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충청산책]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달력을 보면 5일 어린이 날, 8일 어버이 날, 15일 스승의 날, 18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이 잇달아 있다. 나라에서 정한 기념일의 의의를 살려 모두가 뜻깊게 보냈으면 좋겠다.  한 치 건너 두 치라는 말이 있다. 최근의 자식들은 부모까지만 알지 조부모까지는 모르는 자식이 많다. 아마도 조부모 존함까지 아는 손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말이 핏줄이요 가족이지 알려고 하지 않는게 현실이 됐다.

가족간 대화 부족에서 나온 현상이다. 가정의 달 5월, 가족이 가까워지는 방법 하나는 일부러라도 가족 모임을 만들어 동참하게 하는 것이다. 어버이 은혜에 감사하라고 하지 말고 부모님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는 자신의 입장만 강요하지 말고 자식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대화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가정의 달 말고도 오월은 감사의 달이기도 하다. 자연에 감사하고 자녀와 제자들이 잘 자라주는 것에 대해 고마워하는 달이다. 부모님께 감사하고 스승님께 감사하는 달이다. 우리는 내 인생에 귀중한 가르침을 주는 분들에 대해 기억하는 달이기도 하다. 기념일들이 유달리 많은 달이다.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한 것은 인간의 새싹이라고 할 어린이와 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자양이 되는 어버이와 스승을 격려하고 기리는 날들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정의 달'에 어른들은 얼굴을 들수 없는 개탄과 자괴를 금치 못 한다. 통계청의 2018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조이혼율은 제주도가 2.4건으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 10명이 결혼을 하면 4~5명이 갈라서고 있다. 그 자녀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 넣고 있다. 아이들이 겪어야 할 마음의 갈등과 괴로움은 평생을 두고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의 이혼은 결국 자녀와 사회를 함께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가정 문제가 결코 가정에 국한되지 않고 그 파장은 사회 전반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실증을 우리는 지금 체험 중이다. 때문에 어른이라면 마땅히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가족들과 항상 대화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가족의 고민과 가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소상히 파악하고 해결하는데 가족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가 태평해진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경구가 올 가정의 달에 새삼 음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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