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총 27곳… 32곳 정밀검사
"내달 중순까지 번질 가능성 ↑
작년 피해면적보다 넓어질 듯"

 

[충청일보 지역종합] 충북도내 과수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충북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충주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이 갈수록 확산하며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나무가 불에 그을린 것처럼 말라 죽는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이 병은 걸리면 해당 과수를 뿌리째 뽑아 묻어야 하는 탓에 '과수 구제역'으로도 불린다.

특히 이날 충주시 산척면 송강리 3개 과수원과 제천시 백운면·봉양읍 3개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추가 확진됐다.

이에 따라 도내 확진 과수원은 하루 만에 21곳에서 27곳으로 늘었다.

피해 면적은 충주 20곳 15.2㏊, 제천 7곳 3.4㏊ 등 18.6㏊에 달한다.

의심 신고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간이검사 때 '양성' 반응이 나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인 과수원이 충주 20곳, 제천 10곳, 음성 2곳에 달한다. 32곳 모두 양성으로 확진된다면 매몰 면적은 21.9㏊가 추가되면서 40.5㏊로 늘어나게 된다.
발생지역도 넓어지고 있다.

충주 송강리와 제천 백운면에 한정됐던 이 병이 충주 종민동과 제천 두학동·봉양읍까지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밀검사가 이뤄지고 있는 음성군의 과수원 2곳 역시 확진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감염 경로·원인이 파악되지 않는 데다 다른 마을로까지 퍼지면서 충북의 과수 기반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충북지역의 74개 과수원(51.1㏊)에서 매몰 작업이 이뤄졌다.

당시에는 발생 농가 반경 100m 안쪽의 과수원까지 모두 매몰 대상에 포함하면서 면적이 넓었던 것이다.

확진 농가만 따지면 충주 동량·앙성면의 3개 과수원(1.5㏊)과 제천 두학동·백운면 32개 과수원(27.7㏊)이 전부였다.

과수화상병은 섭씨 20∼30도의 기온에서 왕성하게 퍼지지만 34도를 넘어서면 활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여름 더위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수준의 34도를 웃도는 한여름이 되려면 시일이 꽤 남았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다음 달 중순까지는 과수화상병이 계속 번질 가능성이 크며 피해 면적 역시 작년보다 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런데도 차단 방역의 토대가 될 감염 원인과 경로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 사람, 꿀벌은 물론 비바람까지 과수화상병을 인근에 퍼뜨리는 매개체로 꼽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매개체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역학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확진 과수원 주변에 접근 금지 표지판을 설치하고 진입로에 생석회를 깔아 소독 작업을 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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