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곳 확진… 정밀검사 34곳
의심신고 줄이어 32건 접수
3∼8년전 병원균 유입 추정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지난 달 24일 충북 충주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충주와 제천에 이어 음성까지 확산됐다.

12일 충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날 음성의 사과 과수원 2곳(1.0ha)에서 과수화상병 발생이 확인됐다.

전날 오후에는 충주·제천의 과수원 2곳의 과수화상병 발생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확진 농가는 충주 21곳(13㏊), 제천 8곳(7㏊), 음성 2곳(1.0ha)으로 늘었다.

의심 신고에 따른 정밀검사도 이어지고 있다. 제천지역 과수원 4곳이 의심 신고를 추가로 하면서 정밀검사가 진행 중인 과수원은 충주 20곳(12.3㏊), 제천 14곳(10.2㏊)으로 증가했다.

확진·정밀검사 과수원을 포함하면 피해 면적은 43.5㏊나 된다.

농업기술원은 확진 농가 13곳(7.6㏊)의 사과·배 나무를 땅에 묻었으며 8곳(5.5㏊)의 나무를 매몰 중이다.

추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현재 접수된 의심 신고만 32건이다. 충주 20건(13.22㏊), 제천 10건(7.67㏊), 음성 2건(0.95㏊)이다.

도 농업기술원은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달 20일 의심 신고가 처음 접수된 이후 대책 상황실과 지역담당관제를 운영하고 있다.

화상병이 발행했거나 의심 신고가 접수된 충주시와 제천시, 음성군은 지난 달 23일부터 종합 상황실을 마련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충북도농업기술원 송용섭 원장은 "과수화상병이 더 확산하지 않도록 농가가 자율 예찰을 강화하도록 했고 확진된 과수원은 즉각 매몰 처리를 하고 있다"며 "농촌진흥청 등과 발생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해 근원적 방제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 배 등 장미과 식물에 피해를 주는 세균병으로 나무가 마치 불에 그슬린 것처럼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말라 죽는다. 정부는 국가 검역병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외부 기온이 25~29도일 때 병원균 증식이 활발해지고 나무의 조직이 약화 됐을 때 병원균이 활성화된다. 한 번 발병하면 과수원 전체를 폐원해야 하고 폐원 후 3년 이내에 사과·배나무 등 '기주식물(어떤 바이러스에 대해 특징적 반응을 나타내는 식물)'을 재배할 수 없다.

과수화상병을 일으킬 수 있는 기주식물은 매실나무, 모과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 벚나무, 마가목 등 총 28종이다.

충북에선 2015년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이후 지난 해와 올해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8년 전부터 감염된 묘목에서 병원균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

병원균이 수년간 잠복해 있다가 발병 환경이 좋아졌을 때 발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