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무분별 확산으로 왜곡된 성 인식 심어줄 수 있어 건강하고 올바른 성교육 필요"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너 '정준영 성관계 몰카' 봤어? '성 접대'가 뭔 줄 알아?" 성폭력 예방교육을 위해 충북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김모 강사는 아이들 대화를 듣고 깜짝 놀랐다. 

다양한 미디어와 언론 등에 보도된 내용과 성인이 들어도 낯 뜨거운 단어들을 아이들이 사용하며 또래끼리 말을 이어가던 것이다. 
문제는 그런 단어가 가지는 의미와 내포된 내용도 정확히 모른 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

김 강사는 "이런 단어들(몰카 영상, 성 접대 등)을 청소년이 얼마나 이해하고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왜곡된 성문화를 잘못 받아 들이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최근 사회지도층과 일부 연예인들의 성범죄가 인터넷과 SNS,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무분별로 확산, 보도되면서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청소년에게 그릇된 성 문화와 왜곡된 성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이 주된 놀이인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쉽게 간접적인 행동 영향을 줄 수 있어 전문가들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를 가진 학부모들은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초등학생 아이를 가진 조모씨(34)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가짜뉴스와 음란물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상에 퍼지는 마당에 일부 파렴치한 공인들의 민낯까지 언론에 보도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한 방송사는 뉴스 영상에 정준영 사건의 피해자가 누구인지 암시하는 내용을 보도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리포트를 온라인에서 삭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큰 틀에서 일대 다수로 진행하던 청소년 성교육보다 자세하고 전문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김남희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자아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학생들이 언론보도와 인터넷, SNS 등을 통해 그릇된 성인지 가치관을 정립하는 실정이다"며 "호기심이 강한 청소년들은 자극적인 성인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제대로 된 성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교육진행은 물론, 학부모들도 함께 올바른 성지식을 배워 아이들이 건강하고 올바른 성적의사결정권을 지닐 수 있게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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