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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애로를 들어달라는 상공인들의 호소신수용 언론인(대전일보 전 대표이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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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4  1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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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의 쓴소리 칼럼] 신수용 언론인(대전일보 전 대표이사· 발행인)

대한상의가 최근 '기업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져 호소하는 상공인이 늘고 있다'고 했다. 얼핏 듣기에 엄살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왜냐면 열정을 다해 일 할 테니, 자신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이를 국회에 냈다.

여야 정치권에서 상공인들의 의견을 모은 입법현안 보고서를 살펴, 도와달라는 취지다. 필자에게 보도 자료로 날아온 입법현안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보니 이해가 갔다. 주변의 수많은 기업인들의 그간 그렇게 호소했던 내용들이다.

뿐만 아니다. 국회가 여러 달째 놀고먹는 바람에 국회에 낮잠 자는 이들의 법안도 수두룩하다. 그 중에 기업 부담만 주는 법안 완화를 담은 게 게 적지 않다. 상의의 지적대로 다중대표소송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단소송제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등도 대표적이다.

일부 개정이 필요한 것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투자 의욕을 꺾을 수 있는 법안이라는 점에서 조속히 논의가 시작되어야한다. 여야가 민생만 외치지 말고 중소? 중견 업체가 다모인 대한 상의와 진지한 토의를 해야하는 이유다.

들을 땐 엄살로 지부하지 말아야한다. 박근혜 정권 때 산자부장관이 퇴임 후 상공인들과의 대화를 엄살로 들었다는 고백이 새삼 떠오른다. 그가 현장에 가보니 책에서 본 것과 다르더라는 칼럼도 맥락이 같다. 이번도 그렇다. 막상 이들의 건의를 살펴보니 '우리 상공인들이 이게 힘들었구나'하고 느꼈다.

다뤄달라며 국회에 낸 대한상의의 보고서는 대략 이렇다. 가업(家業) 상속 중과세 제도 개선, 중소·중견기업의 가업(家業) 승계 요건 완화, 기업 투자 인센티브 강화, 서비스산업 연구개발 세제 개선, 서비스산업 발전법 조속한 입법 등이다.

정치권이 흘려들어서는 안 될 문제들이다. 법안마다 상공인들의 절박함이 배어있었다. 게다가 가업의 장인정신을 중시하는 일본에 100년, 200기업이 넘은 수만 개의 중소·중견업체가 세계시장을 누비는 현실이 떠올라서다.

우리는 지금 가업이 2,3대로 넘어가면 세습기업으로 낙인찍어 퇴출시킨다. 절반이 넘는 상속세, 증여세로 옥죄는 실정이다. 그 잘나가던 국내 중소, 중견업체가 하루아침에 고꾸라지는 안타까움이 한두 번이냐는 말이다.

일본을 여러 차례 가며 느끼는 장수기업의 부러움이 떠오른다. 일본 후쿠오카 구마모토현의 200년이 넘은 가락국숫집 그리고 북해도의 280년이 된 닭꼬치집, 오사카의 110년이 넘은 수제 우산만드는 장인들이 모두 가업으로 이어져 왔다. 모두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이렇게 대를 이어왔다. 이들에게 절반이 넘게 상속세와 증여세를 물렸다면 이어졌을까. 대한상의가 내면서 던진 이유 중에 "기업하기가 힘들어하며 의욕저하를 호소하는...'대목이다.

정부가 법에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의욕을 떨어뜨리는 게 국가일까. 그게 좋은 나라일까.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미흡한 것은 메꿔줘야 신바람나서 일을 하고 나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것이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에게 농민, 어민이 없었으면, 공장을 돌린 기업이 없었다면 나라는 어떻게 됐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또 나라를 지키는 군인과 경찰이 없었다면, 법과 공공안녕을 유지하기 위한 법원과 검찰이 없었다면, 미세혈관 같은 각 분야에 해당 공무원들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처럼 모양내고 살 수 있었을 지 의문스럽다.

지금이야 이들의 고마움을 잊고 산다. 한때 인구는 많고, 먹을 것이 없어 초근목피를 했던 70년대 중반까지의 어려운 현실을 생각해보라. 공부는 잘해도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던 선배들의 세대가 있었고, 공장의 기름밥을 먹던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세계경제 10위의 대국이 되었을까.

그래서 상공인들의 의견을 담은 입법현안보고서의 취지에 숙연해지는 것이다. 대전의 한 철물관련 사업으로 꽤 돈을 번 2세 가업승계자의 고민을 듣고 대한상의의 입장에 일견 수긍이 간다. 그는 아들에게 고교진학도 막고 기술을 가르쳐 이제 가업으로 회사를 물려주려니 세금이 무서워 고민하고 있었다.

연전에 어느 '노랭이'로 소문난 충청기업인은 당시 300억 원대의 회사를 세금이 무서워 자식에게 넘기지 못하고 미적대다 타계했다. 외아들인 자식이 이어 받았지만,그 자식이 절반 가까운 세금폭탄을 맞고 허둥대던 모습이 연상된다.

현재 상속세법만 해도 최대주주 보유 주식에 대해 10~30%를 할증해 최대 65% 세율을 부과하도록 돼 있어 가업의 승계를 막고 있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 가업 승계 요건역시 너무 엄하다. 불법세습이야 퇴출되어야하지만, 기업주와 구성원의 땀과 노력, 열정이 밴 가업의 승계의 목을 죈다면 누가 기업을 하겠다고 나오겠는가. 또 누가 있는 돈 놀고먹는데 쓰거나 해외에서 사업을 하지 국내에 있겠느냔 말이다.

대한상의가 지적한 안전 설비와 생산성 향상 설비 투자 세액공제 제도의 일몰 연장문제도 손을 봐야한다. 또 신 성장 기술과 원천 기술의 연구개발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인정 요건 확대,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 등은 기업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법안이다.

지방 기업들의 한숨은 또한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29.1%나 급등해서도 고민이다. 복지라는 차원에서 주 52시간 근로 단축도 지방기업들에게는 아직 달갑지 않은 듯하다. 업종이나 근로자 개개인마다 호불호가 있지만 소상공인들의 대부분 최저임금급등에 선뜻 호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한 여론조사에서 10명중 절반이 내년에는 올해처럼 최저임금이 동결되는데 동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저 임금인상여파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업종에서 고용이 감소했다. 이는 그렇지 않다고 변명만해오던 정부가 최저임금인상의 부작용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획일적인 최저임금인상과 주 52시간제 강행으로 상공인들은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우리나라는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34%로 회원국 중에 최하위라는 발표를 보면 대한 상의와 기업인들의 건의를 '소귀 경읽기'로 흘려서는 안 된다.

청와대와 정부, 여야가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기계들이 멈출 지도 모른다. 그래서 국내외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만 옥죄는 법안을 시급히 손봐야한다.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원인도 제거해야한다. 전문가들 말마따나 민간 부문 투자를 살리지 못하면 아무리 재정을 확대해도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정치권은 대한상의의 입법 건의를 적극 받아들여 헐떡이는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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