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용 언론인 전 대전일보 대표이사

 

[신수용의 쓴소리 칼럼] 신수용 언론인·전 대전일보 대표이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임한 지 넉 달이다. 당시 대표직 수락연설은 미사여구없이 간단명료했다. 내용도 보수우파진영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연설 서두에서 '보내주신 큰 기대와 성원, 새로운 정치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말미에는 "정책정당, 민생정당, 미래정당으로 한국당을 담대하게 바꿔나가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내년 4월 제 21대 총선 압승과 2022년 정권 교체를 향해 승리의 대장정을 출발하겠다"고 외쳤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러더니 대여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그는 "이 단상을 내려가는 그 순간부터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한다"고 했다. 2017년 5.9 대선에서 정권을 내주고, 지난해 6.13에서 참패의 늪에 빠진 무기력한 당원들은 '옳다'고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앞에 말과 뒷말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황 대표가 취임한 지 넉 달이 된 오늘, 그의 수락연설을 다시 읽어보니 허탈하다.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 승리를 위한 '공들임'은 드러났을지 모르지만, 정치문화는 퇴행한 것 아닌 가하는 의심이 뿐이다.

한국당은 황교안 체제에서 달라졌나. 그것도 약속과 다르다. 한국당을 담대하게 바꿔나가겠다던 약속도 대개의 생각에 미치지 못한다.

황교안은 누구인가. 전 정권에서 2인자 이었던 그다. 그가, 현 정권의 어려움을 조금만 이해하고 돕는다면 국가 상황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윈스턴 처칠도 무려 4번이나 당을 옮겼다. 보이른바 철새정치인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소신이 당내 분위기와 다르면 여당으로 옮기기도하고 야당에 입당하기도 했다. 그에 대한 나쁜 평가가 나와도 답은 똑같았다. 내 명예보다 민생이, 미래의 영국을 위해 주위를 설득해야했다고 했다. 
한국당의 장외투쟁이 구실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지정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원내에서 논의될 사안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벼랑 끝에 섰다. IMF구제 금융시대보다도 더한 최악의 상태다.

한국 당은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경제청문회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국회가 열리면 기획재정위 등에서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시급성을 다투는 추경 논의를 제쳐 두고 경제정책의 공과를 살펴보자는 건 정치공세로 밖엔 들리지 않는다.

국회는 올들어 지난 3월말 3.8개각인사청문회 때를 제외하고 단 한번 열리지 못한 채 6월도 종반기다.

한국당은 장외에서 대여 비판만 하고 있다. 오죽하면 민심은 부적격한 국회의원을 임기 중 소환해 파면하는 국민소환제에 80%가 찬성하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물론 이 꼬인 정국을  풀어야할 책임은 여당에게 있다. 그렇다고 111석이나 되는 한국당은 거대 야당이면서 책임만 탓할 것인가.

황 대표는 무기력한 한국당, 무기력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도록로 조건없이 등원을 결정해야한다. 야당의 유일한 무기는 '입'이라지만 이는 국회내에서 힘일 뿐이다. 나라가 어려울 때 리더다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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