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수요단상]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들리는 것과 들리는 것 중에 무엇이 더 확실한가? 두말할 필요 없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이 더욱 확실하다. 여기서 더욱 확실하다는 것은 또한 더욱 중요하다는 것으로 그 의미가 확장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에 더욱 주목하여 살아간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바라보는 성공의 모습은 대부분 눈에 보이는 것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들이다. 많은 물질이나 누구나 우러러 보는 권세의 자리처럼 말이다. 이러한 성공에 관한 것이 아니라도 우리 인간은 보이지 않는 것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사실들에 더욱 큰 영향을 받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구약성경을 보면 이스라엘이 블레셋 군대와 전쟁을 치르게 되었다. 블레셋에는 골리앗이라는 장수가 있었는데 성경은 그의 키가 6규빗 한 뼘이었다고 말한다. 이를 오늘날의 수치로 환산하면 대략 3m에 조금 모자란 것으로 나온다. 실제 그의 키가 어찌 되었던 당시 사람들의 눈에 비친 그는 거인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런 골리앗의 모습에 온 군사가 두려움에 떨었다. 골리앗은 누구든 자신과 싸워 이기면 블레셋 온 군대가 이스라엘의 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감히 그 앞에 나가 싸우려 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다시피 이 골리앗은 이스라엘의 젊은 청년 다윗에게 패한다. 다윗은 양을 칠 때 쓰던 무릿매로 골리앗을 쓰러뜨린다. 다윗은 골리앗과 싸우기 전에 자신을 무시하는 골리앗을 향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아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삼상 17:45) 다윗이 이 싸움에서 승리를 확신했던 이유는 자신의 신체적 조건이나 무기의 성능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신뢰하던 하나님의 능력에 있었던 것이다.

사실 우리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는 것들이 많다.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잘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많은 돈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존중과 배려의 마음이다.

눈에 보이는 가치로 이룰 수 있는 인간관계에는 한계가 있다. 아버지의 유산을 미리 받아서 집을 나간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 이 아들이 아버지의 풍부한 유산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늘 그의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가진 재산을 다 탕진하자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된 것이다.

우리가 이런 비극적인 삶을 끝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더욱 주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두 남녀가 함께 새로운 가정을 이룰 때 이 가정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인 것이다. 부모가 사랑하는 자녀의 행복을 위해 물려주어야 할 것은 많은 재산이 아니라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는 바른 지혜인 것이다. 눈에 보이는 가치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인 행복을 온전히 바라보거나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이 방향이 처음부터 보이지 않는 가치에 주목한다면 우리의 삶은 많은 부분에서 달라질 수 있다. 여러분 자신의 삶의 변화가 환경의 변화로부터 시작되기를 기다리지 말라. 여러분 자신의 생각과 마음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그 삶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시선의 변화만으로도, 생각의 변화만으로도 우리 인생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행복은 사실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만 바꾸어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을 만큼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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