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득수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2일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데 대해 “판을 깬 것은 미국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그런 점에서 미국의 귀책 사유가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하노이 회담 합의 무산의 귀책 사유가 어느 쪽에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예측 가능한 행태를 보였고 미국은 예측가능하지 않은 행태를 보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그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에 가서 ‘점진적·병행적 접근을 통한 타결’이라는 메시지를 줬으나 갑자기 ‘빅딜’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특보는 이 발언 후 “쌍방의 책임이 있는 만큼 ‘귀책 사유’란 표현은 철회한다”고 번복했다.
문 특보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유 중 하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과욕과 김정은의 과신을 꼽았다.
김 위원장을 만나 단번에 ‘빅딜’로 해결하려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과욕과 영변 하나 만으로 제재 완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과신한 김 위원장의 오판이 ‘노딜’로 귀결됐다는 것이다.
또 하노이 정상회담 도중 불거진 마이클 코언 청문회가 마지막 순간(Last minute)도 변수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북한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이 포착된 데 대해선 “북한이 그것을 협상 레버리지로 사용한다면 상당한 악수(惡手)가 될 것”이라며 “사소한 악수가 상황을 재앙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득수 기자
leeds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