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석갤러리, 30일까지 기획전… 김효숙·하지훈 등 10인 참여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충북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내 청석갤러리가 기획전 '진화하는 예술언어, 회화(Evolving Art Language, Painting)'를 열고 있다.

이 전시는 '상수로서 혹은 변수로서의 회화로 나타나는' 작가들의 시각과 정신을 다룬다. 참여 작가는 허수영, 고헌, 박영학, 이충우, 신현정, 양유연, 하지훈, 정석우, 김효숙, 전병구 등 10명이다.

먼저 고헌은 대상을 캔버스에 그리는 전형적인 방식은 물론 재료, 물성, 행위의 고유성에서 벗어나 알루미늄 판에 그라인더와 샌드페이퍼로 새겨 넣는 독자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신현정은 기성품으로 나온 프레임이 아닌 철제·각목 등의 틀을 선택한 후 거기에 여러 차례 찌고 말린 캔버스 천을 결합해 '회화적 캔버스'를 만든다.

양유연의 회화는 사회적 현실과 개인의 현실이 어긋나고 비껴서 있는 미묘한 지점들을 마네킹을 통해 들춰낸다.

이충우는 예술가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작품으로 구체화되는가라는 화두에 대해 그리기와 쓰기, 말하기 등으로 일차적인 행위와 그 결과를 생산한다.

이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은 작가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이며 작가에게는 모두 등가의 무게와 가치가 있지만 저마다의 해독력과 취향을 가진 관람객들에게는 새로운 의미로 재생산된다.

전병구의 회화는 형상의 생략과 함축이 자연스럽다. 색과 붓질의 리듬 감각만이 생동하는 '이미지'는 그 자체로 독립된 존재감을 지니며 현실의 세계와 망각의 세계를 자유롭게 떠다닌다.

허수영의 회화는 시간과 공간이 자아낸 풍경들이 쌓이고 쌓인 이미지의 퇴적층과 같다. 한 층 한 층 덧씌우기를 해가는, 조금씩 성장하는 회화다. 박영학의 정원 연작은 전통 수묵화의 매체와 기법, 미의식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현대 수묵화의 진화된 양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김효숙의 회화는 현대 문명, 사회 구조, 인간 실존의 카테고리 사이에서 야기되는 욕망, 파괴, 결핍, 상실, 소외, 불안, 혼돈과 같은 수많은 부작용적 요소들을 폭로한다. 하지훈의 'gemstone isle'은 말 그대로 원석으로 이뤄진 섬을 그린 그림이다. 순도 100%의 원석들이 저마다의 고유색을 발광하며 유혹적으로 다가오지만 제목을 상기하면 그것은 '돌섬'일 뿐이고 '그림'일 뿐이다. 정석우는 세상의 현상과 흐름, 변화를 자신의 내면 깊숙이 담갔다가 캔버스 위에 순수한 조형언어로 펼쳐놓는다. 그의 회화는 색 그 자체이며 색으로 면과 형상을 이루다가도 반대로 면과 형상을 색으로 해체한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휴일 없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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