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춘추전국시대 진(秦)나라에서 백성을 5가(家) 단위로 묶어 서로 감시토록 한 십오제(什伍制)를 실시한 이후, 동북아 나라에선 백성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상시화 됐다.“새벽 북소리에 맞춰 사람들이 나다니고, 저녁 북소리에 맞춰 쉬어야 했다(曉鼓人已行, 暮鼓人未息).”이 시는 당나라 시인 왕정백의 ‘장안도' 한 구절이다. 야간 통행금지를 빗대서 쓴 글이다. 당시 수도 장안을 바둑판처럼 108개의 방장으로 나눠 주간에만 사람들이 오갈 수 있도록 했다.새벽과 저녁 북소리에 따라 성문이 열고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12.13 16:10
-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공명지조(共命之鳥), 함께 공(共), 목숨 명(命), 갈 지(之), 새 조(鳥). 풀이하면 연기(緣起)적 공생(共生)관계를 망각하고 상대를 공격하다 보면 함께 다 죽는 어리석음을 지적한 말이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한국교수협의회에서 발행하는 ‘교수신문’이 국내 정치 상황이나 세태를 반영한 ‘올해의 사자성어’를 교수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하고 있다.지난 연말 전국 1천 46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명지조(共命之鳥)란 사자성어가 선정된바 있다. 공명지조는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12.06 16:00
-
[충청산책] 김법혜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6일 0시 기준, 한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583명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코로나 모범국으로 불렸던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600여명에 육박하자 한국이 대유행과 싸우기 위해 마련한 세밀한 전략이 위협받고 있다며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우리는 지난 2월과 8월 코로나19 확산세를 빠르게 진정시키고, 유럽처럼 봉쇄나 엄격한 제한조치 없이도 바이러스를 통제한 모델로 평가받았으나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겨울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11.29 16:32
-
[충청산책] 김법헤 스님·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로마의 네로 황제는 재정 수입을 올리기 위해 100%인 데나리우스 은화의 순도를 92%로 낮췄다. 안쪽에 구리를 넣고 바깥은 은으로 도금하였다. 구리를 넣은 만큼 정부의 재정 수입도 늘어났다.네로 이후 은화의 순도는 계속 낮아져 3세기 무렵에는 5%까지 떨어졌다. 사람들은 순도가 높은 예전 은화는 집에 보관하고 순도가 낮은 은화만 거래할 때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 돌아다니는 돈은 온통 저질 은화만 나돌았다.여기서 나온 것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이 등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11.22 14:45
-
우리에게 익숙한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변방 새[塞], 늙은이 옹[翁], 갈 지(之), 말 마(馬)자를 쓰는 새옹지마(塞翁之馬)다. 변방(邊方)에 사는 노인(老人)의 말이라는 뜻으로, 세상만사(世上萬事)는 변수(變數)가 많아 인생에 어느 것이 화가 되고, 어떤 일이 복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기에 재앙이 닥쳤다하여 슬퍼하거나, 복이 왔다고 하여 기뻐할 것이 아님을 이르는 말이다. 이 고사성어로 전해오는 이야기는 중국 국경 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이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도망쳤다.이에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11.15 15:00
-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나무 목(木), 닭 계(鷄), 갈 지(之), 큰 덕(德). 목계(木鷄)는 나무로 만든 닭을 말한다. 어떤 일에도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 목계지덕(木鷄之德)이다. 중국《장자(莊子)〈달생(達生)〉편에 나오는 고사(古事)다.주나라 선왕은 닭싸움을 좋아해 기성자(紀者)라는 투계 조련사에게 무적의 닭을 구해오라고 명한다. 열흘이 지나 왕이 조련사에게 물었다. "싸울 만한 닭을 구했는가?" 기성자가 답했다."아닙니다. 강하긴 하나 교만해서 자신이 최고인 줄 압니다. 교만을 떨치지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11.08 16:15
-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가을에 접어들면서 산골과 농촌에서는 골칫덩어리인 고라니와 멧돼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라니는 한국에만 있다는 희귀동물이라는데, 인간과 공생하기 보다는 이제는 먹거리에 분탕질하는 훼방꾼으로, 멧돼지는 사람조차도 위협하는 두려움의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고라니가 여름에는 익어가는 옥수수밭을 뭉개고 감자밭 등을 파헤치고, 돋아나는 새싹이나 농작물들을 뜯어먹고, 가을 수확 철이 되면 고구마밭이며, 콩밭 등 닥치는 대로 농산물을 짓밟고 분탕질을 해대는 통에 농작물이 온전하게 남아나질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11.01 15:45
