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전 언론인

[김종원의 생각너머] 김종원 전 언론인

 

"아 정말 힘드네" 사람들이 어려운 일할 때 내 뱉는 말이다. 무심하게 이 말을 뱉고 있다면 생활이 어려운 것이고, 사실은 상당히 위험한 상태다. 자살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이 말을 밖으로 뱉어내는 것은 살아가는데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빨리 파란불로 바꿔주지 않으면 안된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정말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다. 우선, 예상하지 못한 정도로 힘들다.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일을 진행하면서 훨씬 힘든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다. 자영업을 예로 들면, 가게를 열었는데 매출이 예상했던 상황보다 훨씬 안 좋아서 고전하는 경우다. 이럴 때 가게를 접어야 하나 고민이 생기기 시작하고 하루하루가 정말 힘든 상황으로 이어진다. 둘째, 마무리가 안된 상황에서 힘에 부칠때다. 취업을 예로들면, 그 마무리가 될 때까지 계속 시도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계속 실패가 이어지면, 그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훨씬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취업 스트레스를 받아 본 사람은 안다. 그 자체로도 스트레스지만, 취업실패를 '루저'로 보는 우리 사회분위기가 더 따갑다. 이럴땐, 쉬어야 한다. 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안그러면,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다. 결국 쓰러진다. 쓰러지기 전에 휴식을 가져야 한다. 그 휴식은 일을 마무리하기 위한 수순이다. 일을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 아닌.

'아 정말 힘들다'할 땐, 그래서 일을 잠깐 놓아야 한다.힘든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개인적인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예상되는 어려움을 미리 파악하고 대처할 능력을 키우고, 신중한 결정들을 해야 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이를 도와줄 사회안전망은 있어야 한다. 그 것도 적절한 타이밍에 도움이 필요하다. 산행할 때 물 마시는 타이밍은 목마를 때가 아니다. 목이 마르다는 것은 이미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갈증 전에 조금씩 물을 마시는 것이 산행중 물 마시는 방법이다. 산행할 때 물 마시는 행동조차도 이런 타이밍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과거엔 '하면된다'는 일방통행식이 대세였다. 반면 이제는 '도움이 필요하면 손을 잡으라'는 쌍방통행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사회안전망이 보다 촘촘하게 짜여져야 하고, 이미 짜여진 사회안전망도 잘 적용이 돼야 한다. 사회안전망은 그야말로 안전망이다. 그 그물에 정말 힘든 사람들을 모두 걸리게 해야 한다. 못 빠져 나가게.

스프링은 그 탄력성을 넘어서면 원상으로 못 돌아온다. 사람도 정말 힘든 단계까지 가면, 돌아 올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공동체 사회라면 이런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너무 힘들 때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사회안전망. 정말 힘들 때 일을 놓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회. 행복한 삶을 살기위해 잠깐 쉬어 갈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정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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