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예비엔날레, 1차 학술 심포지엄

▲ 11일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열린 청주공예비엔날레 1차 학술 심포지엄에서 윤진섭 미술평론가(왼쪽 두 번째)가 발제를 하고 있다.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꼭 120일 앞으로 다가온 11일 충북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1차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의 현대미술과 공예, 공예의 존재 가치와 공예비엔날레의 역할'이 주제였던 이날 심포지엄에는 공예·미술 관련 전문가와 작가, 관련 학과 대학원생돠 시민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발제는 윤진섭·고충환 미술평론가, 송계영 섬유공예가, 김태완 공예문화기획가, 이은주 아트스페이스 와트 대표 등 한국 현대미술과 공예 분야를 선도하는 전문가들이 맡았다.

먼저 윤 평론가가 "현대의 공예는'쓰임'을 강조하며 생겨난 모든 형식적 제약에서 벗어나 순수한 표현 의지의 발현으로 나아가려는 탈 장르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며 기조 발제의 문을 열었다.

그는 "그러나 공예는 '쓰임'이라는 정체성을 지닐 때 가장 아름답다"며 "문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예가 어떻게 적응·변모할 것인가이며 그 이정표를 제시하는 창조적 축제의 장이 바로 청주공예비엔날레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 공예가는 "한국 공예의 현 주소는 대학의 공예 교육과 맞닿아 있는데 여전히 많은 미술대학이 재료와 전통적 기술에만 초점을 맞춰 전공을 분류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젠 대학과 작가 모두 새로운 흐름에 주목, 첨단 기술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모습이 필요하다"며 수공예적 사고관에 기초한 굿 디자인의 대중화를 강조했다.

고 평론가는 "현대공예는 현대미술과 예술 일반의 생리를 추구하고 실천한다는 점에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가졌다"며 김대관·이상민 작가를 예로 들었다. 김대관 작가는 공예의 대표적 재료인 유리판에 안료를 칠하고 가마에 구워내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유리에 강물을 그려내는 일명 '유리 회화'를, 이상민 작가는 유리를 매개로 유년 시절 물수제비의 추억을 그리며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보적인 작업세계를 선보여오고 있다.

고 평론가의 의견에 동의한 김태완 기획가는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 등장과 유통 및 산업 트렌드의 변화가 이제 공예의 새로운 가치와 정체성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실존 생활 공간에서의 참다운 쓸모를 복원하고, 수공예적 정서로부터 전달되는 심연의 떨림을 되살리는 데 집중하자"고 제언했다.

마지막에 발제한 이 대표는 "오늘 거론된 모든 것을 포함한 가치를 기반으로 공예 역시 전시장이 아닌 공공의 공간으로 뻗어가야 할 것"이라며 "기존 전시 공간에서 벗어나 청주의 역사문화 공간으로 공예의 무대를 확장한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장소와 지역 커뮤니티, 또 도시재생의 흐름을 반영한 실천적 탐색의 노력이 엿보이는 중요한 예술 콘텐츠"라고 평했다.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 안재영 예술감독은 "1차 학술 심포지엄에 보내주신 뜨거운 호응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오는 8월 예정된 2차 학술 심포지엄과 공예비엔날레 기간인 10월에 진행할 3차 학술 심포지엄에도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미래와 꿈의 공예-몽유도원이 펼쳐지다'를 주제로 오는 10월 8일부터 11월 17일까지 41일 간 옛 연초제조창과 청주시 일원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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