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비주얼아트학과 4학년 그룹전
12일까지 '완벽한 타인'·대학 내일'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지역 미술계의 예비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관과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전시가 충북 청주대학교에서 열리고 있다.

청주대 비주얼아트학과 4학년 학생들이 이 대학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서 '완벽한 타인'과 '대학 내일'을 주제로 각각 그룹전을 열고 있다.

먼저 '완벽한 타인'전(展)에선 송수진, 염경빈, 이미지, 이주연, 정영수, 정하영 등 6명이 평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완벽한 타인'은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봤을 생각을 작품에 투사하는 전시다.

바로 '가족, 연인, 친구 등이 과연 나를 얼마나 이해하며 알고 있을까'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가장 완벽한 타인인 주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일상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도 포함된다.

▲ 송수진 作 '무제'.

송수진은 친밀하다가도 말 한 마디나 행동 하나 만으로 낯설어지는, 사람 사이의 관계 속 좁혀지지 않는 간극에 주목한다.

군중의 물리적 '틈'에서 우리 내면 속 공유될 수 없는 숨겨진 자아로 인해 벌어진 '틈'을 평면 페인팅으로 부각한다.

▲ 염경빈 作 '내 나이 스물둘, 세상이 녹록지 않다'

염경빈은 동양화 기법으로 완벽한 타인의 모습을 표현한다.

타인과 있을 때는 행복하고 긍정적인 것 같아도 혼자 있을 때는 자신 만의 세상에서 한없이 우울해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 이미지 作 '동심'

이미지는 누구나 한 번쯤 가졌거나 어른이 돼서도 품고 있는 동심을 공유하며 익숙함에 포인트를 준다.

놀이터, 장난감, 관람차, 불꽃놀이, 불량식품에서 가져 올 수 있는 주제들의 이미지를 조합하고 배열하며 인물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몽환적인 인상을 준다.

▲ 이주연 作 '홍콩야자'

이주연은 병충해에 약하며 손도 많이 타기 때문에 열과 성을 다해 집에서 키우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홍콩야자 화분을 매개로 삼았다.

작품 속 '홍콩야자'는 캔버스와 사진으로 표현된다.

▲ 정영수 作 '코코 뱅뱅'

정영수는 개인의 일상 속 모습과 사진, 드로잉 이미지들을 캔버스위에 콜라주한 뒤 리터치 하거나 지우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미지를 수집하고 그날 그날의 일상을 덧칠하면서 남들이 모르는 타인의 모습을 코알라의 이미지를 빌려 표현한다.

▲ 정하영 作 '혼자 있는 방'

정하영은 방에 익숙하게 걸려있던 옷이 불이 꺼지자 무섭게 보였던 감정 등 혼자만 아는 삶 속에서 낯섦을 느낄 때 완벽한 타인과 느끼는 공감대를 이야기한다.

'대학 내일'전에서는 고지민, 길나연, 김률리, 이아령, 이태형 등 5인의 평면과 설치 작업이 관람객을 맞는다.

'대학 내일'은 대학생들의 학교 생활, 취업, 아르바이트 등 유용한 정보를 다루는 잡지다.

긍정적인 이름이지만 잡지 안에서 학생들은 고민, 불만으로도 공감대를 형성한다.

학교에서 좋은 일이 생길지, 나쁜 일이 생길지 모른 채 내일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 고지민 作 '학생이 행복한 학교'

고지민은 모든 대학생들의 공통 고민은 '돈'이라고 생각해 이를 자신 만의 화폐로 만들어 전달한다.

작품 속 5만원권 지폐에는 학교 건물과 학교 문제 관련 기사들의 문구가 보인다.

▲ 길나연 作 '예상치 못한 전개'

길나연은 수업 보다 아르바이트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 등, 동경했던 대학 생활과 현실과의 괴리에 주목한다.

겉은 웃고 있지만 내면의 보이지 않는 모습을 드로잉으로 나타내고 그 위에 색감들이 뒤섞여 불온전한 감정을 시각화했다.

▲ 김률리 作 '무료함의 군상'

김률리는 꽃다운 나이인 20대 대학생들의 무료한 일상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반복되는 일상들이, 미래를 찾기 보다는 점점 지쳐가게 되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이미지인 '무료함의 군상' 속 인물은 공허한 눈에 울지도 웃지도 않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다.

▲ 이아령 作 '감언이설'

이아령의 작품 속 소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얼굴로 오른쪽 소녀에게서 어떤 얘기를 듣고 있다.

하지만 의미 전달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순 없는 점이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우리의 현실과 같다고 생각한다.

▲ 이태형 作 '활성'

이태형은 일상에서 가고 싶은 곳에 못 가보고 항상 인생의 틀 안에서 수레바퀴처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과 풍경에 주목한다.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전혀 다른 세계를 변형된 식물, 동물, 반인반수, 풍경 등으로 표현한다.

두 전시 모두 오는 12일까지 휴일 없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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