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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이 나던 교육 시대는 끝났다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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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1  1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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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대, 교육은 서민들의 희망이자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끈 동력이었다. 최근 사교육이 번성하면서 교육은 사람들의 꿈을 빼앗고 사회 양극화를 확대 재생산하는 반민주적 시스템으로 전락할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사교육은 만악의 근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들은 살인적인 학습 부담에 신음하고 학부모들은 연간 20조원에 이르는 사교육비를 대느라 허리가 휘고 있다. 젊은 세대의 저출산과 중장년 세대의 노후 불안도 과다한 사교육로 날리고 있다. 가계 소비를 옥죄고 있는 이런 사교육비는 경제 회복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초·중·고생에게 들어간 사교육비는 1인당 월평균 29만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 사교육비는 6년 연속 늘어났고, 특히 지난해에는 7.0%나 증가했다. 역대 정부가 ‘사교육 부담 경감’을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해 왔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사교육이 이처럼 기승을 부리는 가장 큰 원인은 일관성 없는 대학입시 정책에서 비롯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초중등 교육 과정이 일류 대학을 가는 데 귀결된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부모의 소득에 따라 자녀의 기회는 절대 균등하지 않다. 양과 질에 있어서 이러한 사교육의 격차는 입시에 영향을 주고, 취업으로까지 연결되면서 우리나라가 갈수록 개천에서 용이 나기 어려운 사회가 되고 있다.

치솟는 사교육비는 교육 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툭하면 바뀌는 입시제도에 불안해진 부모들이 학원의 공포 마케팅에 지갑을 열면서 사교육 열풍이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따라서 대입제도가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해야 학생들이 그에 맞춰 적절히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대입 정책이 갈팡질팡하는 행태는 이 정부 들어서도 거의 마찬가지다.

현행 제도는 지나치게 복잡하다. 수시·정시로 나뉜 데다 수능시험에서의 과목 선택, 학생부 종합전형의 반영 비율 등에서 편차가 너무 크다. 지난해 지출된 사교육비 가운데 교과 학습이 아닌 진로·진학 관련 상담에 소비된 ‘입시 코디’ 비용만도 619억원에 이르렀다는 조사도 나왔다.

공교육 황폐화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 상위 1% 안에 드는 학생과 하위 10%인 학생이 두루 뒤섞인 교실에서 공교육이 제대로 기능하기를 기대하는 건 애당초 불가능하다. 더욱이 대학별 전형도 제각각이다. 결국 이런 문제들이 뒤엉켜 불안을 키우는 가운데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사교육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지만 효과는 미미하고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교육비 경감 대책으로 꼽히는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은 5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데다 '방과 후 학교'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못하게 된 것도 원인이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교육부는 그동안 뭘 했는가. 높은 사교육비는 소비 활성화와 은퇴 준비의 걸림돌이 되는 등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최근 사회적 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극심한 저출산 현상에 가계를 위협하는 육아와 사교육비 부담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봐야 한다.

사교육 문제만 해결돼도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개선되고, 궁극적으로 저출산 문제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공교육 정상화가 먼저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력 중시의 사회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교육적 문제다. 망국병 사교육 치유를 위해 교육부가 서둘러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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