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정부가 지난 해 11월 6일부터 6개월간 시행한 유류세 인하 조처를 단계적으로 환원하면서 유류세 인하 폭이 15%에서 7%로 줄였다. 휘발유는 ℓ당 65원, 경유는 46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16원씩 가격이 오르게 된다.

그러나 주유소들이 지난 해 유류세 인하 당시에는 기름값을 슬금슬금 내리더니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자 번개같이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 현재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6일보다 보다 39.25원 오른 ℓ당 1516.49원이다. 65원의 60.4%가 사흘만에 반영됐다. 경유 가격도 지난 6일 1479.40원에서 이날 1508.14원을 기록하며 28.74원이 올랐다.

충북지역 휘발유 가격도 ℓ당 평균 1508원으로 3일 만에 34원 가량 올랐다. 경유도 ℓ당 평균 1385원으로 27원 가량 인상됐다.

반면에 지난 해 11월 정부가 유류세 15%를 인하한 첫 날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전날보다 24.8원 내렸다.

휘발유 가격 인하분인 ℓ당 123원의 20.1%만 반영되는 등 내릴때는 슬금슬금, 올릴때는 번개같이 반영했다.

이른바 주유소들이 잇속 챙기기에 나서며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한 주민은 "주유소들이 유류세 인하 당시에는 기름값을 슬금슬금 내리더니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자 번개같이 올렸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기름값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금지 조치로 인해 중순 들어서는 국내 기름값이 더욱 들썩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감 고조 속에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5%(0.31달러) 오른 62.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기름값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기름값 인상과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실제 전국 주유소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은 이달 첫째 주까지 11주 연속 상승했다. 전주 대비 오름폭은 지난 4월 첫째 주 9.8원, 둘째 주 10.3원, 셋째 주 14.8원, 넷째 주 17.9원으로 오르더니 이달 첫째 주 19.0원으로 점점 가팔라지는 추세다.

이 같은 급격한 기름값 상승이 소비자들 뿐만아니라 경기활성화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가 연동형 탄력세율' 등 가격 안정화를 위한 구조적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유류세 인하 당시에는 기름값을 슬금슬금 내리더니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자 번개같이 기값을 올린 주유소들로 문제이지만 서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를 유가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을 위해 나아가 국내 경기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유가 연동형 탄력세율 도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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