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석 대전농협본부장

 

[기고] 전용석 대전농협본부장

정부 조직뿐만 아니라 군대, 기업, 종교 등 모든 조직은 계선(系線, line services)기관과 참모(參謀,staff services)기관으로 나눠진다. 계선기관이란 상하간의 지휘·복종명령 체계를 가진 수직적이고 계층적인 구조로, 정부 부처로 예를 들면 장관, 차관, 국장, 과장, 계장 등으로 계층을 이루는 구조다.

참모기관은 계선기관이 목표를 원활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촉진하는 기관으로 주로 사안에 대한 자문과 기획, 인사, 회계, 법무, 공보, 연구 등 목표달성에 대한 간접적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계선기관은 목표 달성을 위한 직접적인 결정권과 집행권을 가지고 있고, 참모기관은 간접적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현실세계에서는 계선과 참모 조직간 의사소통의 부족 등으로 상호 갈등을 빚는 경우가 왕왕 있고, 어느 조직은 참모기관이 계선의 권한을 침해해 올바르지 못한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인사가 만사휴의'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인사관리란 채용에서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른다.

필자는 인사관리 영역 중에서도 채용과 승진이 핵심 업무분야라고 생각하며, 특히 승진에 있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조직의 장이 된다면 그 조직의 영속성은 담보하기 어렵다고 본다. 주변의 사례를 보더라도 대기업의 1세 창업주가 휼륭한 성공을 이루지만 2세, 3세 경영자로 넘어가면서 회사를 망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인사관리업무는 조직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인적 자원을 활용함으로서 최고의 질과 최대의 양을 갖춘 업적을 실현시키는 것으로, 인사업무는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 모집활동을 통하여 선발하고 훈련 및 연수를 거쳐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로 양성하는 과정이다.

임용과 승진의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크게 엽관주의(spoils system) 방법과 실적주의(merit system)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엽관주의란 사람을 자리에 배치함에 있어 능력이나 자격, 업적이 아니라 당파성, 개인적 충성심, 혈연, 학연, 지연 등에 따라 인사의 기준을 두는 제도이고, 실적주의란 엽관주의의 병폐를 극복하기 위해 정실을 떠나 개인의 능력이나 공개경쟁을 통한 자격 등을 기준으로 하는 제도다. 절대군주제 시대의 관료는 '군주의 사용인'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으나, 절대군주 체제가 붕괴되어 근대민주주의 시대로 오면서 정당정치, 의회정치로 대변되며 '정당의 사용인'으로 전환됐다.

1688년 영국 명예혁명 이후 나타난 정실주의의 정치적 관습이나 미국 7대 대통령인 Andrew Jackson에 의한 정치적 임명은 엽관주의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공직의 임기를 4년으로 제한하는 각주의 임기 4년법과 Marcy 의원의 “전리품은 승리자에 속한다”(To the victor belong the spoils!) 는 말은 큰 영향을 끼쳤다.

공직의 임용이나 기업의 주요 자리 배치가 엽관주의적 요소가 있더라도 개인의 역량이나 품성 등을 배제하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현대적 인사관리시스템 하에서 업적과 능력을 무시하고 객관적 기준 없이 인사를 하고 있다면 기업의 생존은 담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사관리는 조직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스텝의 기능이다. 인사행정을 지배하는 가장 큰 덕목은 능력본위 원칙과 적재적소의 원칙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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