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로 번지는 경우 빈번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본격적인 영농철을 코앞에 두고 농업 부산물이나 쓰레기를 소각하려다 산불과 들불로 번지는 경우가 빈번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야로 불이 번지는 등 화재가 커졌을 때 이를 진압하다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 낮 12시쯤 충북 증평군 증평읍 남하리의 한 밭에서 들불이 났다.
불은 밭에서 일하던 A씨(58)가 밭두렁을 태우다가 발생했다. 

밭두렁 일부만을 태우려 했던 불은 삽시간에 커졌고 A씨는 급한 마음에 농기계로 불을 끄려고 시도하다가 얼굴과 손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지난 1일 오후 2시 47분쯤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한 임야에서도 불이 났다.
잡초 등 쓰레기를 소각하려다 들불로 번진 것인데 진화하려던 B씨(80)가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3일 충북 충주 엄정면 미내리에서 잡풀을 소각하던 중 불씨가 주변에 있던 주택으로 옮겨붙는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봄철에는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작은 불씨가 쉽게 들불로 확대하기 쉽다.
순식간에 커진 들불 속에서 노인들은 신속히 대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19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2018년)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시작된 화재는 1338건에 달한다.
화재로 인해 16명의 사망자와 48명의 부상자, 11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사상자 대부분은 노인층으로, 60대 이상이 83%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논·밭두렁 소각은 봄철 산불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7일까지 발생한 산불 16건 중 37.5%(6건)가 밭두렁·쓰레기 소각 부주의로 발생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봄철에는 대기가 건조해 불이 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불이 나면 혼자 진압하지 말고 일단 대피한 뒤 119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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