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유류세 인하폭 축소로 인해 기름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 서민 가계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 우려된다.

유류세 인하 폭 축소 첫날인 7일에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1700원대이 주유소가 등장하는 등 전국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1500원대를 넘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600원 후반대 주유소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리터(ℓ)당 1700원대 주유소가 많아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ℓ)당 1500.12원을 기록해 전날보다 22.88원이나 상승했다.

서울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96.14원으로 전날보다 31.04원 올랐다. 충북지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ℓ)당 1479.40원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가장 가격이 높은 주유소는 리터(ℓ)당 2257원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대를 위협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경유도 마찬가지다. 전국 평균 리터(ℓ)당 경유 가격은 1371.41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17.65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액화석유가스(LPG) 부탄도 전국 평균 848.97원으로 전날보다 13.68원이 올랐다.

원칙대로라면 유류세 환원 이전 매입 기름이 소진된 이후 기름값이 인상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 보인다.

유류세는 정유 공장 반출 기준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기름 운송 과정까지 2주 정도 차이를 두고 인상분이 반영된다.

고가의 1600~1700원대 주유소 대부분은 정유업계 직영 주유소인 것으로 파악됐다. 모정유사 직영 주유소들은 곧바로 유류세 환원분을 반영해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6개월간 시행한 유류세 인하 조처를 단계적으로 환원하기로 했다. 이날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15%에서 7%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

휘발유는 ℓ당 65원, 경유는 46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16원씩 가격이 오른다.

석유업계는 인하폭 축소와 함께 국제 유가 상승이 겹쳐 앞으로 1∼2주간 기름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금지 조치로 국내 기름값은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다.

9월1일부터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없어져 본래 가격으로 돌아가면 기름값은 지금보다 더욱 오를 전망이다.

기름값의 하락 요인보다 상승 요인이 더 많아지면서 서민 가계의 시름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차량을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자영 영업직들은 기름값 인상은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회사 차량을 이용하더라도 각 사마다 제한하고 있는 한도를 갑자기 늘리지 않을 수 있어 해당 사원을 힘들게 할 수 있다.

출퇴근뿐 아니라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가족들과 봄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는 서민 가정은 이번 기름값 인상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침체된 국내 경기를 더 어렵게 만들 이번 기름값 인상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가 어떤 대안을 모색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