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충북 지역 낮 최고기온이 올 들어 가장 높이 올라가는 등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충북지역은 30일 낮 최고기온이 26∼30도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의 낮 최고기온은 단양 영춘면이 34.8도까지 올랐으며 영동 34.0도, 옥천 33.9도, 제천 33.7도, 청주 33.4도, 충주 33.5도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다음 주에도 또 다시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찾아 온다고 예보됐다. 따뜻한 서풍이 유입되고 강한 볕이 내리쬐며 낮 기온이 크게 오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폭염이 찾아오다 보니 올 여름나기가 걱정이다. 2019년 사상 유례없는 여름 폭염을 경험한 주민들은 벌써부터 걱정이다. 지난 해 여름 충북에서는 열대야 기록을 갈아 치웠고, 폭염 일수, 폭염 지속일수, 낮 최고기온 등 역대 폭염 관련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폭염은 이제 재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나라 특유의 삼한사온 기후는 사라지고 아열대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폭염은 인명피해는 물론 가축, 농업분야, 생산력 저하, 산업 재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 여름도 평년에 비해 더울 것으로 전망되고 일찍 찾아옴에 따라 지난 해  폭염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충청권 지자체는 취약계층 등을 보호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등 이른 폭염에 대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충북도는 오는 9월까지 자연재난과, 사회재난과, 기후대기과 직원들을 중심으로 전담팀(TF)을 운영한다. 또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과 출입이 자유로운 주민센터, 금융기관 등 2456곳에 무더위쉼터를 운영한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발생현황 모니터링과 신속한 정보공유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해 '온열질환응급실 감시체계'도 운영한다.

충북도내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 20곳과 13개 보건소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참여한다. 충북도 소방본부는 119폭염 구급대를 운영한다. 이 구급대는 얼음조끼를 준비하고 온열 질환자 발생에 대비, 구급 상황관리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펌뷸런스(펌프차+구급차) 67대도 운영한다.

충남도도 9월까지를 폭염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재난 도우미 1만1726명과 무더위 쉼터 4427곳을 운영한다. 대전시와 세종시도 클린로드와 쿨링포그, 그늘막 등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무더위에 대비해 경로당을 돌며 에어컨 점검을 하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올 여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빠르게 폭염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추진에 나서 칭찬해줄만하다. 그러나 폭염 관련 종합대책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단기적 생활 속 대책'에 그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중장기 대책이 절시하다. 기후문제가 전 지구적 문제라는 분명한 한계도 있지만, 지역이란 공간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노력을 찾아야 한다. 즉흥적인 단기 대책이 아닌 사람, 농·축산, 기업, 에너지 등 모든 피해 유형을 포괄하는 위기 관리 매뉴얼을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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