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 31일까지 '래디컬 아트'展

▲ 안시형 作 '못'
▲ 박정기 作 '미술관을 위한 미술관'.
▲ 박기원 作 '뜨거운 물'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충북 청주시립미술관 분관 오창전시관이 올해 첫 번째 기획전시로 '래디컬 아트(Radical Art)'를 열고 있다.

퍼블릭 아트 프로젝트 '아트 인 라이프(Art in Life)'의 연계 전시인 이 자리에서 오창전시관은 박기원·박정기·안시형 작가의 대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의 키워드인 '래디컬(Radical)'은 '뿌리와 원천' 또는 '급진적'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름처럼 이번 전시는 공공미술에서 말하는 장소의 특정성과 '오창'이라는 도시에 뿌리를 두는 동시에 그동안 현대미술에서 두드러지지 않았던 급진적인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데 의미를 둔다.

박기원은 주어진 공간을 최소한의 형식으로 구현해내는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장 바닥과 벽면 전체를 에워싼 작업 '엑스(x)'는 아무것도 없음을 상징하는 X(0)를 통해 '사람의 균형과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선 같은, 제로 상태'를 나타낸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뜨거운 물'은 공간에서 즉각 감지되는 대기와 그 분위기를 표현했으며 붉은 빛에 의해 용암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연출한다.

박정기는 지금까지 공간 프로젝트를 통해 실현됐거나 그렇지 못 했던 일련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동양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붓걸이'부터 하나의 작품이 아니라 독일 뮌스터의 전시 공간 자체를 보여주는 '미술관을 위한 미술관'은 공간에 대한 작가의 직관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접근의 결과물이며 예술로 변화한 공간의 모습들을 소형 모델을 통해 보여준다.

안시형은 주변에서 발견되는 오브제와 그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내러티브를 관람자에게 제시한다.

'못'은 건축물 폐자재에 박혀있던 구부러진 못을 망치로 편 작업이다. 본연의 성질이 사라지고 연약한 모습만 남은 오브제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재구성된 이번 작업은 때로는 노동집약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며 세상에 대한 연민과 자기성찰까지 느끼게 한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사각 프레임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움직이는 착시를 느끼게 하고 공간 안에 또 다른 공간을 형성하며 일상의 사물들을 새롭게 보이도록 하는 등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만든다.

오창호수도서관 내 오창전시관은 실내전시장 뿐 아니라 테라스 형식의 옥외전시장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 퍼블릭 아트는 유휴공간이던 옥외전시장과 1층 실내 로비, 야외 화단에 세 작가의 창작 조형물을 설치한 프로젝트다.

오창전시관은 도서관 특성에 걸맞게 제작된 이 창작 조형물들을 시민들에게 상시 개방,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대중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의 역할을 꾀한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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