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뻑·오만·독재 발상" 비난
與 일각선 "신중치 못해" 우려
"취지 왜곡·격려 차원" 두둔도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내년 총선 240석 목표' 발언을 두고 18일 야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7일 원외 지역위원장 협의회 총회에서 '240석'을 내년 총선 목표로 제시하고 "125명 원외 위원장들이 다 당선되면 우리는 240석이 되고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260석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당장 "'자뻑'(자기도취)도 이런 '자뻑'이 없다"며 맹비난했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같이 밝히고 "당 대표가 나서서 내년 총선에서 260석을 자신하다니, 현재 300명 의원정수에서 260석이라고 했을 리는 없다"며 "이는 곧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의원정수를 1000명으로 늘리겠다는 것과 같은 소리인데, 이를 국민들께서 용납하시겠느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민생을 걱정하는 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고 입만 열면 오로지 총선 얘기를 하면서 비례대표 포함 260석을 운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국당 신(新)정치혁신특별위원회 산하 공천혁신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선동 의원은 "200석 이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안 하고 일당독재를 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내년 총선 260석'을 호언장담한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절대 안 하겠다는 속내를 보여준 것"이라며 "현재 여야 4당이 합의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 260석을 차지하려면 민주당 지지율이 90%는 나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을 우습게 아는 오만한 발언"이라며 "헌정사상 최악의 국회로 기록되고 있는 1973년 9대 총선 때 유신정우회가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논평에서 "아무리 자당 원외 지역위원장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자리라고 해도 타당과 협의를 통해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집권여당 대표가 공석에서 할 말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내부에서도 당 대표로서 격려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 A의원은 "이 대표의 과장된 표현이 국민정서상 겸손하게 다가가지 못하고, 오만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여당의 모습으로 비칠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반면 중진 원혜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100여명의 원외 위원장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며 이 대표를 옹호했다.

원 의원은 "'여러분들이 모두 당선되면 우리는 240석도 할 수 있다. 그러니 힘내자' 차원"이라며 "마치 국민들에게 한 말처럼 보도가 되고 있는데 충분히 알아듣고도 그 취지를 왜곡하는 모습은 참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전날 입장 공지글을 통해 "우리 당의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모두 분발해 최대한 좋은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는 독려 차원에서 이뤄진 덕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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