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중 타진 깜짝 트윗…성사시 4개월만 재회·협상교착 타개 중대 돌파구

[온라인 충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방한 기간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1박2일 방한 중 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에 선을 그어오던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당일 오전 트윗으로 'DMZ 만남'을 깜짝 제안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미 정상의 전격적인 DMZ 회동으로 교착상태이던 북미협상에 중대 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에 나는 일본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조찬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DMZ 만남과 관련해 "오늘 아침에 생각한 것"이라며 "그저 (만남을) 타진해본 것이다. 나는 그(김 위원장)가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른다. 북한에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켜보자. 그가 거기 있다면 우리는 서로 2분간 보게 될 것이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하지만 그것도 좋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만나고 싶다면 나는 국경(DMZ)에 있을 것"이라며 "분명히 우리는 아주 잘 지내는 것 같다. 이건 좋은 거다.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DMZ에서 만나게 되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올해 2월 베트남 정상회담에 이어 세번째 만남이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4개월 만의 재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DMZ에서의 만남이 이뤄지더라도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서로 안부를 묻고 친분을 다지는 쪽으로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3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실무협상을 통한 사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이날도 "나는 전혀 서두르지 않는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짧은 만남을 즉흥적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김 위원장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지 않은 만큼 만남의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를 방문한 계기에 분단의 상징인 DMZ에서 북미 정상의 만남이 이뤄진다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지속된 북미협상 교착이 해소될 중대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DMZ 만남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상의했는지도 주목된다.

그는 이날 취재진에게 문 대통령과 일본에서 머물며 대화를 나눴다고 운을 뗀 뒤 곧바로 "내가 한 것은 그(김 위원장)가 만나고 싶은지 타진한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DMZ 만남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사전에 상의한 뒤 트윗으로 깜짝 제안을 하는 형식을 취했을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이날 오후 이틀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방문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DMZ를 방문해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 때문에 일찍부터 DMZ에서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깜짝 만남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G20을 위해 미국을 떠나기 직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한 중 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그와 이야기할지도 모른다"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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