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영 청주시 서원구 건축과 주무관

[기고] 강다영 청주시 서원구 건축과 주무관

알프스 마테호른산을 본 따 만든 삼각기둥 모양의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초콜릿 브랜드 '토블론'. 이 맛있는 초콜릿 하나로도 청렴을 논하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청렴하기로 유명한 스웨덴이다.

'토블론(초콜릿) 스캔들'이라는 스웨덴의 유명한 청렴 사례가 있다. 국민의 신임이 두터웠던 스웨덴의 모나 살린 부총리가 조카 생일을 준비하면서 공공카드로 한화 30만 원 정도의 생필품 및 선물을 구입한 내역이 공개돼 여론의 질타를 받고 낙마했는데, 모나 살린 부총리가 구입한 내역에 '토블론'이란 초콜릿이 포함돼 있어 이 사건을 '토블론 스캔들'이라고 명명하게 됐다고 한다. 사람들의 작명 센스가 재미있으면서도 청렴과 공직비리에 있어서 의도였든 실수였든 어느 누구에게나 철저하게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 스웨덴 국민의 청렴정신이 대단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이런저런 청렴 사례를 읽다보면 청렴지수가 높은 국가들에서는 크게 두 가지 비슷한 모습을 찾을 수 있는데 바로 정부의 투명성과 시민의 청렴의식이다. 첫 번째 공통점, 청렴도가 높은 국가들은 행정에 관한 사항들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런 국가들은 '행정의 모든 것은 공개해야 한다'라는 원칙하에 국민이 행정과 관련된 내용을 공개하도록 청구할 수 있고, 정보공개 청구를 받은 국가도 투명하게 모든 내용을 공개한다. 모나 살린 부총리가 카드 내역을 공개하게 된 경위도 정보공개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두 번째 공통점, 바로 시민의 청렴의식이다. 우리는 부정부패한 사건을 접하게 되면 '그럼 그렇지…' 하며 시큰둥하고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거나 오히려 공직자에게 잘 봐달라고 청탁하는 경우까지 보인다. 손뼉도 두 손이 맞닿아야 치듯이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시민이 함께 나서주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막대 초콜릿 하나에도 정부를 엄격하게 혼내는 스웨덴 국민처럼, 우리도 정부에게 무관심이 아닌 무관용의 태도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나라 정도면 청렴한 나라지!'라는 생각이 들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고, 바로 눈에 나타나지도 않을 것이다. 제도나 기술 개선이 아닌 의식의 개선은 더더욱 오래 걸린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도 하다. 필자는 과거의 우리나라의 청렴도가 어떠한 수준이었는지 직접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현 세대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사회와 사람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것은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국민의 노력이 어우러진다면 청렴이 움트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우리가 바라는 청렴한 문화가 예상보다 더 일찍 피어나지 않을까? 무조건 강요하고 바라기만 할 것이 아닌 내가 어느 위치에 있든 간에 청렴하려는 마음가짐과 사회의식을 갖고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청렴한 사례에 대한민국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