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기고] 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떠나간 이를 그리워 할 수는 있지만 정말로 다시 볼 수 없다면, 그 고통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다.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영영 볼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물론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것이 인간사 일련의 과정이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랑하는 가족·친구와 기약 없는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상기 언급한 일들이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경찰청의 최근 5년간 통계에 따르면 실종아동 등 신고접수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4년 37,522건, 2015년 36,785건(2%↓), 2016년 38,281건(4.1%↑), 2017년 38,789건(1.3%↑), 2018년 42,992건(10.8%↑)으로 매년 전년 대비 그 수치가 상승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아동 등 실종의 더 큰 문제는 2차 범죄 및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14년 경남 창원에서는 수업 중 실종된 한 아이가 실종신고 2주 후 인근 공사장 주변에서 실족하여 안타까운 주검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12년 7월부터 실종아동 등의 조기 발견을 위해 <지문 등 사전등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것은 아동 등의 신체특징(지문·사진 등) 및 보호자 정보를 사전에 시스템에 등록, 실종 시 등록된 정보를 활용하여 신속하게 신원을 확인하고 다시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고안한 제도이다.

아동 등(8세미만 아동·지적장애인·치매환자) 사전등록 시 발견소요시간이 46분인데 반해, 미등록 시 56.4시간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때문에 현시점에서 사전등록의 필요성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사전등록 신청은 크게 2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를 지참하여 가까운 경찰서(여성청소년계)나 지구대·파출소를 방문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터넷 안전드림(www.safe182.go.kr)에 접속하거나, 휴대폰 어플 '안전드림'을 설치하여 사전등록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사전등록과 더불어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가정 내, 학교 등에서 정기적인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예방은 많은 경우의 수에 대비하기에 상대적으로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낮다.

물론 예측불허의 모든 상황에 100% 대응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정기적인 예방학습은, 실종 상황에 대해 신속하게 인지·대처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줌으로써 사랑하는 나의 가족을 지키는 큰 힘이 된다.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돌아오지 못한 가족·친구를 그리워하며 눈물 섞인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지금도, 실종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면 목이 메고 가슴을 부여잡는다.

그러나 불러도 대답 없는 그 이름. 하지만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기에 가슴속에서 지울 수 없는 소중한 내 사람. 이제는 이러한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수반하는 실종 사건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우리가 뜻을 모아야 할 때이다.

그리하여 더 이상의 아픔은 이쯤에서 멈추도록 하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