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진수·박상준·금교훈·김종수·황이욱
충북 도내 의·사상자 총 20명
2014년 진천중앙장로교회 참사
2016년 청주 유제품업체 사건 등
여전히 도민 가슴 속에 남아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2014년 2월 16일 이집트 시나이반도. 여행사 대표 겸 현지여행가이드였던 제진수씨(당시 57세)는 충북 진천 중앙장로교회 소속 성지순례 관광객 31명 등과 함께 있었다.

이날 오후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 타바에서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로 가기 직전 출국 수속을 위해 일부 승객이 내렸을 때 20대로 보이는 자살폭탄 테러범이 관광버스에 발을 들였다. 순간 제씨는 온 몸으로 이를 제지했고 문 근처에서 폭발물이 터지면서 앞쪽에 탑승한 신도와 가이드, 운전사 그리고 제씨 등 4명이 사망했다.

몸을 날려 충북도민의 생명을 구하고 희생자를 최소화 한 고 제진수씨의 소식을 접한 이시종 충북지사(2014년 당시)는 그에 대한 의사자 인정 추진을 지시했다.

강직하고 불의를 참지 못해 주변인으로부터 '정의의 사나이'로 기억된 고인은 그해(2014년) 4월 의사자(義死者)로 인정받았다. 의사자란 자신의 직업과 상관없이 타인의 생명, 신체·재산상 위해를 구제하다가 숨진 사람이다.

현충일이 있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6월, 도민들 마음 뭉클하게 만드는 숨은 영웅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4일 충북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도내 의·사상자로 인정받은 의인들은 총 20명이다. 이들 20명의 의·사상자들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연도, 전하는 울림도 크다.

고 박상준씨(당시 43세)와 고 금교훈씨(당시 46세)는 2016년 8월 20일 충북 청주시의 한 유제품 생산 업체에서 수리를 위해 맨홀 안으로 들어간 동료가 쓰러지자, 주위 사람들에게 구조요청 후 맨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들 모두 유독가스에 질식해,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당시 43세였던 고 김종수씨는 전남 여수시 해안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썰물에 휩쓸려 급류에 휘말린 네 명의 아이를 발견했다. 이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든 그는 아이들 모두를 끌어냈다. 하지만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하고 만다.

고 황이욱씨(당시 49세)는 충북 옥천군 동이면 석탄리소재 금강변에서 함께 낚시를 하던 부하직원이 물에 빠졌고, 그를 구하는 과정에서 익사했다.

마을 앞 강에서 갑자기 불어난 강물로 인한 악천후로 일가족 4명이 타고 있던 나무배 1척과 주민 1명이 타고 있는 고무보트에서 자신의 동력 보트로 인양하고 사망한 고 유현상씨(당시 60세), 하천에서 물에 빠진 어린이 2명을 구하고 숨진 고 김영민씨(당시 30세)씨 등 이들의 아름다운 희생은 여전히 도민 가슴 속에 녹아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긴급한 상황에서 나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할 용기를 갖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며 "보훈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기는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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