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싱' 논란 속 제천 방문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 당부
성난 민심은 잠재우지 못해

▲ 21일 오전 충북 제천시를 찾은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충북선 고속화 철도의 제천역 경유를 촉구하며 항의하는 시민들을 피해 급하게 시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제천=충청일보 이재남기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21일 제천을 방문, 도민과의 대화를 통해 충북선철도 고속화 노선을 제천역 경유가 아닌 봉양역 경유로 설득하려 했지만 성난 민심을 잠재우지 못했다.

오히려 시청사에 들어설 때 한 남성이 이 지사에게 달려들어 넥타이가 풀어지는 봉변을 당했다.

이 지사는 이날 "(충북선고속화 철도가 제천역이 아닌)봉양역을 경유하는 방안이 정부를 설득하는 데 있어서 가장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천역을 경유하는 방안이 좋기는 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정부에서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정부는 충주에서 원주로 바로 가면 빠르고, 제천은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제천역 경유 제안은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지사는 "충북도는 어떤 방법이라도 제천은 가야 한다고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며 "제천 발전을 위해 어느 것이 현실적인지를 시민 여러분들께서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인근에서 집회하던 시민 200여 명이 현수막을 들고 강하게 저항하면서 한때 몸싸움이 발생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일각에선 충북선 고속화철도가 제천역을 통과하지 않고 봉양역만 경유하는 것은 사실상 '제천 패싱'이라며 반발이 잇따랐다. 이들은 '제천은 죽었다'라고 쓰인 현수막으로 제천시청 정문을 가로질러 막은 뒤 차에서 내려 도보로 시청사에 진입하려는 이 지사를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는 시민과 경찰, 공무원들이 뒤엉켜 일부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10여 분 동안의 몸싸움 끝에 겨우 시청사에 들어갔으나 시민들이 시청사 안까지 따라 들어와 "청주로 돌아가라"며 몰아세웠다. 도민과의 대화에서도 충북선 고속화철도의 제천역 경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충북도가 22일 국토교통부에 제천역을 제외한 봉양역 경유안을 제출하기로 해 이를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의 반발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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