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지난 18일 오후 한국교원대학교 도서관에서는 명사특강 행사로 특별한 강사를 모셨다. 국민가수로 유명한 인순이가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설립한 해밀학교 이사장으로 ‘비온 뒤 맑은 하늘... 해밀이야기’를 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원고도 없이 마이크를 잡은 채 지나온 자신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하면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후 보답할 일을 찾는 과정에서 만나게 된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학교 설립 과정과 어려움, 그러면서도 느끼는 보람에 대해 풀어놓았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도와주신 분들을 다시 돕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온 군부대 위문공연, 강연, 1인을 위한 노래 부르기 등등도 소개하였다. 이날 행사도 다문화에 대한 예비교사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한 재능기부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강연을 들으면서 사회적으로 성공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사회적으로 성공하라고 독려한다. 행여 자신의 잘못으로 학생들의 앞길을 막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진학과 진로 상담에 고민한다. 그런데 진짜 사회적 성공은 단지 돈을 많이 벌고, 명예로운 지위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돈이 많거나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지위와 부를 이용해서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진짜 사회적 성공은 자신의 성공을 깨달았을 때 이를 받은 사회에 다시 기부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 성공했다고 생각해야 사회에 그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아무리 돈이 많고 사회적으로 성공했어도 사회적 기부를 하기에는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진짜 성공이 아니다.

김인순 해밀학교 이사장은 어린 시절 다문화 가정이었던 자신의 삶이 너무나 힘들어서 자신을 무책임하게 낳은 엄마에 대한 원망도 컸고, 자신을 이방인으로 대하는 한국 사회에서 맘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고통이 자신의 성공에 밑거름이 되었고, 성공한 후 1인을 위한 노래부르기 봉사 활동 과정에서 어렸을 때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던 이웃을 만나 진정한 용서를 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한다.

담담하게 이어져가는 그의 이야기 속에서 잊고 싶었던 과거를 일부러 들추면서 자신이 겪은 고통을 오늘날에도 겪을 다문화 아이들을 돕고 싶어 하는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하고 키운 자식은 오히려 불효하고, 없이 키워서 고생한 자식이 효도한다는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흙수저라고 부모를 원망하지 않고, 남과 다른 외모를 물려준 부모도 용서하고, 성공을 감사하면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사회적 성공자라는 생각을 강연 내내 하였다. 이 강연을 들은 예비교사들이 앞으로 만날 제자들에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란 자신의 성공을 사회에 기부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르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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