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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와 예는 한국사회의 정신적 기반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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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3  16: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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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어린이날인 5일 새벽 경기도의 한 농로에서 어린 자녀 2명을 포함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빚에 시달리던 부모의 극단적인 선택과 함께 영문도 모른 채 짧은 생을 마감해야 한 자녀들이다. 지난달에는 12살짜리 여중생이 30대의 의붓아버지에게 살해·유기를 당했다. 성적 학대를 받은 사실을 호소했다가 보복을 당한 것이다. 재산을 노리고 친어머니와 동생을 살해한 사건도 있다.

국어를 가르쳤던 선생님 한 분은 학생에 의해 멱살을 잡히고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초·중·고 시절의 모범생, 대학과 임용고사에 합격하여 꿈에 그리던 교사가 되었지만 이제는 학생들과 마주하는 것조차 무섭다. 휴직 중이지만 교직에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영동의 한 선생님은 학부모가 장화를 신고 교실에 들어와 큰소리치는 바람에 놀라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고 하소연한다.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그리고 스승의 은덕에 감사하고 존경하는 뜻으로 제정된 스승의 날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부모님의 은혜와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며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뜻깊은 오월이지만, 부모를 폭행하고 살해하는 패륜을 보며, 교육현장에서 상처받고 절망하는 교사들을 보며 마음이 무겁다. 윤리가 무너지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부모 대상 패륜범죄가 최근 5년 새 2배가 늘었다. 2012년 956건이던 존속범죄는 2017년에 1천962건이 발생해 5년 사이 2배가량 증가했다. 존속살해도 한 해 평균 69명이나 된다. 자녀에게 폭행당해도 그냥 참는다고 한다. 선생님들도 학생들로부터 폭행당하는 것은 물론 폭언·성희롱까지 비일비재하다. 최근 4년간 교육현장에서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는 1만2300여건 달한다.

한국인이 한국인다울 수 있는 사상이 무엇이었던가? 한국인의 자랑스런 전통은 효와 예다. 서양인들의 시각에서 한국인들의 효는 신기하고 감탄스럽기까지 한 모양이다. 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한국이 인류문명에 기여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효 사상이다”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천륜(天倫)이라고 하여 효를 백가지 행실의 근본으로 간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하여 임금과 아버지 그리고 스승은 한 몸과 똑같다고 여겼던 우리다. “스승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하여 스승에 대한 불경(不敬)을 이야기했다. 교편(敎鞭)이라고 하여 가르치기 위해서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영국의 오래된 잡화상에서는 지금도 잘 다듬어진 회초리를 팔고 있다. 물론 감정적 체벌은 당연히 근절 돼야 하지만 교권은 너무도 떨어졌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돌아보며 이름에 걸맞은 의미를 생각해보는 오월이면 좋겠다. 공자는 문(文)과 질(質)를 조화를 중요시했다. 형식과 본질의 어울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형식과 바탕이 조화를 이루어야(文質彬彬) 한다. 형식보다 진심을 중시한 것이다. 부자자효(父慈子孝)하며 줄탁동시(啐啄同時)하는 부모를 향한 효와 스승을 향한 예를 돌아보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오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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