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준
충북청소년상담지원센터 사무국장
5월은 어린이 날을 비롯해, 어버이 날, 부부의 날 등 가정과 관련된 많은 기념일과 행사가 있는 달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청소년종합지원센터를 비롯해 많은 기관이나 단체에서도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도록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렇게 '가정', '가족'이 소중한 이유는 가족 구성원이 서로 사랑과 관심을 가질 때, 우리가 서로 의지하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가족뿐 아니라 이웃과 이웃의 가족에게도 많은 관심을 갖는 등 사랑의 문화를 가져왔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우리문화의 정수(精髓)를 인정문화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과거 해방 전·후까지만 해도 전 국민이 한 가족과 같이 지내왔다. 어디를 가나 나이가 많으면 할아버지·할머니·아저씨·아주머니고 어리면 조카고 동생이고 손자이고 이러한 관계가 유지됐다. 그리고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청소년들은 부모와 어른들의 사랑과 보호 감독을 받아왔다.

산업화와 함께 사라진 '이웃사촌'

그런데 우리나라가 공업화, 산업화 되면서 이러한 인간 중심적인 전통이 많이 사라져 안타깝다. 다시 말해 현대 사회는 '사각형 콘크리트'로 대표되는 아파트 문화가 확산되고 '이웃사촌'이란 단어가 사라진지도 오래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급증하는 청소년 문제도 우리의 좋은 전통이 사라진 것과 연유된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길에서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면 어디에서나 할아버지·할머니·아저씨·아주머니가 그러지 못하게 타이르고 계도하는 등 청소년들이 더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보호해 줬으나 지금은 그러한 것들이 사라졌다.

물론 최근 청소년들이 난폭해지고 육체적으로 많이 성장해 혹시 잘못하면 봉변을 당할까봐 계도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심정도 한편으론 이해가 된다.

그러나, tv와 같은 매스컴을 통해 우리가 어려운 청소년 시절에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되지 않게 잡아준 선생님이나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회상하는 유명인을 종종 보게 된다. 청소년 시절에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해준 것은 주변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인 것이다.

어른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

따라서 청소년 문제에 대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이웃 어른들의 적극적인 사랑과 관심이다. 특히, 최근과 같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부모의 맞벌이로 가정 내에서의 보호체계가 많이 약화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더 이웃 어른들의 보호체계가 필요하다.

가정과 학교, 길에서 어른들이 주변에서 잘못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을 보면 타이르고 꾸지람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나의 관심 있는 말 한마디가 이웃 청소년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고 우리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가 근무하는 청소년종합지원센터에서는 지난 2006년 8월부터 1388청소년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1388청소년지원단은 학교 선생님, 약사, 자율방범대원, pc방 및 노래방 운영자, 택시기사 등 다양한 분야의 뜻있는 어른들로 이뤄져 있다.

이분들은 주로 주변에서 가출을 비롯한 위기청소년을 발견했을 경우 일시적으로 보호를 해 주거나, 청소년종합지원센터에서 보호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자발적인 무보수 자원봉사이다.

요즘과 같은 경제위기 속에서는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더욱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이렇게 뜻있는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