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일본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가 2일간 열리고 폐막되었다. G20 정회원 20개국 수반 21명과 베트남 등 8개국 초청 정상, 유엔 등 9개 국제기구 수장 등 총 38명이 참석했다. 결국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무역협상 재개와 추가관세 중단 등 ‘휴전’에 합의하는 성과를 냈다. 보는 시각에 따라 긍정과 부정으로 비쳐졌다. 심지어는 무용론까지 나왔다. 미국의 주도적 움직임이 부정적 시각을 키우게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힘의 논리가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는지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각국 정상들은 ‘격차에 대한 대처’, ‘기후변동과 환경, 에너지’, ‘여성의 지위 향상’ 등에 대해 논의한 후 공동선언으로서 ‘오사카 선언’을 채택했다. 초점이 됐던 무역 분야에 대해서는 “열린 시장을 만들기 위해 자유롭고 공평하며 차별이 없고, 투명성이 있으며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무역 및 투자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선언했다. “보호무역주의에 반대 한다.”는 표현은 이번에도 빠졌다. 최근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는 2050년까지 해양 유출 ‘제로’를 목표로 할 것을 결정했다.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삭감에 대해서는 앞서 열린 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수치 목표가 없어 실효성 담보가 과제로 지적돼 왔다.

인프라 개발을 신흥국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이어가기 위해 ‘질 높은 인프라 투자’의 국제원칙도 승인했다. 신흥국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거대 경제구상권인 ‘일대일로’를 추진하면서 신흥국에 갚을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게 돈을 빌려줘 ‘채무 함정’에 빠지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원칙 마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반면 G20 정상회의 ‘위상’ 흔들림을 보면서 무용론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유일한 성과는 미·중 합의도출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날 오사카 G20회의를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전쟁 수습을 위해 열렸던 빈 회의의 현대판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오사카 선언에는 글로벌 경제 및 무역과 관련해 “세계경제는 악화될 우려가 있다. 특히 무역과 지정학을 둘러싼 긴장이 증대하고 있다.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적인 행동을 취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이 강하게 주장해 온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에 대해서는 “WTO 개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정도로 표현됐다.

아베 총리는 오사카 선언과 관련해 “의견의 공통점을 찾아냈다.”고 자평했지만, 처음부터 ‘반 보호주의’가 빠지는 등 의장국으로서 ‘조정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내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예정인 G20 정상회의에서는 오사카에서의 부족한 점이 많이 보완되길 희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회의를 통해서 국제적 위상이 낮아지는 점을 냉철히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외교방안을 강구하길 바란다. 국제사회에서의 성장 동력을 갖춘 경제적 위상제고에 있어서도 각별히 주문하고 싶다.

G20정상회의는 국제경제협력을 위한 최상위 협의체다. 세계GDP의 87%, 세계인구의 64%, 세계교역액의 77%를 차지하는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한 국제회의가 아닐 수 없다. 12개 신흥경제국(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도 중요하지만 선진 G7국(미, 영, 불, 독, 일, 이탈리아, 캐나다)들과 긴밀한 경제교류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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