-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해마다 이맘때면 노약자들은 일찌감치 '감기 예방 월동 준비'를 한다. 그러다 보니 어르신들의 독감 예방 접종은 통과의례처럼 큰 연례행사가 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지친 올해 같은 경우엔 노인들이 앞다투어 동네 병원 앞에서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이루어지기도 했다.보통 독감 예방 접종을 적기에 해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는 2주 정도 걸리기에 11월이 되기 전에 맞아야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어르신 무료 독감 백신은 세 가지 바이러스를 넣은 '3가 백신'이기에, 네 가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10.25 16:10
-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다언삭궁(多言數窮)'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많을 다(多), 말씀 언(言), 자주 삭(數), 다할 궁(窮)이다. 말이 많으면 자주 궁지에 몰린다는 뜻이다. 말은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만 하면 좋은데, 이것이 넘치거나 모자라거나, 잘못 알려져 대인관계를 갈라놓기도 하고, 원수를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모든 화의 근원은 말하는 입에서 나온다는 구화지문(口禍之門)이라는 말도 있다. 결국 말이라는 것은 조심할 뿐만 아니라 되도록이면 적게 해야 한다. 하지 말아도 될 말을 이것저것 늘어놓다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10.18 15:20
-
[충청산책] 김법혜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요즘 코로나19로 시달린 사람들이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 옛말에 ‘수노근 선고, 인노퇴선쇠(樹老根先枯,人老腿先衰)’란 말이 있다. 樹나무 수, 老늙을 노, 根뿌리 근, 先먼저 선, 枯 마늘 고, 人 사람인, 老 늙을 노, 腿 넓적다리 퇴, 先 먼저 선, 衰 쇠할 쇠.풀이하면 "나무는 뿌리가 먼저 늙고, 사람도 다리가 먼저 늙는다"는 뜻이다. 사람은 늙어가면서 대뇌에서 다리로 내려 보내는 명령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전달 속도도 현저하게 낮아지게 마련이다.중국의 삼황오제(三皇五帝)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10.11 12:20
-
[충청산책] 김법혜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45장에 대교약졸(大巧若拙)이란 말이 나온다. 클 대(大), 공교로울 교(巧), 같을 약(若), 옹졸할 졸(拙)로 쓰인다. 훌륭한 기교(技巧)는 졸렬(拙劣)한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실제로 서툴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높은 경지의 재주를 가진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 허술한 듯 하지만 그 속에는 깊고 뛰어난 재주를 품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대교약졸(大巧若拙) 앞뒤로 대직약굴(大直若屈)과 대변약눌(大辯若訥)이란 말도 있다. 이 말도 모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10.04 13:30
-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올 추석은 사상 최저의 귀향률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제 두 자리 수로 떨어지고 있어 반갑긴 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유행이 시작된지 38일 만이다.한때 400명대까지 치솟은 확진자 수가 100명 아래로 감소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다. 강력한 방역 조치와 시민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방역 수칙을 잘 지켜준 덕택이 아닌가 싶다.보건복지부는 지금까지 신규 확진자 수에 중점을 뒀으나, 앞으로는 중환자 비율과 중환자실 준비 상황, 치명률 등 우리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09.27 15:40
-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우리나라 고위공직자 자녀들에 대한 병역비리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에 대한 휴가 미복귀 사건이 몇 달째 나라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등 고위공직자 자녀의 병역비리가 근절되지 않아 부끄럽기 그지없다. 고위공직자 자녀 병역비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2013년 정홍원 전 국무총리의 인사청문회 당시 핵심 쟁점 중 하나가 아들 병역 문제였다. 정 전 후보 아들은 대학교 2학년 때 첫 신체검사에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4년 뒤 재검에서 허리 디스크로 병역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09.20 15:45
