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만 18∼34세 미취업자 중
졸업·중퇴한지 2년 이내만 지원
포인트로 지급… 현금인출 불가
"큰 도움될 것" vs "선심성 정책"

▲ 충북도 구인 구직 만남의 날 행사가 18일 오후 2시부터 충북도기업진흥원 연수관에서 구직자 3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청년 및중장년층 채용계획이 있는 ㈜네오비젼, ㈜에스폴리텍, ㈜마크로케어 등 26개 우수 강소 중소기업이 참여해 현장면접을 거쳐 80여명을 채용검토키로 했다. 또 입사지원서 클리닉,면접 메이크업 및 이력서 사진촬영 등 부대행사가 무료로 진행돼 면접을 앞둔 구직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글=배명식기자 사진 제공=충북도기업진흥원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학원비도 부족하고 면접비용도 받기 힘든 상황에서 한 달에 50만원이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정부가 청년이 학교 졸업 후 첫 취업까지 걸리는 경제적 공백기에 취업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지원한다. 취업준비생 50만명 시대, 1년에 가까운 첫 취업 소요시간 동안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다르면 취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지급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신청 접수가 25일부터 시작된다. 노동부는 올 한 해 8만명에게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책정된 예산은 1582억원이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지원대상은 △만 18∼34세 미취업자 가운데 △고등학교 이하 및 대학교·대학원을 졸업 또는 중퇴한 지 2년 이내 △기준중위소득(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 120%(2019년 4인 가구 기준 553만6243원) 이하 가구에 속하는 청년이다. 고등학교·대학교·대학원 재학생 및 휴학생은 참여가 불가하다. 아르바이트 등을 하더라도 근로계약상 주 노동시간이 20시간 이하이면 미취업자로 분류돼 신청할 수 있다.

선정된 청년에게는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취업 준비금이 제공되며 생애 1차례만 지원받을 수 있다. 선정 청년은 구직활동 계획서 및 구직활동 보고서 작성, 사전 동영상 수강, 예비교육 참석 등 자기 주도적 구직활동을 돕는 프로그램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지원금은 유흥, 도박, 성인 용품 등과 고가의 상품 및 자산 형성 관련 업종 등에는 사용이 제한된다.

지원금은 클린카드에 포인트로 지급되며 현금 인출이 불가능하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받는 동안 취업하면 지원이 중단되고 3개월 근속을 하면 '취업성공금' 50만원을 현금으로 받는다.

노동부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 지방자치단체의 비슷한 사업과 중복되지 않도록 지자체는 학교를 졸업·중퇴한 지 2년이 넘은 청년을 지원하도록 했다.

우리나나 취업준비생은 2005년 35만명 수준에서 50만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첫 취업 소요기간은 9.4개월에서 10.7개월로 증가했다. 청년희망재단 조사에 따르면 취준생은 가장 어려운 점으로 비용 마련(26.6%)을 꼽았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청년기 첫 직장은 생애 소득과 고용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청년이 취업 준비 비용 부담을 덜고 구직활동에 전념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정책이 신규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축소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선심성 정책이란 비난도 적지 않다. 청년들이 취업 하고 싶은 좋은 기업(대기업)의 자리가 한정된 상태에서 취업 준비금을 준다고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거나 취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취업 의지가 없는 일명 니트족(NEET·Not in Employment, Education, Training·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으면서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에겐 적당히 요건만 맞추면 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에 취업·근로 의욕을 더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 40시간 이상 성실하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취준생이 혜택을 못 받는 등 지원 요건의 불평등 요소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직장인 A씨(34·청주)는 "취지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취준생들에게 지원금을 준다고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정 지원할거면 취업 후에 갚도록 하는 방식이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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