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송순 여백문학회원·동화작가
"내 꿈은 내가 사랑하는 것에 내 삶의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다."

2007년 영국 1tv '브리튼스 갓 텔런트' 첫 번째 시즌에 우승하며 전 세계를 감동시켰던 가수 '폴 포츠'의 말이다. 그 때 사람들은 휴대폰 외판원이면서, 어눌한 말투와 외모를 가진 그가 불러냈던 아름다운 오페라 '공주는 잠못 이루고'에 감격하여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그리고 더욱 그에게 감동한 것은 오페라 가수를 꿈꿨던 그가 교통사고와 병마와 싸우면서도 자신의 꿈을 놓지 않고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는 36살에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큰 대회에 입상했고, 그해 7월에 '원 찬스'라는 첫 앨범을 발표했으며, 2년 후에 두 번째 앨범 '파시오네'를 발표했으니 그의 꿈은 이제 이루어진 것이다.

나는 오늘 그가 2집 앨범을 들고 방한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으며 그의 노래를 듣는다. 그러면서 '꿈' 대해 생각해본다. 모든 사람들 가슴 속에는 나름대로 꿈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그 꿈을 일찌감치 이루어 행복한 삶을 살아갈 거고 어떤 이들은 현실이란 높은 벽에 부딪쳐 꿈에 대한 기억만을 갖고 살다 갈지도 모를 일이다.

얼마 전에 만났던 그 애를 생각한다.

그 애는 눈이 참 맑은 아이다. 웃으면 위 아래로 두 개씩 빠진 앞니가 아이의 나이를 말해주고 있다.

난 그 애를 세 번 만났는데, 만날 때마다 나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첫 번째는 초등학교 2학년답지 않은 반듯한 글씨와 초롱초롱한 눈망울이었고, 두 번째는 그 애의 고집, 그리고 세 번째는 그 애의 주변 환경이었다. 그 애는 예쁘고 밝은 얼굴과는 달리 참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고 있었다.

세 번째 만났을 때 아이랑 꿈에 대해 얘기했는데, 아이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노래를 잘하냐고 묻자 아이는 고개를 흔들며 가수가 되면 돈을 많이 벌 거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단다. 그러더니 사실은 '의사선생님'이 될 거라고 했다.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아픈 그 애의 엄마를 생각한다면 아이가 가질 수 있는 당연한 꿈이었다.

"네 꿈을 이루기 위하여 넌 어떤 노력을 할 건데?"

얼떨결에 아이에게 물어놓고는 난 순간 후회했다. 어린애에게 너무 많은 것을 묻는 것 같아서…. 그런데 아이는 벌써부터 생각하고 있었다는 듯이 날 빤히 쳐다보며 아주 교과서적인 대답을 했다.

"공부 열심히 하고요, 언제나 모범생이 될 거예요."

아이의 맑은 눈동자는 자신이 꿈을 이루는데, 절대로 포기는 없을 거란 다짐을 하고 있었다.

난 아이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그리고 그 꿈은 꼭 이루어져서 어린 날의 힘든 시간들을 보상받았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내 꿈은 얼마만큼 이루어져 있을까?

생각해보니 내 삶도 그리 녹녹치 않았던 것 같다.가슴 속에는 언제나 꿈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고 있는데도 난 늘 그 앞에서 서성이고만 있는 건 왜일까?

신문기사의 마지막에 쓰여 있던 '폴 포츠'의 이야기를 여기에 옮겨보며 내 사랑하는 꿈을 힘차게 끌어안아본다.

"새 앨범 제목 파시오네는 '열정'을 뜻하는 이탈리아 말입니다. 전 외모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부족하며 행운이 따르는 편도 아니었죠. 하지만 언제나 노래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어요. 누구나 알다시피, 인생은 결코 곧고 평탄한 길이 아닙니다. 언제나 굴곡이 있죠. 그때 잊지 말아야할 게 바로 마음 속 열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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