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이장우·성일종 의원
이창수 충남도당위원장 동참
지도부는 대전역 등서 역전투쟁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대립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정국을 주도해온 여야4당의 공조 틀 속에서 한국당을 향해 시급한 민생·경제 현안 처리를 위한 국회 정상화에 응하라고 재차 압박한 반면, 패스트트랙 지정에 강력히 반발한 한국당은 청와대 앞 최고원회 회의, 전국순회 장외집회, 삭발식 등으로 투쟁 강도를 높여갔다.

충청권이 중심이된 한국당 의원들은 2일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집단 삭발했다.

지난달 30일 박대출 의원이 스스로 머리를 민 데 이어 김태흠(보령·서천)·이장우(대전 동)·성일종(서산·태안)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삭발식을 가졌다. 비충청권에서는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 갑)이 동참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삭발식에서 "한국당의 삭발식은 폭주하는 거대 권력의 횡포에 맞서는 비폭력 저항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 등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흰색 셔츠 차림으로 삭발에 임했고, 10분 가량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당 당원·지지자 50여명은 애국가를 합창했다.

김 의원은 "패스트트랙 법안 지정은 이 정권이 좌파독재의 길로 가겠다는 선언이자, 좌파독재의 고속도로를 만든 것"이라며 "오늘 삭발식은 사생취의(捨生取義·목숨을 버리고 의리를 좇음)의 결기로 문재인 좌파독재를 막는 데 불쏘시개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현장에 제 머리카락을 바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역을 시작으로 경부선 KTX를 타고 이동하며 대전역과 동대구역, 부산역에서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 설치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역전투쟁'을 전개했다.

황 대표는 이날 대전역 국민보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에 분노한 국민의 목소리를 똑바로 듣고, 좌파 경제실험과 공포·공작 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선거제는 여당과 그에 동조하는 여권 세력으로 국회를 채우겠다는 발상"이라며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말 한마디도 못 하게 만드는 공수처도 민생을 침해하는 것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은 좌파독재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국당이 국회 밖으로 투쟁의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추가경정예산 심사, 민생법안 처리가 차질을 빚는 국회 파행 상황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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