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수습 172구 중 2구만 신원 확인 … "후손 DNA 검사 필요"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한국 전쟁이 발발한 지 6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국가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선택한 그 날의 영웅들은 아직도 이름 모를 산야에 홀로 남겨져있다.
호국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들의 60여 년 한을 풀기 위해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과 신원확인이 시급하다.

24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지난 해까지 수습된 6·25 전사자 유해는 총 1만 1579구다. 이중 충북에선 172구(국군 137구·북한군 35구)가 수습됐다. 
도내에서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단 2구에 불과하다.
2007년 충북 영동 약목리에서 발굴된 故강태수 일병과 2015년 진천 진천읍 교성리 봉화산 故정만대 일병 만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170명의 신원을 알 수 없는 영웅들은 유가족에게 사망 소식조차 알릴 수 없다.

국방부 등에 신원확인용 DNA 시료 채취에 응한 유가족 4만명 중 대다수가 아직까지도 돌아오지 못한 부모, 형제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37사단과 유해발굴단 최근 3년간 충북 영동군 황간면과 심천면 양목리, 부용리 일대 등에서 유해발굴 작업을 벌여왔다.

이 지역은 한국전쟁 당시 미 제1기병사단과 25사단, 27연대가 북한군 2,3 사단과 9일간 3차례에 걸쳐 전투를 벌였던 격전지였다.
이 일대에서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와 유품을 발견하고 이후 한국전쟁 전사자 영결식을 진행했지만 발굴 작업에 속도를 내긴 어렵기만 하다. 
전사자 관련자료 부족으로 정확한 매장 위치를 찾기 어려울뿐더러 6·25세대의 고령화로 구체적인 장소 및 신원 확인도 어렵기 때문이다.

또 수습된 전자사의 신원확인을 위해서는 DNA 검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직계 유가족 감소에 따른 전후 2~3세대 참여가 저조하다.
이는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감식단 전 장병은 산야에 묻힌 호국영령을 마지막 한분까지 포기 않고 수습해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은혜를 보답할 것"이라며 "그러나 6·25 전쟁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의 고령화와 전사자료 부족 등으로 유해발굴사업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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