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의회, 조례 근거 없는
예산 20억 편성' 두고 파행
한국당 "시장과 의회 야합"
김영애 의장 사퇴해야" 촉구
민주당 "폭력… 인권 모독한
장기승 의원 공개 사과하라"

[아산=충청일보 정옥환기자] 충남 아산시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조례에 근거하지 않은 예산 20억원 편성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김영애 의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아산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장기승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211회 임시회의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 중 상대 당 의원과 공무원들이 배석한 곳을 향해 호통을 치며,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찬물이 든 종이컵을 집어 던졌다. 

이 과정에서 장 의원의 앞쪽에 앉아 있던 더불어민주당 김희영 의원이 물세례를 맞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18일 성명서를 내 "의회는 의원 개인이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곳이 아니다"며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의원의 돌발 행동은 분명한 폭력이고 인권모독 행위"라며 "공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회의를 중계방송을 통해 공개하자고 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표결에 부치자는데 화가 나서 한 행동이었다"며 "죄송하고, 즉시 해당 의원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아산시의회는 "조만간 윤리위원회를 열어 해당 의원에 대해 징계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이어 19일에는 아산시민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어 장 의원은 자진 사퇴하고 자유한국당은 아산시민들에게 공개 사과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한데 이어 22일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여성위원회도 장 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아산시 한국당 의원들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 문제는 리더십이 부족한 의장이 집행부와 밀실 야합하고 시민을 눈먼 바보로 보는 농락의 그 자체"라며 김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최근 211회 아산시의회 임시회의에서 2019년 추경으로 50억원(조례는 30억원 이내)의 부정 예산 편성을 한 집행부와 김 의장은 밀실 야합 후 최재영 의원의 발의와 함께 김 의장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의 찬성 발의로 50억원의 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해 조례를 개정했다"며 "시장은 불법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이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시의회 의장과 민주당 소속인 건설도시상임위원회 황재만 위원장, 예결위 김미영 위원장과 결탁해 시민의 혈세 50억원을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본회의에서 이 부분을 통과시킬수 없어서 전남수 의원이 이의를 제기하고 50억원 예산은 예결위 재심의로 상정을 결정하는 과정을 장 의원이 시민한테 생중계하자고 주장했다"며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과 이견을 보이다 정회 중 장 의원이 물을 마시다 집어 던진 종이컵이 공교롭게 다른 의원 옆으로 날아가 사과한 후 회의가 속개돼 20억원을 삭감한 뒤 본 회의의 상정 후 통과됐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김 의장은 의장직을 내려놓아야 할 것임을 분명하고 엄숙하게 촉구한다"며 "종이컵 사건이 불거진 데 대해 한국당 의원 6명 모두는 민주당의 꼭두각시 역할을 하는 몇 명의 시민단체들이 아닌 34만 아산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더욱 더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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