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보완 조사 등 필요"

[세종=충청일보 장중식기자] 문화재청이 지난해 8월 국보로 지정 예고한 보물들이 줄줄이 '유보 결정'을 받았다.

문화재위원회로부터 국보승격에 제동이 걸린 보물은 제1404호 '봉사조선창화시권'(奉使朝鮮倡和詩卷)과 제1405호 '비해당 소상팔경시첩'(匪懈堂 瀟湘八景詩帖)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두 유물은 조선 전기 학자들이 쓴 시를 모은 문서와 그림·글씨를 수록한 서첩으로, 국보 승격을 위한 조사 당시 지정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승격보류 결정을 낸 데 대해 문화재위원회는 "보다 명확한 승격 가치 검토를 위해 보완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보는 보물 중에서도 인류문화 관점에서 볼 때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한다.

국보는 현재 337건으로, 보물 2159건과 비교해 매우 적다.

봉사조선창화시권은 1450년 즉위한 명나라 경제(景帝)가 내린 문서를 전달하러 조선에 온 한림원시강(翰林院侍講) 예겸과 집현전 학사들이 문학 수준을 겨루며 쓴 시 37편을 추려서 엮은 자료다.

비해당 소상팔경시첩은 세종 셋째 아들인 비해당 안평대군이 1442년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주제로 당대 문인 21명이 쓴 글을 모은 유물이다.

소상팔경은 중국 후난성 소상(瀟湘)의 여덟 가지 아름다운 풍경을 뜻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정 예고 제도는 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자는 취지로 운영한다"며 추가 조사와 연구를 한 뒤 두 유물의 국보 승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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