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냉해 덜 입고 날씨 좋아
4년새 생산량 45% 이상 급증
재배면적 늘어 가격하락 걱정

[옥천·영동=충청일보 이능희기자] 충북 영동·옥천지역 복숭아 농사가 풍작이 예상되는 가운데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 과잉생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냉해 피해를 덜 입은 데다 기상여건이 좋아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5년 정부의 FTA 폐업지원사업 이후 포도를 폐업한 농가들이 복숭아로 작목을 전환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영동의 복숭아 재배 현황을 보면 2014년 755㏊에서 8384t을 생산했으나, 2015년에는 769㏊ 9106t, 2016년 881㏊ 9634t, 2017년 917㏊ 1만1035t, 2018년 1062㏊ 1만2160t으로 4년 만에 생산량이 45%나 급증했다.

반면 포도 재배면적은 폐원 보상이 시작되기 전인 2014년 1801㏊에서 2018년 1139㏊로 36.7% 감소했다. 가격 경쟁력에서 수입 포도에 밀릴 뿐만 아니라 고령화로 일손이 많이 필요해 포도 농사를 짓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옥천군도 사정이 비슷하다.
옥천의 복숭아 재배 현황을 보면 2014년 234㏊ 3264t에서 2018년 465㏊ 4769t으로 4년 새 생산량이 46.1%나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포도 재배면적은 342㏊에서 196㏊로 42.6% 줄었다.
이같이 복숭아 재배 농가가 증가한 원인은 가격이 높은 편이고, 출하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비교적 재배가 수월한 데다, 다른 과일에 비해 가격 또한 높아서 과수농가들이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폐원한 포도 농가 상당수가 마땅한 대체 품목을 찾지 못하면서 포도를 폐원한 농지에 복숭아를 집중적으로 심은 탓도 있다. 

김은환 영동군 복숭아연합회장은 "올해 날씨가 좋아 복숭아 열매가 지난해보다 20~30% 더 달렸다"며 "과잉생산으로 올해 가을에는 과수를 캐내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회철 옥천군 복숭아연합회장은 "일부 품종이 냉해를 입었지만,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풍작이 예상된다"며 "더구나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 가격하락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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