-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한 달 전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호우로 섬진강이 홍수로 인해 농가 축사에서 키우던 소 10여 마리가 해발 531m의 전남 구례 사성암까지 떠내려가 피난 간 것이 당시 화제였다. 사성암은 지리산 능선 가까이 구례의 넓은 들녘을 휘돌아 흐르는 섬진강을 한 눈으로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있는 조그만 암자이다. 구례읍에서 2Km쯤 남쪽 죽마리 오산 정상에 자리하고 있다. 본래 오산에 지어 있어 오산암이라 불렀으나 원효대사, 의상대사, 도선국사, 진묵대사 등 네 분의 고승이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09.13 16:54
-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조변석개(朝變夕改), 朝(아침 조)/ 變(변할 변)/夕(저녁 석)/改(고칠 개). '아침, 저녁으로 뜯어 고친다'는 뜻으로 계획이나 결정 따위를 자주 바꾸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미래통합당이 최근 '국민의힘'으로 새 당명을 결정했다. 여의도 정치판을 보면 음식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먹자골목 비슷한 생각이 든다. 특선요리가 있는 듯 새로운 공약을 앞세워 유권자를 끌어 모으려는 정당의 행태가 식당 단골 손님을 확보하려는 듯한 인상마저 풍길 때가 종종 눈에 띤다. 신장개업과 비슷하다는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09.06 15:50
-
일심동체(一心同體)란 말이 있다. 한 일/ 마음 심/ 같을 동/ 몸 체/ 그래서 흔히 부부(夫婦)를 가리켜 일심동체라고 한다. 이럴 때 쉽게 쓰는 표현으로 '남편은 두레박, 아내는 항아리'로 두레박에 물을 길어다 항아리에 채우듯이 남편은 밖에서 돈을 벌어 집에 가져오면 아내는 그것을 잘 모으고 간직하여 치부한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일심동체는 비록 몸은 서로 각각이지만 마음과 몸이 하나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부부가 자식들과 함께 살아도 일심동체가 맞다. 하지만 부부의 일심동체와는 차이가 있다. 같은 말로 이체동심(異體同心)은 서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08.30 17:48
-
[충청산책] 김법헤 스님·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고사성어가 생각난다. 작을 소/탐할 탐/클 대/잃을 실/ ‘작은 것을 탐내다가 큰 것을 잃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말도 있다.옛날 촉(蜀)나라(지금은 四川)는 부유한 지방으로 넓은 평야에 곡식이 잘되어 곳곳에 창고가 많았고, 금은보화가 넘쳐나는 부강한 나라였다. 그러나 촉나라 국왕은 욕심이 많아 재물을 거둬들이기에 온 힘을 다 했다.더욱 많은 금은보화와 아름다운 미인들을 갖고자 했다. 주(秦)나라는 촉나라의 이웃으로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08.21 11:17
-
[충청산책] 김법혜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분홍색 계열의 원피스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한 의원을 두고 극우 사이트와 친문 지지층 사이에서 모두 '오빠라고 불러봐라' '노래방 도우미 같다'는 등의 비난이 나왔다고 한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제21대 국회에 진출한 류호정(28,여) 의원의 복장을 두고 한 때 논란이 됐다.우리나라 국회 개원사상 7, 9, 12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옥선(86,충남 서천) 전 의원은 '남장(男裝)'한 여성 정치인으로 유명했다. 항상 양복에 화사한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08.17 11:01
-
[충청산책] 김법혜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고전(古典) 여담에 임금 군, 아들 자, 갚을 보, 원수 구, 열 십, 해 년, 아닐 불, 늦을 만,(君子報仇 十年不晩), '군자의 복수는 10년을 참아도 늦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마천 사기의 '범저채택열전'에서 나오는 말이다. 중국인의 '복수 철학'을 언급할 때 자주 인용되는 문장이기도 하다. 이 말에는 복수도 중요하지만 '인내를 하면서 실력을 닦는다'는 교훈도 담겨있다. 즉 '적절한 때를 기다린다'는 뜻이 담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08.07 17:40
-
[충청산책] 김법혜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공자 옹야판에 "자왈(子曰),중용지위덕야(中庸之爲德也),기지의호밈(基至矣乎民),선구의(鮮久矣)"란 글이 있다. 이 글에서 '중용'은 지극의 덕이지만 사람들이 중용의 덕을 잃은 지 오래다.유교의 근본 문헌인 논어에 나오는 구절로 공자가 직접 언급한 문구로 유명하다. 중용은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으며,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도 않는 이상적인 상태를 뜻 한다.공자가 말한 중용은 나라를 다스리는 큰 일에서도 그렇겠지만 우리 각자 개인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일
충청산책
충청일보
2020.07.31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