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수요단상]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가정의 달 5월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통해서 부모는 자녀의 소중함을, 자녀는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성경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다.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엡 5:22)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엡 5:25)

예수는 가정의 남편을 예수 자신으로, 아내를 교회로 비유한다. 이는 예수와 교회 사이의 상하관계를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예수와 교회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예수가 없이는 교회의 존재 의미가 없으며, 교회가 없이는 예수의 존재를 인식할 방법이 없다. 결국 위의 말씀은 남편과 아내의 특정한 역할이나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둘의 관계가 예수와 교회처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완전한 하나임을 강조하는 말씀인 것이다.

창세기의 말씀은 이와 같은 부부의 관계를 더욱 노골적으로 언급한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아담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니라”(창 2:24-25) 남편과 아내는 이제 세상에 둘도 없는 관계가 된다. 특히 남편 역시 결혼 이후에는 부모와의 관계보다 아내와의 관계를 더욱 우선시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남편와 아내의 관계는 서로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런 관계인 것이다.

이는 비단 육체적인 벌거벗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벌거벗음이란 남편과 아내 각자가 지니고 있는 어떤 부족함이나 단점들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허물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와 같은 허점들은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심할 경우 관계가 깨어지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부관계에서 만큼은 그래서는 안 된다. 서로에 대한 작은 허점이 보이더라도 부부라면 이를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싸주고 덮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둘이 하나가 되어 이룬 공동체가 바로 가정인 것이다.

가정의 행복이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부족함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상대방이 실수했을 때 그것을 어떤 식으로 처리하고 있는가? 만약 어느 한쪽에서라도 이를 참지 못하고 상대가 실수할 때마다 뭔가 잘못을 할 때마다 지적을 하거나 상대방을 비난하려고 한다면 그 부부는 결코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부부가 하나이지 못한 가정은 절대 행복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가정의 행복은 절대적으로 부부 사이의 관계에 달려 있다. 부부 사이가 좋다고 해서 가정에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두 부부가 늘 서로를 믿고 신뢰하고 있다면 그 가정에는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서로에 대한 진정한 사랑으로 능히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어린이날도 있고 어버이날뿐만 아니라 부부의 날도 있다. 우리는 늘 자식된 도리로, 혹은 부모의 사랑으로 가정을 돌아본다. 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남편과 아내로서의 부부관계를 그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것이다. 부부가 행복하면 자녀는 그 행복을 보고 자랄 것이다. 또한 자녀가 행복하면 부모는 자연스럽게 행복해 지는 법이다. 이번 가정의 달에는 다른 무엇보다 부부의 관계를 위해 더욱 노력해 보라. 그리고 여러분 모두가 행복한 부부관계가 만들어가는 가정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경험해 보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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