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송면중, 마을 어르신들 이야기
전기 '눈 오는 날 메주 할머니' 발간

 

 

▲ 박오영 어르신(가운데)과 송면중학생들.
▲ 이두순 어른신과(오른쪽) 송면중학생.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충북 괴산 송면중학교가 마을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담은 '눈 오는 날 메주 할머니(사진)'를 발간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지난 2017학년도 활동 자료집 '소녀와 할머니의 공기놀이'에 이어 2018학년도 활동을 묶은 두 번째 출판물이다.

송면중의 마을 어르신 전기문 쓰기는 행복씨앗학교 사업 일환으로 2017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 활동이다.

이 프로젝트는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소박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관점을 갖고 그 분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나누려하는 활동이다.
이 책은 전교생 28명이 마을 어르신을 찾아가 그들이 들려주신 삶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기록한 결과물이다.

특히 올해는 지도교사가 찍은 어르신들의 사진을 마을 드로잉동아리 회원들이 드로잉으로 그려 책의 품격을 더했다.

책에는 송면중 학생들이 그저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로만 알고 있던 분들과 만남을 통해 그들의 고단하고 힘들었던 삶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1학년 유예윤 학생은 "평생 먹고 살기 바빠 꿈같은 건 생각해본 적도 없이 그냥 밥이나 하고 빨래나 했다고 하시던 할머니가 '나도 가수가 돼 노래 부르며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처음 말해본다'고 수줍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마음 아프고 뭉클했다"고 말했다.

2학년 정주원 학생은 "어린 시절 첫사랑 이야기와 '옛날에 부잣집 아이들이 피아노 레슨을 받는 것을 보고 너무 부러웠다'는 할머니가 지금도 피아노를 열심히 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한 권의 소설책을 읽는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3학년 김진형 학생은 "어려운 시절 도와주는 사람 하나없이 가난했던 할아버지 삶 속에서 지금의 할아버지로 자리를 잡으신 건 당신의 의지 없이는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존경스러움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봉겸 교장은 "이 활동을 통해 학생이 개인의 삶과 사회에 대해 이해하는 사고의 폭이 한결 넓어지고 자신과 주변의 역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 교육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면중은 지난 15일 학교 다목적실에서 학생, 인터뷰를 해준 할머니, 할아버지, 드로잉을 그려준 마을 분들,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눈 오는 날 메주 할머니'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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