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우리는 누구나 두려움을 안고 있다. 자신의 계획이 잘못될 지도 모를 것 같은 아주 큰 두려움부터 오늘 왠지 일이 잘 안 풀릴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까지 그 크기나 종류도 참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학생들은 시험의 두려움을 이기기 위한 방법으로 모의시험을 치른다. 문제집을 풀고 학원을 다니면서 시험의 횟수를 늘려 시험에 대한 익숙함으로 두려움을 이기려고 하는 것이다.

직장인들은 어떤가?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나 판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진짜 자신의 모습은 감추고 바람이 잔뜩 들어간 풍선처럼 허풍스럽고 과장된 모습으로 자신을 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저마다 술을 먹어야 진짜 대화가 된다고 말하기 일쑤이다. 술을 먹고 긴장이 풀려야 그때부터 마음에 담아 두었던 진짜 이야기가 나온다는 말이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가 많이 신경을 쓰고 또 노력하는 일들 중 많은 부분이 바로 스스로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 때로 그 일들은 정당하고 분명한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이면에는 여러 모양으로 다가오는 마음속 두려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그럼 이와 같은 두려움이 반드시 우리에게 나쁜 영향만 주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사실 앞서 말한 것처럼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이유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이다. 결국 두려움 그 자체는 사람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시험에서 실패할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왜 그토록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가? 인생의 낙오자가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즉, 어떤 경우 이 두려움은 그 자체로 우리의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두려움을 반드시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문제는 내 마음속 두려움이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두려움 그 자체에 지배를 받는 사람은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 포기하여 낙심한다. 많은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향해 노력하지만 도한 적지 않은 수의 학생들이 학업의 과정을 도중에 멈춘다. 왜 그런가?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이 두려워 미리 포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학생들은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더욱 좋은 성적을 얻게 된다.

이처럼 두려움 그 자체를 우리에게 좋은 것이냐 나쁜 것이냐 논하는 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다. 지금 내 자신이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이 두려움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 두려움 때문에 포기할 수도 있지만 두렵기 때문에 더욱 노력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다.

성경을 보면 삼손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그는 하나님이 너무 큰 힘을 주었기 때문에 결코 두려워할 일이 없었다. 1000명의 군사가 자신을 에워싸는 상황에서도 그는 당황하지 않고 그들과 싸워 승리한다. 하지만 이처럼 아무 두려움 없는 그의 태도가 오히려 문제가 된다. 그는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한 여인에게 자신의 힘의 비밀을 알려준다. 그리고는 이 여인의 배신으로 모든 힘을 다 빼앗기고 적군의 포로가 된다.

그 인생의 불행이 바로 아무 두려움이 없는 마음과 태도 때문인 것이다. 결국 우리 인생의 기쁨은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두렵지만 그 두려움을 안고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인 것이다. 인생의 두려움이 있는가? 괜찮다. 두려움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실력을 키워라. 그것이 진짜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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