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교육의 눈] 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지난 5월초 통계청에서는 ‘2019 청소년 통계’를 발표했다. 통계는 인구, 건강, 학습·교육, 여가, 경제활동, 안전·행동, 관계 및 의식, 사회참여 등으로 분류하여 조사하였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청소년의 모습을 다각도로 조명하여 미래 사회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 9~24세 청소년 인구는 804만 5천명으로 지속적 감소 추세에 있다. 초중고 학생 비만율은 25%로 점차 증가하고, 아침 식사를 하는 학생과 적정 수면을 취하는 학생수는 감소하고 있다. 중고등학생 흡연율은 67%, 음주율은 16.9%로 모두 증가 추세이다. 사교육 참여율은 72.8%, 주당 참여 시간은 6.2시간으로 조사되었다.

학생들에게 영양은 과잉 공급되고 운동 시간은 부족하다. 그것은 비만의 원인이 되어 체격에 비해 체력이 따라가지 못한다. 적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아침 식사를 불규칙적으로 하고 등교하니 학업 성취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흡연을 하거나 술을 마시는 학생수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학부모들은 공교육을 신뢰하지 못하고 사교육에 눈을 돌리게 된다.

공교육의 획일적 교육 커리큘럼에서 탈피하여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새로운 학교 형태인 혁신학교가 생긴지 10년째이다. 어떤 이론이라도 10년이면 자리를 잡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시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속담이 괜한 말은 아니다. 혁신학교는 여전히 씨앗을 뿌리고 있으며 그 씨앗이 건강한 씨앗인지 그렇지 않은지 분간하긴 힘들다. 씨앗이 지향하는 행복교육의 정체도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중고등학교에서 행복한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에 나와서도 그 행복이 지속적으로 이어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혁신학교는 ‘입시와 경쟁보다는 함께 배우는 교육, 교사와 학생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학교, 교사·학생들끼리 소통하고 협력하는 학교 문화’를 실천 목표로 내세웠다. 그런데 이러한 슬로우건이 교육계에 제대로 투영되고 있는지는 위에 살펴본 통계에 잘 말해주고 있다. 학생 건강 및 스트레스 지수, 공교육 신뢰도, 사교육비 등등이 나아질 조짐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중고등학생 58%가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사실이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2년 전보다 4.7%가 증가하였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사가 학생을 지도할 수 있게 대책을 세워 달라.’는 청원이 진행 중에 있다. 학생 지도를 위한 어떠한 방법도 학생 인권 조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야마는 현실을 안타가워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제일선인 교실의 선봉장인 교사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우리 교육의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보기란 어렵다.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 4.7% 증가가 교사의 자존감 47% 감소와 중첩되어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다.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진정한 행복 지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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