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너와 내가 친구가 되기 위함이다. 왜냐하면 미술을 하기위해서는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로 꽃 한 송이를 그림으로 그린다고 가정해 보자.
▲나무를 그린다면 나무와 친숙해지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김경민미술연구소
우선 꽃을 바라보며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고, 냄새가 궁금하여 향기를 맡아보는 과정이 필요하고, 색깔은 어떤지, 줄기는 튼튼한지 약한지, 꽃잎은 부드러운지 까칠까칠 한지 등의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알아가는 과정을 마친 후에 튼튼한 식물의 줄기를 그리고, 도톰한 잎사귀와 부드럽고 연약해 보이는 꽃잎과 기분 좋은 향기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그림은 눈으로만 보여 지는 사진개념으로서의 똑 같이 재현하는 그림과는 분명 다른 느낌으로 와 닿을 것이다.
식물을 그리기 위해서는 식물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동물을 그리기 위해서는 동물과 친숙해지고 보살피며 사랑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자연을 그리기 위해서는 자연에 나가 자연을 느끼고 체험하며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더욱이 사람을 그리기 위해서는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알아가는 조율의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들의 마음속엔 누구나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단지 마음속에 있기 때문에 가시화되어지지 않았을 뿐이며, 이러한 보이지 않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활동이 바로 미술이다.
미술은 나를 나타내는 자기표현활동(自己表現活動)으로 끊임없이 나를 드러내는 다양함을 지니고 있는 활동이기 때문에 미술표현을 하면서 우리들의 마음은 더욱 더 아름다워진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은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것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마음으로 온기가 전해지는 따뜻한 그림을 그릴 것이다. 또한, 마음이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그림을 그릴 것이며, 이러한 자기표현이 미술과 친구가 되는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이것이 미술활동의 가치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머리로만 이해되면 쉬 사라지지만, 내가 직접경험하고 표현하여 가슴으로 느낀다면 우리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간직하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미술을 사랑하는 이유이다.

/김경민 미술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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