 지금은 동네사람들이 시아버지 이복만의 눈앞에서는 하인처럼 굽실거리지만 뒤에서는 후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6.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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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츠름 아는 거 읎고 무식하게 농사나 짓고 사는 놈들이 팔자 좋게 냘 걱정하믄서 살 수 있대유? 당장 오늘 하루 먹고사는 것도 힘든데?"황인술이 따라 준 술을 단숨에 비워버린 윤길동이 술잔을 김춘섭에게 돌리며 말했다. "지달려봐. 이승만대통령이 우리츠름 농사꾼들도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맨들어 준다고 했응께."황인술은 비틀거리는 몸짓으로 김춘섭의 잔에 넘치도록 술을 따라주었다."맞아유. 냘 당장 먹을 끼니가 읎드래도 희망을 안고 살아야지. 희망이 읎으믄 죽은 목숨하고 머가 다르겠슈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6.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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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고 보믄 요새 세상 참말로 살만한 세상여. 아! 톡 깨 놓고 야기해서 대통령이 누가 되든 무슨 상관이여. 구관이 명관이라고 이승만이 새로 대통령이 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항께 우리가 이 밤중까지 팔자 좋게 술잔이라도 기울 수 있는 거잖여."김춘섭의 등 뒤로 들판의 보리밭이 보인다. 윤길동은 신문지로 만 봉초를 피우면서 노릇노릇해 지고 있는 보리밭을 바라본다.한 배미가 열 마지기가 되는 논에는 제법 통통하게 살아 오른 보리가 미어터지도록 자라고 있다. 그 논뿐만 아니고 문전옥답이라 할 수 있는 동네 앞의 논은 거의가 이병호 소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6.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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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머리가 굵은 열대여섯 살 먹은 사내애들도 눈치껏 양은주전자로 막걸리를 퍼 가서 저녁마다 모이는 골방이 미어 터져라 모여 앉아서 눈이 따갑도록 담배를 피우며 술잔을 돌렸다.동네 개들도 총 출동해서 코를 벌름거리며 사람들 사이를 오가다 바닥에 버려진 동태뼈다귀를 횡재 삼아 주워 먹기도 했다.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는 부어라 마셔라 하는 식으로 흘러갔다.사람들은 특별나게 우습지도 않은 말에도 배꼽을 잡고 웃어 재끼는가 하면 괜히 장난을 걸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찢어지게 가난한 나날 중에서도 뼈아픈 경험들을 무용담처럼 털어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6.1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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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고 욕심이 읎을까. 하지만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열마지기나 부치고 있는 판국에 둥구나무꺼리 땅까지 달라는 말이 안 나와서 참고 있는 게지.""그래도 우리 동리서 면장님이 젤로 믿는 사람이 자네 춘부장이잖여. 딴 사람도 아니고 자네 춘부장이 논을 부쳐 먹고 싶다는 말을 끄내시믄 안 될 것도 읎지. 그릏다고 노동력이 읎는 것도 아니잖여. 노동력이라믄 우리 동리서 젤 택택하잖여. 춘부장도 똥장군 지고 다니시는 걸 보믄 나락가만닌들 못 지고 다니실까. 게다가 자네 마누라는 을매나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6.11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